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씨랜드 참사...박경란 시인의 글입니다....

작성일 : 2014-04-21 17:28:39

아이야 너는 어디에   

아이야
여섯살이잖니
두 손으로 셈하기에도
네 개나 남은 나이인데
엄마와 3더하기 3은 6
아직 일곱 여덟
셈하는 놀이도 끝나지 않았는데
하룻밤만 잔다더니
여직 그 곳에서 놀고 있니

호숫물이 맑아
바닥에 뒹구는 조약돌이
말갛게 보이듯
네 눈동자도 그리 맑았지

너의 향긋한 냄새는
너의 침대 베갯닛에도
너의 꼬꼬마 인형의 때묻은 뺨에도
그리고
지난 번 소풍에 찍었던
사진속의 네 미소에도
남아 있는데
너의 보송보송한 얼굴과
너의 고운 음성은
어디에 두었니
왜 그리
꼭꼭 숨었니

아이야!
네가 좋아하던 하늘나라에 누가 있더냐
너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아주는 이
엄마 말고 누가 있더냐
너를 반겨 안아 주는 이
할머니더냐, 할아버지더냐
그래 아이야
엄마 없다 울지 말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그 분 손 놓지 말고 꼭 잡고 있으렴

장난기 많아
잠시도 가만 못 있는 아이야
두고 온 세상 궁금하여
무릎 꿇고 내려다 보겠지
너희들 맑은 눈으로
이 세상 구석구석 보다가
무심한 어른들
욕심많은 어른들
심술궃은 어른들이
만들어 둔 웅덩이가 있거든
아이야, 너희들이 천사되어
꿈속에서 일깨워 주려마
다시는 다시는
이런 슬픔이 없도록 말이다

아이야,
천사의 날개짓을 하고
오늘밤
또 내일밤
잠 못들어 뒤척이는 엄마 곁에
향긋한 너의 향기 뿌리며
오지 않겠니
내 그 때라도
너의 보들보들한 뺨에 내 얼굴을 비비고
너의 은행잎 같은 손을
내 눈에 대어
흐르는 눈물을 막아보련만
그렇게나마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이 내 질긴 목숨
그래도 어이어이 이어 보련만

아이야
오늘도 이 엄마는
너를 안았던 가슴이 너무 허전해
너를 부르며 피를 토한다
보고 싶은 내 아이야
귀여운 우리 아기야 
  

2006년 6월 30일  시인 박경란

[출처] 1999년 씨랜드 참사.. 박경란님에 아이야 너는 어디에 | 작성자 행복천사 민지

아....정말....아직 어린 , 한세상 살아보지도 피어보지도 못한 아이들, 학생들의 참사가...더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요....

부모님들.....어쩌면 좋을까요.......

IP : 122.34.xxx.20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qas
    '14.4.21 5:44 PM (112.163.xxx.151)

    정말...아이를 잃는 슬픔이란 게 얼마나 클 고통인지 상상조차 되질 않아요....
    덧없이 사그라진 목숨들도 너무 안타깝고...

  • 2. 그때
    '14.4.21 5:50 PM (125.182.xxx.87)

    잊지못해요 얼마나 충격이었는지...지금도 그렇구요

  • 3. 원글
    '14.4.21 5:54 PM (122.34.xxx.203)

    씨랜드도, 마우나리조트참사, 세월호 참사......제발....아이들은...ㅠㅠ

    아이들관련한 어떠한 행사나 움직임 등에 더 철저한 관리나 법규나 안전이 절대 필요하다고 봅니다.

  • 4. 슬픔
    '14.4.21 6:08 PM (223.62.xxx.100)

    사진이나찍고 폭탄주나 마셔대는 저들!
    이나라를 어디로 끌고가는걸까요?
    아직도 씨랜드 사건이 잊혀지지않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8952 과외선생님 이 말에 제가 좀 예민한가요? 8 과외샘 2014/06/17 3,649
388951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6/17am] 문창극은 화살받이? lowsim.. 2014/06/17 1,401
388950 자식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16 엄마 2014/06/17 3,772
388949 2014년 6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06/17 1,516
388948 (불시청운동)차인표 개념발언 ? 516 배경 드라마였네요. 13 비록드라마홍.. 2014/06/17 4,737
388947 박지원의원 4 ㅎ ㅎ 2014/06/17 1,997
388946 155정도되시는 30대분들 옷 어디서 사세요?? 4 ㆍㅣ 2014/06/17 2,823
388945 아파트 분담금은 층마다 다른가요? eepune.. 2014/06/17 1,365
388944 뉴욕에서 런던에서, 이어지는 세월호 기억하기 3 light7.. 2014/06/17 1,581
388943 부엉이 엄마 ㅠㅠ 4 허허 2014/06/17 1,919
388942 당뇨환자 식이요법 아는거 있음 댓글 달아주세요 7 당뇨 2014/06/17 2,488
388941 남자분들께 조언 좀...(시계) 7 .. 2014/06/17 1,701
388940 박영선 의원때문에 벌벌떨고있따.. 2 .. 2014/06/17 2,853
388939 이런 일로 맘 상하면 제가 째째한건지 봐주시겠어요? 42 dd 2014/06/17 9,975
388938 욕조 밟으면 나는 소리...이거 하자 맞나요.. 3 욕실 2014/06/17 2,532
388937 매실 담그기 - 총체적 질문이에요 16 방법 아시는.. 2014/06/17 2,945
388936 세돌짜리 애가 절 "친구"로 의식하고 저한테 .. 80 2014/06/17 15,189
388935 다이어트 시작. 12 올해 2014/06/17 3,168
388934 간호조무사 괜찮을까요? 7 나이44 2014/06/17 4,997
388933 헬스장에서 여성들 춤추는 거 봐도 괜찮을까요? 13 male 2014/06/17 3,465
388932 제가 발견한 된장찌게는 3 s 2014/06/17 2,522
388931 90년대 편의점 기억이 나시는 82쿡님들 계세요..??? 20 ... 2014/06/17 4,816
388930 맨하탄에서 하숙을 할려는데... ,,, 2014/06/17 1,226
388929 안좋은 남자들한테 자꾸 엮이는 분들 참고하세요 9 ... 2014/06/17 5,767
388928 깨 반출 되나요..? 4 바보 2014/06/16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