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애틀 드림교회 김범수 목사의 글

반복 조회수 : 2,215
작성일 : 2014-04-23 12:01:39
검색해보니 19일날 여기에 어느 분이 벌써 올리셨네요
중복되는 거 알면서도 혹시 못보신 분 한 분이라도 더 보시라고
그냥 올립니다.


;시애틀 드림교회 김범수 목사의 글입니다>


내가 지도자라면, 정치인이라면,
이 사건을 하루라도 빨리 모면하고 싶은 관계자라면,
실종자 가족은 계속 울다 탈진하기를 바랄 것이다.
전 국민이 희망고문으로 한 주일 TV만 보고 허탈하게 했으면 할 것이다.
교회와 신앙인들은 기도에 몰두하게 하여 하나님만 부르짖게 할 것이다.
대신 자기들을 향한 비난은 어떻게든 모면하고
딱 한 달만 훌쩍 지나가길 바랄 것이다.
한 달만 지나면 다 잊어버릴 것이고
또 다른 사건이 터져 관심이 다른 쪽으로 쏠릴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초원복집 사건도 그랬고, 국정원 사건도 그랬다.
산전수전 다 겪은 오랜 정치경험에서 배운 것이란
어떤 큰 일이 터져도, 어떤 악재가 발생해도,
방송과 연론을 장악하고 있기만 하면
결국 자기들에게 유리하도록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며,
유가족과 국민이 TV만 바라보고 울며불며, 기도하며 개인의 잘못은 없는지 성찰하는 동안
정작 책임있는 자들은 딱 한 달만 면피하면 된다는 요령이다.

시간 되면 여러 가지 작은 미담을 발굴해서, 영웅으로 만들고 의인으로 치켜세우면 사람들은 눈물을 닦고 환호하며 마음을 달랠 것이다.
내가 책임자라면 이런 시나리오대로 되기를 바랄 것이다

이럴 때 깨어 있는 교회 지도자들은
나쁜 정치인들이 바라는 대로 기도하자며 선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퍼해야 할 사람은 슬퍼해야겠지만 온 국민이 다 슬퍼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감정소모로 탈진하기만 기다리는 자들 뜻대로 움직이면 안 된다.

아무리 황망해도, 오히려 눈을 부릅뜨고
1,500억이나 주고 만든 구조함을 왜 쓰지 못하고 있는지,
학부모들 사이에 심어둔 용역깡패의 정체를 밝히고
용역들의 주먹으로부터 유가족들을 보호해주어야 한다.

지금도 설치는 댓글 알바들과 일베들의 물타기를 잡아내고, 이제라도 상황본부가 제대로 일하도록 요구하고, 구호물자가 다른 곳으로 빠지지 않도록 감시하고
비겁하고 약아빠진 죽은 언론을 대신해서
페북으로라도 유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널리 전달하며,
탈진한 유가족들과 함께 정부와 협상하고 으름장을 놓아야 한다.
이것이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것이다.

온 국민이 눈물만 흘리고 망연하게 앉아있는 것은
주님이 바라시는 이웃사랑이 아니다.
오히려 위에 앉아서 웃고 있는 악한 위정자들이 바라는 것이다!

강도 만난 자 곁에서 앉아서 눈물만 흘리지 말고 나귀에 태워 여관까지 옮겨주고 여관비를 내주고
강도를 수배하고, 우범지역에 경찰을 배치하도록 파출소장을 만나야 한다.
이것이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동병상련의 눈물이다.


<몸의 기도>

부활절을 준비하는 성도들에게 부탁합니다.
눈물을 거두십시오. 이제 그만 슬퍼하십시오.
지금은 '하나님 왜 저 아이들이...' 하면서 슬퍼할 때가 아닙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나서는 늦었지만 부실공사 전면 점검했고,
성수대고 끊어지고 교량 연결 볼트 점검시스템이 강화되었습니다.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나고 지하철 의자가 불연재로 교체되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였지만
희생자의 생명값을 치르고 나서 교훈을 얻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바꾸고 지하철 의자를 바꿨습니다.
그러나 바다에서 일어난 일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서해페리 전복되고, 천안함 가라앉고 서해상에만 수차례 큰 해상사고가 반복되는 데도,
예방이나, 선박점검이나, 피난 연습 실시나 구조작업에서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이
모두 우왕좌왕 시간만 보내고 있습니다.

