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내 아버지 칼 세이건은 코넬대학에서 천문학과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는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했고, 자신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수백만 명에게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나의 부모님은 미신과 신비주의, 그리고 맹목적 믿음이 가득한 영역에 과학적 사고를 불어넣기 위한 책과 수필,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깊이 사랑했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들의 공동작업은 곧 이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었습니다. 그들의 작업 중 하나가 1980년대 텔레비전에 방영되었던 코스모스(Cosmos)입니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 부모님은 저녁식사 시간마다 회의적 사고와 우주의 역사에 관련된 한 가지 주제를 잡아 나와 대화했습니다. 우리는 끈질기게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주고 받았고, 절대 “내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또는 “그건 원래 그런거야”라고 답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모든 질문에는 설사 그것이 답이 없는 질문이라 하더라도, 깊은 생각과 솔직한 의견이 따라왔습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그때까지 친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나는 아버지에게 그 분들이 어디 계신지 물었습니다.
“그분들은 세상을 떠났단다.” 그는 슬프게 말했습니다.
“그럼 아빠는 다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볼 수 없나요?” 나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다시 보고 싶지만, 자신은 죽음 뒤에 다른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래서 그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왜요?”
그는 매우 부드럽게,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을 믿는 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자신에게, 그리고 권위 있는 다른 이들의 생각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속이게 될 거야.” 그는 오직 진실만이 비판을 견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가 내가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던 순간입니다. 그 뒤로, 어린 내가 존재의 두려움에 빠지려 할 때마다, 부모님은 내게 그들의 과학적 세계관으로 나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너는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단다.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야.” 그들은 한 사람이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운명의 갈림길이 있는지를 이야기했고, 내가 지금 바로 나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공기를 호흡하고, 물을 마시고, 가까운 별이 내는 따스한 온기를 즐길 수 있게 진화했다는 사실도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유전자를 통해 조상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리고 더 멀리는 우주와, 곧 내 몸을 이루는 모든 원자들은 항성들의 핵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는 그의 유명한 말인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We are star stuff)’는 말을 내가 어린 시절부터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들은 또한, 우리가 영원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바로 우리가 깊이 감사해야 할 이유이며, 이것이 우리에게 심오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우리의 존재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기력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희귀한 혈액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이 뉴스로 보도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그가 최고의 의사로부터 진료받을 수 있도로 시애틀로 이사했습니다. 병은 호전되었고, 다시 재발했으며, 골수 이식을 받았고 또 재발하고, 두 번의 골수이식을 더 받은 후 내가 14살이던 1996년 겨울, 그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가 살던 옛 집에는 아버지가 남긴 수천 종류의 노트와 자료들이 가득했습니다. 어머니는 이들을 보존하고 정리하고 싶어했지만, 어떤 학교나 기관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수 년간 홀로 이를 정리하던 어머니는 코스모스의 새로운 버전을 만들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4년 동안 여러 후원회와 관련 기관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패밀리 가이를 만들었고, 아버지의 열렬한 팬인 세스 맥팔렌(Seth McFarlane)을 만났습니다. 세스의 도움에 의해, 그리고 어머니와 닐 디그라스 타이슨의 노력으로, 이제 수천만 명이 다시 과학의 경이로움과 비판적 사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이렇게 어떤 형태로 살아나는 것을 보는 것은 놀라운 경험입니다. 특히 나는 다음 세기의 학생들도 어쩌면 아버지의 글을 읽고 그의 삶을 생각할 지 모른다는 것을 가끔 상상하며, 이는 죽음보다 더 강력한 무엇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나는 어린 시절 부모님께 배웠던,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몇 십억 년 뒤 태양은 수명을 다할 것이며, 아마 그보다 훨씬 전에 인간의 문명은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불멸과 필멸의 수수께끼를 떠올리는 순간, 나는 아버지와 나눴던 그 때의 대화를 떠올리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내 마음속에서 살아있는 아버지를 느낍니다. (NYm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