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애틀 드림교회 김범수 목사의 글

반복 조회수 : 2,326
작성일 : 2014-04-23 12:01:39
검색해보니 19일날 여기에 어느 분이 벌써 올리셨네요
중복되는 거 알면서도 혹시 못보신 분 한 분이라도 더 보시라고
그냥 올립니다.


;시애틀 드림교회 김범수 목사의 글입니다>


내가 지도자라면, 정치인이라면,
이 사건을 하루라도 빨리 모면하고 싶은 관계자라면,
실종자 가족은 계속 울다 탈진하기를 바랄 것이다.
전 국민이 희망고문으로 한 주일 TV만 보고 허탈하게 했으면 할 것이다.
교회와 신앙인들은 기도에 몰두하게 하여 하나님만 부르짖게 할 것이다.
대신 자기들을 향한 비난은 어떻게든 모면하고
딱 한 달만 훌쩍 지나가길 바랄 것이다.
한 달만 지나면 다 잊어버릴 것이고
또 다른 사건이 터져 관심이 다른 쪽으로 쏠릴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초원복집 사건도 그랬고, 국정원 사건도 그랬다.
산전수전 다 겪은 오랜 정치경험에서 배운 것이란
어떤 큰 일이 터져도, 어떤 악재가 발생해도,
방송과 연론을 장악하고 있기만 하면
결국 자기들에게 유리하도록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며,
유가족과 국민이 TV만 바라보고 울며불며, 기도하며 개인의 잘못은 없는지 성찰하는 동안
정작 책임있는 자들은 딱 한 달만 면피하면 된다는 요령이다.

시간 되면 여러 가지 작은 미담을 발굴해서, 영웅으로 만들고 의인으로 치켜세우면 사람들은 눈물을 닦고 환호하며 마음을 달랠 것이다.
내가 책임자라면 이런 시나리오대로 되기를 바랄 것이다

이럴 때 깨어 있는 교회 지도자들은
나쁜 정치인들이 바라는 대로 기도하자며 선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퍼해야 할 사람은 슬퍼해야겠지만 온 국민이 다 슬퍼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감정소모로 탈진하기만 기다리는 자들 뜻대로 움직이면 안 된다.

아무리 황망해도, 오히려 눈을 부릅뜨고
1,500억이나 주고 만든 구조함을 왜 쓰지 못하고 있는지,
학부모들 사이에 심어둔 용역깡패의 정체를 밝히고
용역들의 주먹으로부터 유가족들을 보호해주어야 한다.

지금도 설치는 댓글 알바들과 일베들의 물타기를 잡아내고, 이제라도 상황본부가 제대로 일하도록 요구하고, 구호물자가 다른 곳으로 빠지지 않도록 감시하고
비겁하고 약아빠진 죽은 언론을 대신해서
페북으로라도 유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널리 전달하며,
탈진한 유가족들과 함께 정부와 협상하고 으름장을 놓아야 한다.
이것이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것이다.

온 국민이 눈물만 흘리고 망연하게 앉아있는 것은
주님이 바라시는 이웃사랑이 아니다.
오히려 위에 앉아서 웃고 있는 악한 위정자들이 바라는 것이다!

강도 만난 자 곁에서 앉아서 눈물만 흘리지 말고 나귀에 태워 여관까지 옮겨주고 여관비를 내주고
강도를 수배하고, 우범지역에 경찰을 배치하도록 파출소장을 만나야 한다.
이것이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동병상련의 눈물이다.


<몸의 기도>

부활절을 준비하는 성도들에게 부탁합니다.
눈물을 거두십시오. 이제 그만 슬퍼하십시오.
지금은 '하나님 왜 저 아이들이...' 하면서 슬퍼할 때가 아닙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나서는 늦었지만 부실공사 전면 점검했고,
성수대고 끊어지고 교량 연결 볼트 점검시스템이 강화되었습니다.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나고 지하철 의자가 불연재로 교체되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였지만
희생자의 생명값을 치르고 나서 교훈을 얻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바꾸고 지하철 의자를 바꿨습니다.
그러나 바다에서 일어난 일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서해페리 전복되고, 천안함 가라앉고 서해상에만 수차례 큰 해상사고가 반복되는 데도,
예방이나, 선박점검이나, 피난 연습 실시나 구조작업에서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이
모두 우왕좌왕 시간만 보내고 있습니다.

