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녀 학생 시신,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나란히 발견

행복어사전 조회수 : 4,167
작성일 : 2014-04-24 15:27:10

ㆍ남녀 학생 시신,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나란히 발견

ㆍ잠수사 “놀랍고 가슴 뭉클… 물속이지만 순간 눈물”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구명조끼 끈으로 서로를 묶은 남녀 고교생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이들은 발견 당시 뒤집힌 세월호 우현 통로 계단을 올려다보는 형태로 잠겨 있었다. 위, 아래로 각각 1개씩 달린 구명조끼 끈 가운데 위쪽 끈은 각자 허리에 묶었지만 아래쪽 끈은 서로 연결돼 있었다. 

지난 22일 이들을 물속에서 처음 발견한 ㄱ씨(58)는 “어린 학생들이 (죽음의 공포 앞에서) 얼마나 무섭고 힘들고 괴로웠겠느냐”며 “나름대로 함께 공포에 맞서려고, 살려고 서로의 몸을 끈으로 묶지 않았겠느냐”고 추정했다.

잠수경력 35년째인 ㄱ씨는 이날 5번이나 잠수했다. 수심 37m 바다에 동북 방향으로 비스듬히 뒤집혀 누워 있는 세월호에 갇힌 실종자를 찾기 위해서였다. 3번째 잠수 때였다. “생존자 한 명이라도 찾아야겠다”며 거센 급물살에 빨랫줄처럼 날리는 몸을 가누며 5분여 만에 구명용 로프(라이프 라인) 끝부분에 어렵사리 멈췄다. 그 지점에서 그는 갖고 들어간 25m 로프를 잇는 작업을 하면서 수색 범위를 넓혀갔다.

ㄱ씨는 새 줄을 잡고 선체 오른쪽을 찾기 시작했다. ‘서치라이트’를 켰지만 시계는 30~40㎝에 불과했다. 눈앞에 손바닥을 펼쳐도 잘 안 보일 정도였다. 더듬더듬 선체를 훑으며 30여분쯤 돌아다니다 선체 안으로 몸이 슬쩍 휩쓸려 들어갔다. 물 흐름이 잦아든 공간이 나왔다. 살펴보니 승객들이 다니는 통로였다. 위쪽에는 거꾸로 선 계단이 보였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몸을 안쪽으로 돌리던 그때, 신발 두 짝이 눈에 들어왔다. 부유물을 모두 밀쳐내니 남학생 주검이 드러났다. 청바지 차림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이번 구조작업에서 만난 첫 시신이었다.

그는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고인에 대한 예의를 표한 후, 시신 수습 관행대로 남학생을 밀어 배 밖으로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길이 1m가량 되는 구명조끼 아래쪽 끈에 뭔가가 연결돼 있었다. 끈을 당기자 맨발 상태의 여학생 주검이 나타났다. 

ㄱ씨는 잠수 시간이 10여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사람을 한꺼번에 끌고 나가기에는 너무 무거워 연결된 끈을 조심스럽게 풀었다. 남학생을 먼저 배 밖으로 밀어낸 후 여학생을 데리고 나왔다.

ㄱ씨는 “그 순간 일생에서 가장 놀랍고, 가슴 뭉클한 순간을 물속에서 맞이했다”고 전했다. 웬일인지 남학생 시신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보통 시신은 물속에서 떠오르게 마련”이라며 “‘이 아이들이 떨어지기 싫어서 그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가슴이 아팠고, 머리가 멍했다”며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져 두 사람을 물속에 놓고 다시 수면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후배 잠수부들을 불렀다. 그들이 두 사람을 수습하는 사이에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는 “물속에서 본 장면을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딸에게 전화를 걸어 ‘딸 잘 있지. 가슴이 아프다’고 하면서 물속에서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팽목항으로 옮겨진 두 사람의 주검은 가족들에 의해 제각각 안산으로 이송됐다. ㄱ씨는 “두 사람이 평안한 마음으로 떠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도 |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또 웁니다...ㅠㅠ

 

가슴아퍼 미칠것 같아요....ㅠ

 

일요일엔 안산합동분양소 다녀와야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IP : 14.47.xxx.10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24 3:36 PM (152.149.xxx.254)

    슬픕니다. 지금까지 세월호 관련 기사 중
    가장 슬펐어요.

  • 2. 가장
    '14.4.24 3:59 PM (114.206.xxx.57) - 삭제된댓글

    가장 슬픈 ..........가장슬픈.......이 아이들의 부모님은 이 기사를 읽고 어찌 할까요
    어찌할까요.
    저도 모르게 꺽꺽 소리가 나네요.

  • 3. 정말
    '14.4.24 7:27 PM (112.214.xxx.247)

    저들에겐 이런 모습이 보이지않는건가요?
    자기들때문에 희생된 저아이들 모습이
    보이지않는건가요?
    애들이 뭔죄라고..
    어떻게 단 한사람도 못구했답니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4019 행동하는 82 여러분 다른 언론사도 후원부탁드려요 4 꼭꼭 2014/04/24 529
374018 손석희 뉴스9 생방 좌표 및 다시듣기/다운로드 1 참맛 2014/04/24 496
374017 목포 해경도 미친 둣 7 ㅠㅠ 2014/04/24 2,268
374016 이종인씨 다이빙벨 재투입하는거... 4 푸른섬 2014/04/24 1,433
374015 시부모님께 별거 아닐수도 있는데 서운해요 8 서운 2014/04/24 1,755
374014 팩트TV 보세요 5 .. 2014/04/24 1,109
374013 급해서 질문드려요 혹시 여주 사보신적 있으세요? 5 여류 2014/04/24 1,053
374012 KBS와 모든 언론 그리고 해경은 이 사진을 해명하라! 1 무국 2014/04/24 1,607
374011 학부모들과 청장의 실시간 대화... 9 2012치자.. 2014/04/24 1,414
374010 [단독]'특혜수색' 언딘..알고보니 '청해진'과 계약업체 2 ho 2014/04/24 1,525
374009 jtbc가 몇번 채널인가요? 6 ㅡㅡㅡ 2014/04/24 2,023
374008 이 와중에 이자스민 법안 18 .. 2014/04/24 2,013
374007 수첩 이건 기회라고.... **** 2014/04/24 678
374006 "흉금 터놓자"며 오바마 스시집 초청했지만.... 2 TPP 2014/04/24 2,330
374005 씨랜드 참사로 아이잃은 분이 쓴 시랍니다. 6 2014/04/24 1,881
374004 방금 전에 에르메스 고민하신 님 20 건너 마을 .. 2014/04/24 5,659
374003 역린 상영 기념 재미 없을 지 모르는 역사 이야기 - 사도세자를.. 2 mac250.. 2014/04/24 1,296
374002 [국민TV] 9시 뉴스 '세월호 침몰사고 소식' 노종면 진행 2 lowsim.. 2014/04/24 924
374001 비타민씨 먹고 변비... 4 // 2014/04/24 4,249
374000 이종인씨 걱정됩니다. 15 솔직히 2014/04/24 4,383
373999 현제 상황 녹화해주세요 6 제발 2014/04/24 961
373998 케밥글 클릭하지 마세요. 3 밑에 밑에 2014/04/24 1,085
373997 인양작업 언딘과만 하기로 독점계약했었대요... 13 ... 2014/04/24 2,203
373996 몇 년만에 새 글 씁니다... 4 몇 년만에... 2014/04/24 902
373995 일반인 생존자나 희생자에게도 동일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8 지나가다 2014/04/24 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