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난 사고의 경우 보통
사고 -> 신고 및 SOS 타전 -> SOS를 수신한 주변 선박이 구조작업 -> 해경 도착. 구조 작업 및 오염물 방제 작업 -> 분위기 보다 현장이 대충 정리되었다고 판단하면 해경경비정 혹은 경비함 대부분 철수 -> 기름이 유출 되었다면 방제팬스 설치-> 방제선이나 보통 'P'정이라고 부르는 소형 선박만 잔류 -> 그동안 침몰선 업체에서 인양업체 선정 -> 인양업체 현장도착 -> 해경철수 -> 인양업체 수색 및 인양 작업
이렇게 진행 됩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에서는 저런 방법으로 진행하면 안되는데, 평소 하던 것 처럼 별 생각없이 진행한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제 사견으로 해경은 침몰신고 시 현장상황에 대해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초기대응에 미흡했지만, 나름의 판단으로는 해경과 주위 선박에서 제법 많은 인명을 구출했으니, 선박내 잔류 승객이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한게 아닐까 합니다. 근데, 구조자와 탑승자를 취합해 보니 실종자만 300명 이상인 이 상황에 당황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은 되지만, 침몰선 내부에 진입해 실종자 수색 및 구조의 경험이 거의 없는 해경으로써는 전문가인 해난 구조 및 인양업체가 선정.도착하기만 기다렸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침몰 후 가장 중요한 시간인 첫날을 그냥 보내는 걸 보면서였는데, 침몰 초기 낮 시간에 군산에있었다는 해경 특수구조대와 가장 먼저 도착한 해군 특수부대를 이용해 선내 수색을 시도해보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선수가 더 이상 가라앉지 않도록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조선소에서 사용하던 블럭 운반용 초대형 크레인 바지가 오고 있으니, 선수에 크레인과 연결가능한 고리를 제작해 용접하거나 바우스러스트(선수 하단에 있는 구멍인데, 부두에 접안할 때 배를 옆으로 움직이는 스크류가 있는 부분)부를 보강해 크레인 바지에 연결할 수 있는 준비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작업은 해상에 들어난 부분에서의 작업이었으니, 주간에 선체진입 시도가 실패했더라도, 야간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조치였습니다. 첫날 현장 보고서에 따르면 해경함정과 관공선만 합쳐도 100척 이상이 현장에 있었다는데, 이 선박들에는 고성능 제논 서치라이트가 1대에서 2대가 거의 대부분 설치되어 있어서, 해상에 있던 선수부를 중심으로 배를 배치하고 정박시킨 후 서치라이트를 비춰주고 작업했으면 크레인 바지가 도착하기 전에 모든 작업을 끝냈을 겁니다.
이런 작업을 완료했으면 크레인 바지가 도착했을 때 선수부를 연결해 세월호가 더 이상 가라않지 않게 하거나, 크레인 바지 두.세척이 함께 선수부를 조금 더 들어올렸어야 합니다. 세월호 선체는 100m가 넘는데 수심은 40m 전.후이고, 선미가 바닥에 닿아있었으니, 선체 무게와 물 무게를 합쳐 10,000톤이 넘는다 하더라도 크레인에 걸리는 하중은 그보다 훨씬 적었을 겁니다.