심히 상심된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탈진하도록 기도하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사고에서 배우는 것이 하나도 없이
일이 터지면 울면서 '차가운 물속에서... 살려주세요' 하는 기도를 드리면
이 기도를 주님이 기뻐하시겠습니까?
그런 황망한 마음으로 부활절을 맞으면 되겠습니까?
머지않아 다른 사고가 생기면 또 까맣게 잊을 것이 아닙니까?
사고에서 배우고 고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울기만 하는 기도는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는 기도입니다.
반복된 해상사고에 우리 모두 슬프지만, 이제는 그만 울고 그만 기도하십시오.
오히려 회개하는 마음으로 떨치고 일어나서 더 이상 같은 해상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선원 교육, 엄격한 선박점검, 승객 피난 교육 실시 감독,
해난구조 인력과 장비 확충을 위해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어떤 정치가가, 어느 정당이,
다른 남이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울고 애통하며 기도하는 바로 당신이
일어나서 법을 고치고, 감독기관에 찾아가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는 이런 혼란하고 무능한 구조현장이 보이지 않게 다시는 거짓말로 도배하는 앵무새 언론이 설치지 못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행동하십시오.
국민의 세금으로 딴 데 쓰지 말고
전복된 배에서 생존자를 구출할 방법과 장비를 마련하라고 국회에 청원하십시오.

주님은 그런 '몸의 기도'를 듣고 싶어하십니다.
가슴 아픈 올해 부활절에는 다시는 똑같은 희생이 반복되게 하지 않겠다는
그런 기도와 각오를 주님께 드립시다.

- 김범수(시애틀 드림교회 담임)

IP : 121.169.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점둘
    '14.4.23 12:17 PM (116.33.xxx.148)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 1111
    '14.4.23 12:31 PM (121.168.xxx.131)

    핵심을 찌르는 좋은 말씀이시네요..

  • 3. 살아있는 분이
    '14.4.23 12:44 PM (1.231.xxx.48)

    계시네요!!

  • 4.
    '14.4.23 1:43 PM (1.230.xxx.11)

    저런 목사님도 계시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4258 정부 그동안 아해측에 국고보조금 24억지원 5 1111 2014/04/25 1,597
374257 UDT 동지회에서 성명을 냈네요.. 15 아흑.. 2014/04/25 4,174
374256 터키인들- 케밥 자원봉사 철수 13 진중권- 나.. 2014/04/25 2,891
374255 "1년 전부터 널 좋아했어, 제발 돌아와"... 8 // 2014/04/25 3,279
374254 이상호 기자님 후원하려면 어디에 해야하나요? 17 ,,,, 2014/04/25 1,234
374253 해경은 수사 안하나요..?? 14 수사 2014/04/25 927
374252 포탈에 이종인 무사귀환 이라도 검색어 오르게합시다 4 무사귀환 2014/04/25 700
374251 세월호 작업구역 분할 꼼수 3 이럴려고 2014/04/25 1,048
374250 좀전에 개신교 신자한 테 받은 카톡 ㅜ 8 ㅇㅇ 2014/04/25 4,025
374249 인생 뭐 있나-이런 말의 영향은 무얼까요? 1 중고등 앞에.. 2014/04/25 594
374248 세월호구조작업 일시별로 정리한 글 좀 1 찾아주세요... 2014/04/25 367
374247 아이들한테 왜 이러는거죠ㅠㅠㅠㅠㅠㅠㅠㅠ 2 미치.. 2014/04/25 1,197
374246 해경 이종인 대표 출선에 이상호 기자 퇴선 요구 16 .... 2014/04/25 3,214
374245 오늘 우리 82님들 입술 꽉 깨무셔야겠네요 10 오호 2014/04/25 2,467
374244 이종인 대표님.. 우리가 지켜드려야하지않나요? 13 노란리본 2014/04/25 1,551
374243 이상호 기자, 연합뉴스 기자에 "너 내 후배였으면 죽었.. 5 dd 2014/04/25 1,969
374242 숨기기에 급급한 獨 한국 문화원, 보도자료 돌려 light7.. 2014/04/25 828
374241 노란리본의 착각글 반박글을 카톡 대문에 달고싶은데 4 답답 2014/04/25 2,432
374240 [팩트TV, 고발뉴스 생중계] 다이빙벨 바지선 탑승 방송 5 lowsim.. 2014/04/25 1,611
374239 관료와 돈, 그리고 대통령의 책임[펌글] 4 cookin.. 2014/04/25 589
374238 이상호 기자님 트윗_가족분들도 못타셨답니다 52 대단한 나라.. 2014/04/25 4,870
374237 줄잇는 구호물품 전달과 기부.. 저는 2014/04/25 595
374236 한겨레가 진단한 '언딘'을 둘러싼 6가지 의문점 1 구조도민영화.. 2014/04/25 1,262
374235 연합뉴스, 데일리안 전화번호에요 꼭 좀 전화좀 한번씩... 2 .... 2014/04/25 902
374234 이민자 관련법 1 ... 2014/04/25 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