심히 상심된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탈진하도록 기도하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사고에서 배우는 것이 하나도 없이
일이 터지면 울면서 '차가운 물속에서... 살려주세요' 하는 기도를 드리면
이 기도를 주님이 기뻐하시겠습니까?
그런 황망한 마음으로 부활절을 맞으면 되겠습니까?
머지않아 다른 사고가 생기면 또 까맣게 잊을 것이 아닙니까?
사고에서 배우고 고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울기만 하는 기도는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는 기도입니다.
반복된 해상사고에 우리 모두 슬프지만, 이제는 그만 울고 그만 기도하십시오.
오히려 회개하는 마음으로 떨치고 일어나서 더 이상 같은 해상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선원 교육, 엄격한 선박점검, 승객 피난 교육 실시 감독,
해난구조 인력과 장비 확충을 위해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어떤 정치가가, 어느 정당이,
다른 남이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울고 애통하며 기도하는 바로 당신이
일어나서 법을 고치고, 감독기관에 찾아가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는 이런 혼란하고 무능한 구조현장이 보이지 않게 다시는 거짓말로 도배하는 앵무새 언론이 설치지 못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행동하십시오.
국민의 세금으로 딴 데 쓰지 말고
전복된 배에서 생존자를 구출할 방법과 장비를 마련하라고 국회에 청원하십시오.

주님은 그런 '몸의 기도'를 듣고 싶어하십니다.
가슴 아픈 올해 부활절에는 다시는 똑같은 희생이 반복되게 하지 않겠다는
그런 기도와 각오를 주님께 드립시다.

- 김범수(시애틀 드림교회 담임)

IP : 121.169.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점둘
    '14.4.23 12:17 PM (116.33.xxx.148)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 1111
    '14.4.23 12:31 PM (121.168.xxx.131)

    핵심을 찌르는 좋은 말씀이시네요..

  • 3. 살아있는 분이
    '14.4.23 12:44 PM (1.231.xxx.48)

    계시네요!!

  • 4.
    '14.4.23 1:43 PM (1.230.xxx.11)

    저런 목사님도 계시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3560 남경필·정병국, 경기지사 경선연기에 "따르겠다".. 3 lsatan.. 2014/04/25 757
373559 이상호님트윗보니 4 ... 2014/04/25 1,784
373558 박근혜 UDT를 DDT대원이라 함 18 몽심몽난 2014/04/25 2,878
373557 박마담 진도 방문했을 때 실제 벌어졌던 현장 상황 3 oops 2014/04/25 2,614
373556 서영석 - "정부가 아무대처도 못한다"는 얘.. 1 lowsim.. 2014/04/25 891
373555 부검에서 익사인지 아닌지 아는 방법 8 ㅇㅇㅇ 2014/04/25 2,788
373554 이런 건의 해보려고요 2014/04/25 259
373553 정부에서 애 많이 낳으란 소리... 12 하지마 2014/04/25 2,090
373552 남경필 정병국 함께 나오는건가요? 1 쪼매매 2014/04/25 588
373551 조선에서는 이상호기자의 기사를 연예면에서 다루네요.. 3 마치 헤프닝.. 2014/04/25 1,289
373550 해경 같이 물어주세요 6 어디갔지??.. 2014/04/25 788
373549 어제 다큐멘터리 히말라야인.. 학교가는길.. 너무 슬프더군요. 2 ... 2014/04/25 2,224
373548 보통의 해난사고 수습절차와 이번 사고에서의 해경과 언딘의 실수를.. 9 푸른바다 2014/04/25 967
373547 다이빙벨을 빌려왔다는 ..그 학교 .그리고 언딘..... -&g.. 9 퍼왔습니다 .. 2014/04/25 2,475
373546 유우성, 항소심서도 간첩 혐의 무죄 ”출입경기록 시스템 오류 맞.. 2 세우실 2014/04/25 549
373545 해경은 이미 민영화가 된 것 같습니다. 30 광팔아 2014/04/25 3,718
373544 저체온증이라는데 9 2014/04/25 4,148
373543 JTBC의 신뢰도가 궁금하신 분들 5 간단 2014/04/25 1,755
373542 오늘자 한겨레 사설에서.... 3 에효~~ 2014/04/25 2,119
373541 유족이나 유족친구들 아시는분.. 또는 이상호 기자님께 트윗해 줄.. 1 .. 2014/04/25 814
373540 임시분향소가 대학교에는 없나요? 게으름뱅이 2014/04/25 364
373539 박근혜 UDT를 DDT대원이라 함 22 .. 2014/04/25 3,003
373538 왜 그렇게 착하세요? 12 ... 2014/04/25 1,951
373537 지금 진도는…정치인車 "통과" 봉사자엔 &qu.. 6 ㅜㅜ 2014/04/25 1,080
373536 (펌) 세월호 참사의 주범입니다. - 관료와 돈, 그리고 대통령.. 2 동이마미 2014/04/25 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