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현장 기자의 말을 잊게 한 학생들
세월호 침몰 엿새째 안산의 한 장례식장.
오후 5시쯤입니다. 단원고등학교 교복은 아닌 것으로 보아 아마 중학교 동창, 아니면 그보다 더 오랜 친구사이였을 겁니다.
이 또래 친구들에게 장례식장은 익숙치 않은, 그런 곳일 겁니다. 그래도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용기내어 온 게 틀림없습니다. 빼빼 마른 남학생 한 명과 큰 뿔테 안경쓴, 바가지 머리를 한 남학생 한 명.
이 둘은 장례식장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빈소 현황이 나온 스크린을 말 없이 쳐다봤습니다. 한참을 서있던 한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건넨 한마디는 지난 6일간의 취재 때 들었던 그 어떤 말보다도 아렸습니다.
"2층부터 갈래, 3층부터 갈래."
이들이 3층짜리 장례식장에서 작별 인사를 해야할 친구들이 한두명이 아니었던 겁니다.
유족이 원하지 않는 방문을 하는건 우방국의 예(禮)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상(喪)중입니다!
오바마의 방한이 조문의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면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