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트윗.twt

참맛 조회수 : 2,367
작성일 : 2014-04-25 11:01:35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트윗.twt


정혜신 ‏@mindjj  4시간

1. 진도에서 이틀째 밤. 오늘도 팽목항은 뜨거웠습니다. 날씨도, 자원활동가들의 열기도. 실종자 가족이 1백명이라면 자원활동가들은 5,6백명 쯤 되는 것 같습니다. 뭐라도 해야겠단 맘들이 진도에 모여 진도를 터질 듯 채우고 있습니다


2. 장례를 치루는 안산과는 달리 진도는 여전히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어 안산과는 많이 다릅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자기를 돌볼 여력이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하루종일 바다에서 시신이 올라오기만 기다리다 내 자식인지를 계속 확인하고 있습니다


3. 가장 치유적인 일을 하는 자원봉사자는 우리같은 심리상담자들이 아니라 천주교 광주대교구에서 오신 장례지도사 신도분들이었습니다. 1주째 바다에서 올라오는 시신들을 정성껏 닦아주고 계셨습니다. 

부모가 자기 자식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니가요..


4.실종자 가족을 상담할 단계가 아니라서 오늘은 저도 시신 수습하는 곳에서 신도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곳은 자식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는 부모들에게 죽어야 없어질 상처가 각인되는 곳..함께 있어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 같았습니다


5. 신도분들이 아이들의 손가락,발가락까지 얼마나 정성껏 닦아주던지. 갓난 아이 목욕시키듯, 시집가기 전날 딸과 함께 목욕탕에 간 엄마들 같았습니다. 마지막엔 아이들이 다 예뻐졌습니다. 고마워할만한 어른을 아이들이 세상 떠나기 전엔 만난거 같습니다


6. 트친들이 제게 '가족들을 꼭 위로해달라'는 당부를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하지 않았(못)했습니다. 오늘의 진도는 위로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걸 우리가 인정할 수 있으면 그때부턴 다른 차원의 위로가 시작될 지도 모르지만요..


7.국민적인 트라우마는 어떻게 하냐구요. 정신질환이나 심각한 신경증이 있지않다면 이 슬픔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길 권합니다. 우선 분향소부터 찾으시길요. 함께 슬퍼할 수 있으면 많이 슬프지 않습니다.

많이 힘들다면 혼자 슬퍼해서일 수 있습니다


8. 시신확인 중에 엄마들은 거의 실신합니다. 아빠는 쓰러지는 아내 돌보느라 제대로 울지도 못합니다. 

아빠라고 슬프지 않을까요, 쓰러질 것 같지 않았을까요.. 충격받은 우리들도 지금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아빠들'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합장.


9. 어릴적 자전거 배울때 듣던, '넘어지려하면 핸들을 넘어지는 방향으로 꺾어야한다. 반대쪽으로 꺾으면 넘어진다..' 참 이상했던 그 원리는 사람 마음의 원리와도 같습니다. 

슬플 때 충분히 슬퍼할 수 있으면 종래 넘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IP : 59.25.xxx.12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25 11:16 AM (175.209.xxx.77)

    눈물만 계속...

  • 2. redpear
    '14.4.25 11:27 AM (112.221.xxx.141)

    사무실인데.. 계속 눈물만 납니다...
    잊지말자...잊지말자....

    지금 제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잊지 않는 것입니다.

    잊지 않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행동하고...
    그렇게 하나씩 바꿔나가는 것인 것 같습니다.


    잊지 말자...

  • 3. ...
    '14.4.25 11:30 AM (165.194.xxx.7)

    정말 가슴이 아프네요.

  • 4. ...
    '14.4.25 11:30 AM (61.4.xxx.65)

    저도 울고 있습니다 ...

  • 5. 정말
    '14.4.25 11:39 AM (175.125.xxx.133)

    가슴이 아프고 이렇게 무력감이 느껴지기도 처음입니다.
    봉사자분들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 6. 인간이라면
    '14.4.25 11:47 AM (124.50.xxx.5)

    그럴수없었습니다. 그걸 지켜보고 시간만보낸 니들이 인간이라면 누군가에 부모라면 말이다. 천벌받을놈들 벼락맞을놈들....이 슬픔을 어떻게 이겨내야할지 나 조차 모르겟는데 가족들은 어찌할까요........눈물만 납니다........

  • 7. 울지 않았는데...
    '14.4.25 12:06 PM (123.111.xxx.173)

    눈물 납니다.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4126 대기업 우는소리의 간단한 역사.jpg 2 5월 2014/05/24 1,319
384125 맞선전 연락 문자보내는 남자 4 소나기 2014/05/24 5,792
384124 김민지 아나운서 보면 짚신도 짝이 있다는걸 뼈저리게 느끼네요 39 천생연분 2014/05/24 17,455
384123 아들아이가 너무 배려깊고 온순하고 섬세한거 아닐까.. 걱정됩니다.. 12 2014/05/24 3,985
384122 대원외국어고등학교 나와서 건국대 48 .... 2014/05/24 15,572
384121 세월호 유가족 펌하한 대전 법원 직원은 어떻게 되었나요 1 그냥넘어가는.. 2014/05/24 1,403
384120 정몽준 대박 어록 나왔네요 ㄷㄷ 35 하하 2014/05/24 13,181
384119 세월호 참사 와중에 오바마 다녀간거 1 궁금 2014/05/24 1,817
384118 막스마라 영국직구 괜찮을까요? 3 막스마라 2014/05/24 6,266
384117 귀국반중딩남자아이,외고준비 도와주세요... 8 영어공부방향.. 2014/05/24 2,197
384116 올해9월10일은 휴일인가요 휴일 2014/05/24 812
384115 운동 전혀 안하고 많이 먹는데도 나잇살 안붙는 사람 3 나잇살 2014/05/24 4,376
384114 아사이베리가 몸에 좋다던데 3 ㅇㅇ 2014/05/24 2,655
384113 폭발물이라니.. 이제 간첩설도 나오는 거 아닌가 몰라요 5 Aa 2014/05/24 2,481
384112 이 시국에 죄송합니다. (본문삭제) 8 .. 2014/05/24 1,519
384111 맞선이 5개가 한꺼번에 들어왓어요 -- 동시에 5명을 각각 5번.. 19 결혼전략 2014/05/24 6,553
384110 고발뉴스5.24일자 많이 봐주세요.특종많아요. 5 홍이 2014/05/24 2,826
384109 이래 '근데 노무현이.. - 댓글은 여기에 86 31.205.. 2014/05/24 4,023
384108 세월호 침몰한 4.16일 고리 원전 재가동 승인 5 ... 2014/05/24 1,600
384107 "저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입니다&quo.. 4 잊혀지는것 2014/05/24 793
384106 민동기-김용민의 미디어 토크(5.23) - KBS 제작거부사태?.. lowsim.. 2014/05/24 828
384105 어린이집 관련, 제가 이상한가요(내용 펑) 14 리기 2014/05/24 2,652
384104 '한국인들은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light7.. 2014/05/24 1,090
384103 남편 핸드폰 패턴 너무 많이 해서 12 하지말걸 2014/05/24 5,282
384102 세월호신상철님 2 들어보세요 2014/05/24 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