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참여정부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장 류희인씨
정부가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못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가 폐지되는 등 청와대의 재난 대응 기능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구축한 청와대의 위기관리 기능을 복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류희인 전 NSC 사무차장 겸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장(58·사진)은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는 전통적 의미의 안보로 불린 군사적 위협뿐 아니라 재난까지 포함한 포괄적 안보를 추구하고 청와대에서 이를 관리했다”며 “그러나 이후 정부에서 재난 대비 기능이 각 부처로 내려간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공군 소장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국가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일명 ‘지하벙커’로 불리는 국가안보종합상황실과 위기관리센터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명박 정부, NSC의 재난 대응기능 없애
2800쪽 위기관리 매뉴얼도 많이 사라져”
- 청와대 대변인이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정부가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못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가 폐지되는 등 청와대의 재난 대응 기능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구축한 청와대의 위기관리 기능을 복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류희인 전 NSC 사무차장 겸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장(58·사진)은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는 전통적 의미의 안보로 불린 군사적 위협뿐 아니라 재난까지 포함한 포괄적 안보를 추구하고 청와대에서 이를 관리했다”며 “그러나 이후 정부에서 재난 대비 기능이 각 부처로 내려간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공군 소장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국가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일명 ‘지하벙커’로 불리는 국가안보종합상황실과 위기관리센터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명박 정부, NSC의 재난 대응기능 없애
2800쪽 위기관리 매뉴얼도 많이 사라져”
- 청와대 대변인이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NSC는 군사적 안보를 제외한 재난 대비 기능은 모두 해당 부처로 내려보냈다.
한마디로 손을 놓은 것이다.
반면 노무현 정부는 포괄적 안보를 천명했다. 통일·외교·국방 등 전통적 의미의 안보뿐 아니라
자연재해나 인적 재난, 전력·통신 등 국가핵심기반시설 마비까지도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고 넓은 의미의 안보로 간주했다.
당시 청와대는 핵심 재난까지도 업무 영역으로 뒀다.”
- 박근혜 정부도 안전을 주요 국정과제로 정해놓았는데.
“구조 자체가 잘못돼 있는 상황이어서 헛발질에 가깝다. 지난해 말 NSC를 확대할 때도
- 박근혜 정부도 안전을 주요 국정과제로 정해놓았는데.
“구조 자체가 잘못돼 있는 상황이어서 헛발질에 가깝다. 지난해 말 NSC를 확대할 때도
북한 위협 위주로 검토했다. 현대사회가 갖는 각종 위험 요인에 대비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세계의 조류를 전혀 고려치 않았다.”
- 이명박 정부 출범 전 인수위 시절 청와대에 위기관리 기능을 남겨달라고 부탁했다던데.
“이명박 정부가 와보지도 않고, 위기관리센터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지하벙커가 어떤 기능을
- 이명박 정부 출범 전 인수위 시절 청와대에 위기관리 기능을 남겨달라고 부탁했다던데.
“이명박 정부가 와보지도 않고, 위기관리센터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지하벙커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모르고 그런 (폐지) 결정을 했다.
당시 이경숙 인수위원장 등을 찾아가 NSC 사무처와 위기관리센터, 2800쪽에 달하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2시간40분 넘게 설득했다.
나는 어차피 짐 싸서 나왔으니 기능만이라도 유지해달라고 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없애든지 하라고.”
- 그렇지만 결국 위기관리 기능은 폐지됐다. 2800쪽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어디로 갔나.
“위기관리 매뉴얼은 전통적 안보 분야가 전체의 3분의 1이고 나머지 3분의 2는 재난 분야였다.
- 그렇지만 결국 위기관리 기능은 폐지됐다. 2800쪽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어디로 갔나.
“위기관리 매뉴얼은 전통적 안보 분야가 전체의 3분의 1이고 나머지 3분의 2는 재난 분야였다.
그건 다 소관 부처로 내려보냈다.
없어진 것도 많을 것이다.
실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2011년) 당시 그걸 확인했다.
이미 2007년 인접 국가 재난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뒀는데 전혀 활용이 안됐다.
국무총리 주관 관계장관대책회의 때 매뉴얼을 새로 만들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 청와대가 매뉴얼을 관리해야 할 이유는 뭔가.
“매뉴얼은 상황에 따라 8~10개 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케이크 자르듯 분배해놓은 거다.
- 청와대가 매뉴얼을 관리해야 할 이유는 뭔가.
“매뉴얼은 상황에 따라 8~10개 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케이크 자르듯 분배해놓은 거다.
청와대에서 맡지 않고 수평레벨에 있는 안전행정부에서 관할하면 부처 간 조정이 불가능하다.
역할과 책임 문제가 달린 건 대통령 면전에서도 장관끼리 싸우는데,
그걸 안행부가 다른 장관을 지휘할 수 있나.
지속적 관리·보완도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이 매뉴얼을 토대로 평상시에도 훈련을 해야 하는데
청와대가 독려하지 않으면 제대로 안된다.
노무현 정부는 2006년부터 위기대응통합훈련을 1년에 한 번씩 실시했다.
실제 훈련 모습을 보고 평가하면서 매뉴얼을 보완했다.”
-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나.
“청와대가 직접 재난관리를 맡아야 한다.
-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나.
“청와대가 직접 재난관리를 맡아야 한다.
미국도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이후 재난 대비 책임을 주정부에서 연방정부로 넘겼다.
피해가 크고 복합적이어서 일개 기관이 감당하기 어려운 현대 재난의 속성 때문이다.
특히 세월호 사고 같은 경우 재난이 발생과 함께 진행됐다.
군사적으로 보면 전투가 진행되는 거다.
현장 지휘관과 대비체계가 어떻게 진행되느냐, 어떻게 임해서 싸우느냐가 성패다.
잘못되고 미숙하면 대형 재난으로 간다.
사고 조사도 책임자를 형사처벌하는 수준에 머무르면 안된다.
미국처럼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규모 사고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이런 문제가 나온 모든 요소를 찾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