최소한 이정도의 조치만이라도 빨리 진행되었다면, 선내 수색과 구조활동이 훨씬 원활했을꺼라는 생각과 혹시라도 에어포켓에 생존자가 있었다면 사고 초기에 생환해서 대형 사고임에도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아무튼 이런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당황하고 있을 때, 사고선사인 청해진해운에서 지정한 인양업체(언딘)가 현장에 도착했을겁니다. (언딘과 해경과의 관계는 확인할 수 없기에 논외로 하겠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해경이 주도 한다고 발표는 했지만, 해난 사고 처리에 경험이 더 많은 언딘이 현장을 핸들링 했을꺼라 짐작되는데, 현재까지 뉴스나 현장에서 확인되는 정보로 짐작하자면 현장을 확인한 언딘의 판단은 위험한 가이드 라인 설치작업은 자신들보다 더 경험이 많고 사명감이 투철한 민간봉사 다이버들이 맡고 가이드 라인 설치된 후 부터는 최소한의 안전이 확보되었으니 민간 다이버들을 배제한체 언딘이 주도하에 작업을 하자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결과가 신통치않자 해경과 언딘 모두 당황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무시했던 이종인 대표나 민간다이버들의 도움이 필요해 졌을겁니다. 그러나, 초기부터 실패한 대응 + 사고수습, 서약서에 자비까지 들여서 아이들과 실종자를 구하겠다고 달려온 자원봉사 민간다이버들을 실력도 없고, 개념도 없는 사람들이라며 무시했으니 공개적으로 도움을 청하기도 쪽팔렸을거고, 그러니 실력있는 민간 다이버에게 브로커가 들러붙어 '언딘과 함께 일해보자'라는 제안을 하거나 강릉 모대학의 다이빙 벨을 몰래 빌려오는 촌극을 벌인겁니다.
이런 실수를 만회하고자 스스로 고백하고 노력해야 함에도, 유속이 빠른 사고해역에 적합한 대형 앵커를 장착하고 고성능 탐색장비까지 갖춘 셋팅바지인 현대보령호는 보내고 언딘의 소형크레인 바지선을 셋팅하느라 가장 좋은 기회였던 어제 하루를 그냥 날려버렸고, 실수를 몰래 수습하려던 시도를 민간 다이버들이 폭로하고, 이상호 기자에게 들키고, 심지어 어젯밤에는 실종된 아이들의 가족에게 붙잡힌 상황에서 당황해 스스로의 치부를 고백해 버리는 일까지 일어나자 민간다이버들과 이종인 대표의 수색참여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글을 쓰면서 이상호 기자의 SNS를 확인하니 이종인 대표 다이버팀만 현장으로 가고, 가족들과 이상호기자는 철수한 상태 라던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걸 보니 여전히 자신들의 실수는 감추고 싶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무튼 정리하자면
신고초기 해경의 현장 판단 미스 => 출동 당시 대응미숙 => 침몰 => 수색 및 구조 계획 수립과 경험 미숙 => 첫쨋날과 둘쨋날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었음에도 눈가리고 아웅 => 대형 크레인바지 현장 진입했으나 놀림 => 민간 봉사 다이버들이 가이드라인 설치 => 언딘이 주도 시작 => 민간다이버와 이종인 대표 배제 => 뭔가 잘 안됨 => 몇몇 민간 다이버에게 일당 얼마 제시하며 작업질 =>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다이빙 벨 쓰면 될 것 같음 => 강릉 폴리텍대학에 급하게 SOS => 민간 다이버들 무시와 배제에 분노.철수하며 폭로 => 이상호 기자에게 다이빙 벨 걸림 => 해양연구원과 LS전선에서 수색.구조에 적합한 셋팅바지 추천하고 보냈지만 자신들의 바지를 사용하기 위해 철수시킴 => 자신들의 셋팅바지 설치하느라 수색.구조에 전념해야할 소조기를 그냥 보냄 => 실종자 가족 분노 => 어제 저녁 상황실로 가서 해수부장관, 해양경찰청장, 처장 잡아옴 => 실종자 가족들의 다그침에 당황해 스스로 똥칠 => 어쩔 수 없이 민간다이버와 이종인 대표 투입약속 => 말로는 그렇게 했는데 여전히 현장 상황은 의심스러움.
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딘과 해경이 일부러 작업을 늦게해 무언가를 숨기는게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께 몇 가지 알려드리자면, 보통 인양 계약은 상황을 평가해서 계획을 수립하고 인양에 대략 어느 정도의 시간과 인력, 장비가 필요한가 + 오염물 방제 작업비로 결정하고, 기본 계약 기간내 작업이 완료되지 않거나 방제해야할 오염물이 늘어나면 거기에 따른 추가 비용으로 계약하는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니 언딘이 일부러 시간을 지체한다고 생각된다면 언딘과 청해진해운의 계약서를 확인해 기본인양기한과 추가되는 기간에 따른 비용부분을 살펴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