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트윗.twt

참맛 조회수 : 2,358
작성일 : 2014-04-25 11:01:35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트윗.twt


정혜신 ‏@mindjj  4시간

1. 진도에서 이틀째 밤. 오늘도 팽목항은 뜨거웠습니다. 날씨도, 자원활동가들의 열기도. 실종자 가족이 1백명이라면 자원활동가들은 5,6백명 쯤 되는 것 같습니다. 뭐라도 해야겠단 맘들이 진도에 모여 진도를 터질 듯 채우고 있습니다


2. 장례를 치루는 안산과는 달리 진도는 여전히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어 안산과는 많이 다릅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자기를 돌볼 여력이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하루종일 바다에서 시신이 올라오기만 기다리다 내 자식인지를 계속 확인하고 있습니다


3. 가장 치유적인 일을 하는 자원봉사자는 우리같은 심리상담자들이 아니라 천주교 광주대교구에서 오신 장례지도사 신도분들이었습니다. 1주째 바다에서 올라오는 시신들을 정성껏 닦아주고 계셨습니다. 

부모가 자기 자식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니가요..


4.실종자 가족을 상담할 단계가 아니라서 오늘은 저도 시신 수습하는 곳에서 신도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곳은 자식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는 부모들에게 죽어야 없어질 상처가 각인되는 곳..함께 있어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 같았습니다


5. 신도분들이 아이들의 손가락,발가락까지 얼마나 정성껏 닦아주던지. 갓난 아이 목욕시키듯, 시집가기 전날 딸과 함께 목욕탕에 간 엄마들 같았습니다. 마지막엔 아이들이 다 예뻐졌습니다. 고마워할만한 어른을 아이들이 세상 떠나기 전엔 만난거 같습니다


6. 트친들이 제게 '가족들을 꼭 위로해달라'는 당부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하지 않았(못)했습니다. 오늘의 진도는 위로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걸 우리가 인정할 수 있으면 그때부턴 다른 차원의 위로가 시작될 지도 모르지만요..


7.국민적인 트라우마는 어떻게 하냐구요. 정신질환이나 심각한 신경증이 있지않다면 이 슬픔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길 권합니다. 우선 분향소부터 찾으시길요. 함께 슬퍼할 수 있으면 많이 슬프지 않습니다.

많이 힘들다면 혼자 슬퍼해서일 수 있습니다


8. 시신확인 중에 엄마들은 거의 실신합니다. 아빠는 쓰러지는 아내 돌보느라 제대로 울지도 못합니다. 

아빠라고 슬프지 않을까요, 쓰러질 것 같지 않았을까요.. 충격받은 우리들도 지금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아빠들'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합장.


9. 어릴적 자전거 배울때 듣던, '넘어지려하면 핸들을 넘어지는 방향으로 꺾어야한다. 반대쪽으로 꺾으면 넘어진다..' 참 이상했던 그 원리는 사람 마음의 원리와도 같습니다. 

슬플 때 충분히 슬퍼할 수 있으면 종래 넘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IP : 59.25.xxx.12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25 11:16 AM (175.209.xxx.77)

    눈물만 계속...

  • 2. redpear
    '14.4.25 11:27 AM (112.221.xxx.141)

    사무실인데.. 계속 눈물만 납니다...
    잊지말자...잊지말자....

    지금 제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잊지 않는 것입니다.

    잊지 않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행동하고...
    그렇게 하나씩 바꿔나가는 것인 것 같습니다.


    잊지 말자...

  • 3. ...
    '14.4.25 11:30 AM (165.194.xxx.7)

    정말 가슴이 아프네요.

  • 4. ...
    '14.4.25 11:30 AM (61.4.xxx.65)

    저도 울고 있습니다 ...

  • 5. 정말
    '14.4.25 11:39 AM (175.125.xxx.133)

    가슴이 아프고 이렇게 무력감이 느껴지기도 처음입니다.
    봉사자분들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 6. 인간이라면
    '14.4.25 11:47 AM (124.50.xxx.5)

    그럴수없었습니다. 그걸 지켜보고 시간만보낸 니들이 인간이라면 누군가에 부모라면 말이다. 천벌받을놈들 벼락맞을놈들....이 슬픔을 어떻게 이겨내야할지 나 조차 모르겟는데 가족들은 어찌할까요........눈물만 납니다........

  • 7. 울지 않았는데...
    '14.4.25 12:06 PM (123.111.xxx.173)

    눈물 납니다.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7346 죄송한 질문(집매매 관련이예요) 5 ... 2014/04/30 1,225
377345 방관도 악업이다 - 박노자 교수님 글 하나 더 2 Dharma.. 2014/04/30 1,218
377344 팩트 티비 온에어 생중계 -다이빙 벨 투입작업 6 지금 보세요.. 2014/04/30 1,193
377343 팩트 TV긴급생중계... 지금 다이빙벨 투입 실황 생중계 된다고.. 6 긴급 2014/04/30 1,129
377342 (긴급 죄송) 서울집회공고와 오늘 홍대, 명동, 시청은 미신고 .. 2 카페는 확인.. 2014/04/30 1,528
377341 해군이 UDT 를 투입하지 못한 진짜 이유 7 조작국가 2014/04/30 3,114
377340 환한 불빛, 뻥 뚫린 공간 .. 진도체육관 불면 고통 7 세우실 2014/04/30 1,680
377339 이상호기자 트위터 --치떨리는 방해공작이네요. 20 격분 2014/04/30 4,731
377338 대리운전도 아니고 대리유족이라니..-.- 8 zzz 2014/04/30 2,401
377337 무생채 만들때 질문(이 와중에 죄송) 6 먹고싶데서 2014/04/30 1,249
377336 헉..이게무슨일입니까? 언딘 강대영잠수부 고소.. 51 .. 2014/04/30 13,528
377335 옛날 만났던 한 젊은 신학자이자 목회자 글 가운데에서........ 1 oops 2014/04/30 1,634
377334 국가개조? 풋!사실은 국민개조겠지..... 4 ........ 2014/04/30 787
377333 JTBC에 손석희 없던 시절 (유) 5 바람의이야기.. 2014/04/30 3,021
377332 슬슬 기사화되네요. 7 ㄷㄷ 2014/04/30 3,557
377331 해경이 언딘위해서 8 확인 2014/04/30 1,241
377330 이상호기자 트윗(2:08pm) 13 .... 2014/04/30 3,395
377329 패스글) 송옥숙씨 새 들마 출연도,,, (220.70 글임) 알바싫어 2014/04/30 1,888
377328 세월호 관련 진심 궁금한게 있는데 답변 나눠주세요 4 알바아니예요.. 2014/04/30 818
377327 시위대 사망소식을 접한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 발표... 9 ... 2014/04/30 2,618
377326 고가의 아파트에 걸맞는 혼수는 어느정도일까요 21 .... 2014/04/30 4,538
377325 언딘 자폭... 19 -_- 2014/04/30 5,299
377324 朴, 내달15일쯤 ‘직접사과’ ‘국가개조론’ 구상도 발표 26 광팔아 2014/04/30 2,032
377323 아기엄마들의 도심 행진!! 12 참맛 2014/04/30 4,327
377322 서영석의 라디오 비평(14.4.30) - 그렇게 힘들면 박근혜씨.. lowsim.. 2014/04/30 1,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