며칠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인터넷만 들락날락.
나는 아이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 차마 저 부모들 심정을 상상조차 못하겠다는 내 말에,
결국 슬픔은 온전히 가족들의 몫이라는, 괜히 흥분하거나 오버하지 말라는 당신 얘기에
가만히 내 감정을 들여다 보니, 이건 슬픔이 아니었어. 죄책감이었지.
사고 후 며칠째 였던가,
인터넷에 뜬 구조됐던 단원고 교사 자살, 속보에 "결국 자살했네. 교감은 구조됐다던데...
젊은 선생들만 애들 구하려다 죽고, 자살하네"
무심코 입 밖으로 냈는데 몇 시간 후에 체육관 뒷산에서 목을 매 숨진 게 교감 선생님이라는
기사를 읽고 나서 정신이 멍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
나 같은 시선이, 독설이 부른 죽음이구나.
내가 뱉은 말의 무게가, 시선이 죄책감이 되서 짓눌리는 거야.
노통 때는,
끝까지 믿지 못했다는 죄책감, 은연 중에 나도 의심하고 있었다는 자각에 지금까지 사진조차 바로 보지 못해.
루시드 폴 노래처럼 살아가는 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똑똑히 기억하고, 외면하지 않을게. 영정사진 속 말간 웃음을 수인으로 새길게.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