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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자들이 실내체육관에서 쫒겨난 이유

조회수 : 1,760
작성일 : 2014-04-25 09:03:24
정락인
약 1시간 전 · 수정됨
[세월호 침몰사고-현장취재]
4월25일 오전 7시

어젯밤 실종자 가족들이 기자들을 체육관 밖으로 쫓은 이유를 알았다. 

기자들을 더 이상 믿지 않기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끼리 긴급회의를 했는데, 그게 기자들이 알면 또 뒤통수를 맞을까봐 그랬다. 
가족들은 약 두 시간 동안 전체회의를 한 후 버스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팽목항으로 몰려갔다. 
가족들이 항으로 간 틈을 이용해 기자들은 다시 체육관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오라’고 한 것이 아니니 ‘슬그머니 기어들어 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기자'라는 직업이 이렇게 창피하고 부끄럽기는 처음이다. 
벽에 기댄 채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어제는 조류의 흐름이 느린 ‘소조기’ 마지막 날이었다. 실종자들을 찾는데 최적의 여건이었다. 
다시 물살이 세지면 잠수부가 물에 들어가기도 힘들고, 수색하는데도 그만큼 어려움이 따른다. 
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은 소조기 때 많은 시신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정부측도 잠수부 750명을 동원하고, 함정, 군함 등 모든 장비를 총동원해서 24시간 수색하겠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사상 최대의 작전’을 벌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필자가 어제 포스팅한 것처럼 실제 구조에 투입된 인력은 형편없었다.
 오후 12시31분쯤 실종자 가족 대표 중 한명이 연단으로 나와 “이 좋은 날씨에 잠수부가 2명밖에 안 들어갔다”고 했다. 
가족들은 일제히 정부 종합상황실이 있는 진도군청으로 가서 격렬하게 항의했다. 
나중에 더 확실하게 드러났는데, 어제 황금같은 소조기 마지막날에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는 바지선 작업하느라 구조 작업을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 종일 작업에 투입된 잠수 인원은 13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750명’ 운운한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그런데도 언론은 이런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방송을 포함한 언론매체에서는 하루 종일 ‘24일 소조기 마지막날…최대 구조인력 투입’ ‘소조기 마지막날, 구조작업에 총력…구조대원 720여 명 등 최대 인원 투입’ ‘세월호 침몰, 소조기 마지막 날…수색 작업 총력 기울여’ ‘소조기 마지막 날 구조 총력…문화재청 해저발굴단도 투입’ 등 천편일률적으로 제목이 비슷했다.

그러니 실제 구조현장과 너무 다른 언론보도를 지켜보던 실종자 가족들은 환장할 노릇이었다. 
현장 상황과 너무 다른 보도를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었다. 
방송화면을 보면 정말 장비와 인원을 총동원해서 작업하는 것처럼 비춰졌지만 눈속임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기자놈’들을 쫓아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필자가 실종자 가족이었다면 백번 천번이라도 그렇게 했다.

 “네 놈들이 기자냐?”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호통쳤을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불안하다. 
자식들이 살아서 구조된다는 희망은 버렸다. 
이젠 시신이라도 온전히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제발, 내 자식 몸뚱아리가 조금이라도 멀쩡할 때 꺼내달라”고 애원하며 울부짖는다.
 지켜주지도 못했는데, 시신이라도 못 찾으면 평생 죄인의 심정으로 살아야 한다.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 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공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측은 그때마다 다른 이유를 대고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캐치프레이즈는 ‘행복’이다. 

지난 대선 때는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돌이켜보니 그가 말한 행복은 ‘거짓말 공화국’을 만드는 것이었다. 
어제도 거짓말, 오늘도 거짓말, 내일도 거짓말... 
오늘은 또 어떤 거짓말에 놀아나야 할까??? 

(참고로 필자는 '좌'도 아니고 '우'도아니다)

[사진설명]
1. '사상 최대 규모 수색 총력 ' 현실과 다른 정부측 입장 보도
2. 체육관 밖으로 쫓겨난 기자들
3. 팽목항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타는 실종자 가족들
4. 실종자 가족들을 태운 버스가 팽목항으로 떠나고 있다. 

*어젯밤 팽목항에서는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측 (이주영 해수부장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최상환 해경차장 등)에 강력하게 따지는 자리가 마련됐었다.

IP : 121.131.xxx.4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새눌당과 청와대 숨쉬는거 빼고 모두 거짓말..
    '14.4.25 9:17 AM (125.143.xxx.148)

    시민의 한사람으로 거짓말에 골백번 이골이 났지만
    국민 목숨을 가지고 이권개입 한다는게 용서할수 없는 행위죠.

  • 2. 이기대
    '14.4.25 9:23 AM (183.103.xxx.198)

    정부와 해경은 업체와 짜고 시체장사 햇고. 인양을 하기 위해서 시신수습을 늦추고 잇는듯. 악마들입니다. 박그녜 너도 인간이냐? 넌 입으로만 지시햇지. 한거 아무것도 없다. 이번 지방선거서 보자. 민심은 떠낫다.

  • 3. 욕이 늘었어
    '14.4.25 10:05 AM (39.118.xxx.16)

    이제껏 입이 더러워 되도록 욕은 안하려고 했는데 왜 닭년이라 하는지 실감하는 나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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