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꽃들의 신호

** 조회수 : 808
작성일 : 2014-04-25 17:15:48


꽃들의 신호



올해는 꽃이 많이도 피었잖니

늘 순서가 있었는데

산수유, 목련, 진달래, 벚꽃, 개나리, 제비꽃...

피는 순서가 있었는데

세상 어디에 나 모르는 좋은 일이 터져

보는 사람 숨 막히도록 무더기로 필까

꽃멀미가 나

걷다 멈추어 등대 같은 목련나무를 바라보기도 했어


귀가 먹었지

조심해라

조심해라

목숨 걸고 보내는 꽃들의 신호를 못 들었어

세상에 귀하고 그리운 것

너희 말고 무엇이라고

고운 꽃배 태워도 아까운 새끼들을 썩고 낡은 배에 태웠어

살려 주세요

우리 살아 있어요

물 차오른 배에서 몸 추스르며 보낸 신호도 못 들었어

그 소리 들으면 엄벌에 처한다기에

듣다말고 지웠어


영아, 웅아, 희야, 우야, 운아, 나리야

그리운 열일곱 살 아이들아

이름도 낯선 팽목항 포구에서 담요 한 장 어깨에 덮고 기다리는

엄마를 향해

물 위로 걸어오는 그림자들아

엄마

엄마 나야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이 땅에 남은 모든 벚꽃은

선실 벽을 긁던 너의 손톱

학생증을 움켜쥔 너의 두 손

잘 가라, 미안하구나

악한 세월 휘몰아쳐

순서 없이 떨어진

꽃잎들아                    



조 정(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이 시는 조정 시인님의 허락을 받아서 옮겨왔습니다. ㅠㅜ 

며칠을 기사만 보고도 울고, 툭 하면 눈물이 솟아요.

아...우리 죄를 어찌 할까요.





    



IP : 218.234.xxx.18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7137 냉장고 온도 어떻게 하세요? 6 2014/06/08 2,083
    387136 이불에 부딪혔는데 무릅 아프다는 6 남편 2014/06/08 1,618
    387135 친구에게 운전연수를 받았어요 1 뚱띵이맘 2014/06/08 2,166
    387134 충격) SSU 다이빙벨 있었다. 5 ... 2014/06/08 4,004
    387133 인천사는데 어금니 꽉 깨물고 살고있어요 2 ... 2014/06/08 1,949
    387132 결국 의도적으로 구하지 않았다네요 17 세월호 2014/06/08 8,909
    387131 그알마지막나온 팝송제목 2 2014/06/08 1,720
    387130 시든 상추 되살리는 방법~! 10 ... 2014/06/08 3,573
    387129 이제 김무성 훅 간 건가요? 31 추적60분 2014/06/08 9,138
    387128 오늘도14분 실종자들 이름 불러봅니다. 19 ... 2014/06/08 1,343
    387127 거짓의 사람들이라는 책에보면 사이코패스가 나와요 6 rrr 2014/06/08 3,514
    387126 가구 배송 원래 이렇게 늦게도 오나요 4 ..... 2014/06/08 1,282
    387125 회사생활,,,저만 그런가요? 6 ... 2014/06/07 2,931
    387124 진도 vts 교신내용도 사기였어요. 43 2014/06/07 10,494
    387123 남자의 바람,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28 미운오리새끼.. 2014/06/07 7,892
    387122 82님들 몇시에 잠들어 몇시에 꺠시나요? 4 2014/06/07 1,572
    387121 제가 안철수대표를 다른 정치인들 보다 59 인간의대지 2014/06/07 2,399
    387120 그알]참사 두달이 다되어 가는데.. 아직도 아프고 눈물이 나네요.. 20 ... 2014/06/07 2,812
    387119 그것이 알고싶다 세월호 2부 합니다 4 심플라이프 2014/06/07 1,703
    387118 김무성아웃! 최대의 유행어. 확인할 수 없습니다!! 7 부산영도구 2014/06/07 2,906
    387117 진짜 한심하네요 수원대 사학비리 1 추적60분 2014/06/07 2,698
    387116 놀이터에서 위험하게 노는 남의 아이(비위 약하신 분 패스) 1 4학년 2014/06/07 1,773
    387115 (닭아웃) 시장치킨이 제일 맛있네요 2 ㅁㅁ 2014/06/07 1,624
    387114 집에서 만든 청국장 생으로 먹어도 되나요? 고픈배 2014/06/07 1,656
    387113 김무성 딸 대단해요. 30 2014/06/07 20,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