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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단원고 학생들, 유턴해서 돌아오세요

U턴 조회수 : 3,459
작성일 : 2014-04-25 02:49:35
안산에서 학생들 가르치고 있는 사람입니다.
단원고 학생은 없지만,
제 학생의 친구, 또 다른 아이의 작년 교생선생님, 어떤 아이의 선생님,
제가 가르쳤던 아이의 친구가 선생님이고
교감선생님의 제자였던 후배들도 많습니다.
전국민이 슬퍼하시고 계시지만 안산시민들은 더 힘들꺼에요.
안산에서 가장 큰 버스회사인 경원여객의 모든 버스에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길 군데군데, 건물 마다 희생자들을 위한 문구들이 걸려있어요.
택시에는 희생자 가족 탑승차량이라고 적힌 차도 있고,
손잡이에는 노란리본이 묶여있는 택시도 있어요.
10년 넘게 안산에 살면서 장례식장 근처에 차가 이토록 많은것도 처음보구요.
하루에도 여러 길을 왔다갔다 하면 눈물이 마를새가 없어요.
이놈의 대한민국 욕만 나와요.
 안산터미널과 안산중앙역 근처에 큰 교차로가 있는데 그 곳에 이렇게 붙어있더라구요.
단원고 학생들 유턴해서 돌아오세요.
운전하면서 엉엉 울었어요. 유턴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게시물 댓글들중에 다른 고등학교 수학여행 얘기들이 있어서 덧붙일께요.
안산에도 고잔고가 있는데 수학여행은 5월이고, 비행기 타고 갔다가 세월호로 돌아오는 일정이에요.
그리고 단원고랑 같은 날 수학여행 갔던 초지고는 단원고와 같이 세월호타고 제주도를 가려고 했었으나
(학생 부모님의 설문조사결과로 결정했었어요)
세월호에 다 탑승할 수 있지만 두 학교가 단체로 가는것은 아닌것 같다는 교직원들의 결정으로
같은날 설악산으로 다녀왔어요.
다른 학교 학생들이 희생될뻔 한 거 단원고 학생들이 희생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더 많은 학생들이 희생될 뻔 했던것에 무섭고 소름끼칩니다.
단원고가 정원이 적은편이고 다른 학교는 500명이상 700명이상인 학교도 있거든요.
안산지역 이외에도 많은 학교들이 수학여행에 배를 이용하는데
이렇게 허술한 점 투성이라니 화가 납니다.
유턴 신호 보내주세요. 착한 아이들이라 신호위반 안하고 기다리고 있을꺼에요.
유턴 언제 할 수 있나요? 
오늘 밤도 잠이 안와요...
저 문구만 자꾸 맴돕니다. 유턴해서 돌아와라 얘들아..
IP : 175.195.xxx.7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25 2:58 AM (61.254.xxx.53)

    아마 아이들 부모님은, 아이들을 기억하는 남은 사람들은 평생 생각할 거에요.
    그 날....배가 고장이라도 나서 출발하지 못하고
    아이들이 그냥 집으로 돌아왔더라면...그랬더라면...
    그러면 참 좋았을 텐데.

    제 친구들 중에도 지금 안산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친구들이 두 명 있어요.
    그 친구들이 가르친 제자들 중에도 단원고로 진학해서 이번에 희생된 아이들도 있고
    희생되신 교사분들 중에 지인도 있다는데,
    너무 엄청난 사고라 "너 괜찮니...?"라고 묻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서
    지금은 그냥 그 친구들에게 마음 속으로만 안부를 묻습니다.

  • 2. ...
    '14.4.25 2:59 AM (121.166.xxx.253)

    눈물 마를날이 없네요... 저 아까운 애들..어쩌면 좋을까요..
    단원고 학생들 어서 유턴해서 돌아오세요...제발... 간절히 기다립니다

  • 3. 정말..
    '14.4.25 3:10 AM (58.233.xxx.242)

    아이들이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그냥 이게 다 지독한 악몽이었으면 좋겠어요.
    근데 내 슬픔이 이렇게 크다고 내색도 못하겠어요. 자식 생사 모르는 분들 계신데 어떻게..

    교육부에서 체험학습 수학여행 전면 보류했는데
    전 이것보다 먼저 나와야하는 게
    안행부에서 전국 운송업체 안전관리 강화라든지
    이런 정책이 나와야 했다고 봐요. 수학여행이 사고의 원인이 아니잖아요. 계속 뉴스에서 학교, 수학여행 등의 단어가 반복되니 생존자 외에도 국민들, 현재 학생들 트라우마에도 영향을 미치고요. 정말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수학여행 연기 따위나 내놓고 계속 회의만 이어지고.

    정말 학생들 생각하면 가슴아픈데,
    가슴아프고 끝나면 안될 것 같아요. 화내고 맞서서
    귀한 생명 먼 길 보낸 책임 반드시 물어야된다고 봐요. 정말.. 뉴스 보기 시작하면 끄질 못하겠어요...

  • 4. 선생님
    '14.4.25 3:14 AM (59.187.xxx.13)

    직접 현장에서 또래의 아이들을 대하신다니 얼마나 더 비통하실지 생각만으로도 눈시울이 뜨거워 집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아이들을 그 고통속에서 처절하게 죽게한 죄를 어떻게 다 받을지 너무나 두렵고 무섭습니다.
    무엇이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 일까요.
    눈을 감아도 아이들의 울부짖음이 귓가에서 떠나질 않아 살아도 사는게 아닌데 아이들과 함께 하시는 선생님께서 겪는 고통이나 느낌은 더욱 남다를 것으로 생각 됩니다.
    이 노릇을 어째야 할 지 전혀 모르겠네요.

    뭔가 위로를 드릴 말씀이 있을 것 같았는데..
    안아드릴게요.
    수업하셔야 할 텐데 좀 주무세요.

  • 5. 유턴
    '14.4.25 3:22 AM (175.195.xxx.72)

    학교 선생님은 아니구요, 사교육 하는 사람이에요.
    애들 중간고사 앞두고 있는데
    다들 마음을 잡지 못하는데도 공부하라는 소리를 못하겠더라구요.
    어린애들이 자기 친구얘기, 자기네 선생님 얘기, 작년에 온 교생선생님 얘기 하는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뿐 아니라 전국민이 다 힘들어하고 있는것이더라구요.
    매일 만나는 이 아이들에게 저는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중간고사 못봐도 된다. 중요한건 시험이 아니라는 말 또한 용기있게 못하는 제가 미워요ㅠㅠ

  • 6. ...
    '14.4.25 3:30 AM (114.203.xxx.204)

    안산지역에서 아이들 유아기를 보냈던지라
    사고소식을 첨 접하고 마치 내 일처럼 더욱 가슴 아프더라구요.
    급기야 이 사회의 썩어문드러진 바닥과 악의 고리들을 확인하니
    '하느님, 부처님, 주여, 알라신님~'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괴로웠구요...
    말씀해주신 도시 곳곳이 머리속에 그려져 맘 아프네요.

    원글님도 주변분들도
    조금이나마 마음의 가닥 잘 추스리시길 빌겠습니다.

    얘들아~ 단체 불법유턴이라도 좋으니
    가능하다면 어서 돌아와주렴~~~ㅠㅠ

  • 7. 미치겠네요
    '14.4.25 6:04 AM (182.227.xxx.225)

    아이들은 하나 같이 어쩜 그리 이쁜지...
    저렇게 착한 애들을...
    따뜻하고 온정 넘치는 국민 위에
    악마들이 군림하고 있네요.
    지옥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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