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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어떻게 신고 접수 1시간 만에 세월호 사고를 보도할 수 있었을까요?

BBC 조회수 : 2,583
작성일 : 2014-04-23 04:01:25
저는 작업을 할 때 디지털 라디오를 켜고 BBC의 라디오2에 채널을 고정해 놓습니다. 유명한 게스트들도 나오고 디제이가 옛날 노래나 듣기 무난한 요즘 노래를 주로 틀어주는 채널인데 30분이나 1시간에 한 번씩 중간중간 뉴스를 전해줍니다. 

지난 주 수요일에도 아침부터 틀어놨습니다. 그러다 아침 11시쯤 세월호의 사고 소식이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그 때는 우리나라 뉴스 보느라 방송을 제대로 듣지 않았는데, 다시 듣기 서비스가 끝나기 전에 1주일만에 다시 해당 프로그램의 뉴스 부분을 들어보니 세월호에 대한 우리나라 언론 보도가 얼마나 개판으로 이루어졌는지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의아한 점도 있었습니다. 

일단...

- 알렉스 레스터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01:01:53 

방송 시작하고 1시간 정도 지났을 때 처음으로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전합니다. 3-4번째로 나오네요.

오전 11시경 (현지 시각 오전 3시): 학생들을 태운 한국의 페리가 운항 중에 사고가 나서 가라앉고 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배에 남아있는 승객들은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선과 구조 헬기를 기다리도록 지시받았다. 

해경에서 몇 대의 배를 사고 지점으로 보냈다. 이미 탈출한 승객은 배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들 몸을 가누기 위해 뭔가를 붙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3:00:45 

이 때는 2번째 소식으로 나옵니다. 

오후 1시 경  (현지 시각 오전 5시): 침몰 여객선에 승선한 수백 명을 구조하기 위해  구조대가 급파된 가운데  배가 놀라운 속도로 기울고 있다. 90분 만에 선미 부분만 보일 정도로 가라앉았다. 현재 승객 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은 안개가 자욱하다. 분노한 학부모들이 안개가 낀다는 기상 예보에도 불구하고 선박이 출발한 데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 바네사 펠츠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30:45

여전히 두 번째 소식입니다.

오후 1시 30분경 (현지 시각 오전 5시 30분경): 약 470명이 승선한 선박이 가라앉았고 1명이 사망했다. 현재 160명 정도가 구조되었다. 

1:00:48

오후 2시경  (현지 시각 오전 6시경): 현재까지 2명이 사망했다. 구조대가 약 300명을 구조했으나 100여명의 위치와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배가 빠른 속도로 침몰하는 동안에 수십 대의 헬리콥터와 경비함정, 어선, 상선 등이 대대적인 구조 작전을 펼쳤다. 

1:30:35

이번에도 두 번째 뉴스로 짤막하게 전합니다. 

오후 2시 30분경 (현지 시각 오전 6시30분경): 아직도 100명 정도가 실종 상태다. 

- 크리스 에반스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31:57

오후 3시 1분경 (현지 시각 오전 7시 1분경): 100여명은 실종 상태이지만 이미 350명 정도가 구조되었다.

01:01:28 

오후 3시 31분경 (현지 시각 오전 7시 31분경):  100여 명을 아직 구조하지 못했다.

01:31:45

오후 4시 1분경 (현지 시각 오전 8시 1분경): 300명이 실종상태이며 160명 정도만 구조되었다.

02:00:49

오후 4시 30분경 (현지 시각 오전 8시 30분경):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수백 명이 실종 상태다.

=================

1. BBC는  어떻게 해서 이처럼 빨리 사고 소식을 보도했을까요? 우리나라 신문에 난 시각이 10시쯤인데 그로부터 1시간도 안 돼서 헤드라인 뉴스로 뽑았다는 점이 선뜻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더욱이 자국의 음악 채널에서까지 긴급뉴스로 보도했다는 것이... 

평소에 영국인들은 우리나라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란,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등의 분쟁지역 또는 자국의 예전 식민지, 이해관계가 뚜렷한 지역의 뉴스가 위주가 됩니다. 이날은 테스코가 독일 경쟁업체 때문에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과 성공회 성직자가 복지 예산을 줄인 데이비드 캐머론 정부에 단식 등등으로 항의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세월호 소식이 나왔습니다. 

가디언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전 10시 좀 넘어서 사고 소식을 보도했네요. 

8시 58분에 해경이 사고 소식을 알았고 9시 30분에 헬기가 도착했으며 10시부터 승객이 탈출하기 시작했다는데, 긴급 타전할 여유가 있었던 것이 의아할 뿐입니다. 우리말 기사를 영어로 옮기는 데만도 시간이 소요됐을 텐데요.  

2. 처음에 160명이 구조되었다고 했다가 30분 후에는 300명 넘게 구조되었다고 보도합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결국 처음 보도한 내용이 대충 맞는 셈인데,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처음에 160명이라고 보도했었나요? 

첫 보도에서 배가 기울기 시작한 직후 승객에게 당장 바다에 뛰어들라고 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탈출한 선원이 거짓말한 건가요? 해경이 거짓말 한 건가요?

3. 해경이 연락을 받고 경비함정 "몇 척"을 투입했다고 나오네요. 그러더니 30분 후에는 수십 대의 헬기와 경비함, 어선 등이 대대적인 구조작전을 펼친다고...  뭐가 맞는 말인가요? 




IP : 211.192.xxx.13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4.23 4:24 AM (175.223.xxx.143)

    전 cnn 자주 듣는데 1시간이면 늦은거예요
    Cnn은 초스피드로 올라오던데요

  • 2.
    '14.4.23 4:28 AM (175.223.xxx.143)

    Cnn 은 한국에방송국이있는거같던데요 특파원 나오는데 뒤에 방송국인데 전부 외국인 기자들이 앉아있고 cnn 자기네 방송국 같던데 .. bbc는 모르겠네요 느린거보니...

  • 3. 처음에
    '14.4.23 4:30 AM (222.120.xxx.229)

    뉴스 "통신사"로 부터 타전되는 거구요 처음에 한국도 전원구조냐 아니냐로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전원구조 오보 떴던 시기 전에는 백 몇명 이런 식이었규요.

  • 4. 원글
    '14.4.23 4:42 AM (211.192.xxx.132)

    웹사이트 보니까 BBC나 가디언도 사고 직후에 보도를 한 걸로 보여요.

    그런데 주로 음악을 트는 라디오에서까지 긴급 뉴스로 비교적 빨리 보도한 것이 좀 이상해서요. 저기는 국내 뉴스 아니면 영국과 관련된 뉴스만 나오던데요. 1명이 사망한 걸로 알려졌을 때부터 헤드라인 뉴스로 다룬 것도 이상하고요.

    혹시 당국이나 언론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일찌감치 사고를 파악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 5. ...
    '14.4.23 8:44 AM (218.234.xxx.37)

    AP 기사를 받아서 썼을 거에요.. 우리나라도 그렇고 AP로 다 묶여 있습니다. (AP는 당연히 전 나라에 기자 파견) 우리나라로 따지면 연합뉴스 같은 건데, 속보 전문이고(가장 빨라야죠),
    이걸 언론사들이 받아쓸 수 있도록 계약합니다. (전세계 공통)

    민간인 400명이 탄 여객선이 침몰했으니까 엄청난 사안이라서 해외 음악 방송에서도 속보로 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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