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진도 VTS 간의 교신 내용이 일부 편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이번에는 내용 중에서 150초가량이 삭제됐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통신보호와 관련된 부분을 제거하고 공개했다는 게 해경의 설명인데, 삭제된 부분이 조금 이상합니다.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던 지난 16일.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진도 관제센터, VTS와 31분가량 교신한 사실이 사고 닷새 만에 밝혀졌습니다.
그 뒤 공개된 음성 파일은 상태가 무척 좋지않았습니다.
그런데 소리 전문가가 이 교신 파일을 분석해보니,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말을 하는 도중에 비정상적으로 소리가 끊어지는 부분이 무려 36곳이나 발견된 겁니다.
전체 시간을 재보니 무려 150초, 2분 30초나 됩니다.
제주 VTS와의 교신 파일과 비교해봤습니다.
무전을 주고받지 않는 동안에도 종이 넘기는 소리와 같은 소음이 들어있고, 스펙트럼에서도 잡음 영역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진도 VTS 교신에서는 갑자기 소리가 끊기는 부분의 스펙트럼에 아무런 흔적이 없습니다.
[인터뷰: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
"단락 구간을 사일런스 구간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구간이 소리에서 나타나면 의도적이든 자연적이든 소리의 삭제나 삽입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어요."
의도적으로 삭제가 의심되는 부분 외에도 진도VTS와의 교신 파일에서는 똑같은 소리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
이에 대해 해경은 통신보호와 관련된 민감한 내용을 미리 제거한 뒤 녹취를 제공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해경 관계자]
"통신보호 관계되는 것을 우려해서 제공하는 것은 그런 부분을 없애고..."
하지만 삭제 구간 가운데 가장 짧은 것은 0.3초에 불과합니다.
그 안에 어떤 민감한 내용이 담길 수 있는지, 그리고 가장 긴 23초 안에 통신보호 관련 내용이 계속 다 담겨 있는지,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교신 사실을 숨기다 여론에 밀려 인정하고 공개된 진도 VTS 녹음 파일.
또다른 의혹이 증폭되기 전에 원본에 대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분석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