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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꽃들의 신호

** 조회수 : 800
작성일 : 2014-04-25 17:15:48


꽃들의 신호



올해는 꽃이 많이도 피었잖니

늘 순서가 있었는데

산수유, 목련, 진달래, 벚꽃, 개나리, 제비꽃...

피는 순서가 있었는데

세상 어디에 나 모르는 좋은 일이 터져

보는 사람 숨 막히도록 무더기로 필까

꽃멀미가 나

걷다 멈추어 등대 같은 목련나무를 바라보기도 했어


귀가 먹었지

조심해라

조심해라

목숨 걸고 보내는 꽃들의 신호를 못 들었어

세상에 귀하고 그리운 것

너희 말고 무엇이라고

고운 꽃배 태워도 아까운 새끼들을 썩고 낡은 배에 태웠어

살려 주세요

우리 살아 있어요

물 차오른 배에서 몸 추스르며 보낸 신호도 못 들었어

그 소리 들으면 엄벌에 처한다기에

듣다말고 지웠어


영아, 웅아, 희야, 우야, 운아, 나리야

그리운 열일곱 살 아이들아

이름도 낯선 팽목항 포구에서 담요 한 장 어깨에 덮고 기다리는

엄마를 향해

물 위로 걸어오는 그림자들아

엄마

엄마 나야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이 땅에 남은 모든 벚꽃은

선실 벽을 긁던 너의 손톱

학생증을 움켜쥔 너의 두 손

잘 가라, 미안하구나

악한 세월 휘몰아쳐

순서 없이 떨어진

꽃잎들아                    



조 정(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이 시는 조정 시인님의 허락을 받아서 옮겨왔습니다. ㅠㅜ 

며칠을 기사만 보고도 울고, 툭 하면 눈물이 솟아요.

아...우리 죄를 어찌 할까요.





    



IP : 218.234.xxx.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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