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 아저씨가 교감 선생님이었다니…

세상에나 조회수 : 4,995
작성일 : 2014-04-21 11:04:07

“교감 선생님이 없었으면 저는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요. 감사하고, 또 죄송할 따름입니다.”

지난 16일 오전 8시 40분쯤, 친구 5명과 함께 제주 여행을 위해 세월호에 탑승했던 대학생 A(21·여)씨는 이상한 조짐을 느꼈다. 5층 객실에 있던 A씨는 조금씩 기우는 배 안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복도를 엉금엉금 기어가 구명조끼를 간신히 입었다. 직감적으로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학생들의 탈출을 돕던 중년남성이 나타났다. 그는 재빨리 탈출구를 찾아 문을 열었다. A씨 일행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배가 기운 탓에 여자 힘으로는 쉽지 않았다. 수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팔에 힘이 풀려 포기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이때 그 남성은 앞장서 출입구를 열고 올라가 “너희 거기 있으면 다 죽는다. 힘이 들더라도 여기로 올라와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A씨 일행을 독려했다. 힘을 얻은 A씨는 다시 탈출을 시도했고, 그가 손을 잡고 끌어줘 겨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A씨 일행은 구조헬기를 타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그는 A씨와 함께 헬기에 오르지 않았다. 먼저 구조될 수 있었음에도 “빨리 나와라. 이쪽으로 와라”고 외치며 끝까지 학생들을 구하다 나중에야 배에서 빠져나왔다.

그는 단원고 교감 강모(52)씨였다. 강 교감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수학여행단의 총책임자로서 가슴 한편에 죄책감이 남았던 모양이다.

구조된 단원고 후배 교사들이 실종 학생 부모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원망을 듣는 모습도 그에게는 고통이었다. 결국 마음의 짐을 덜어내지 못한 강 교감은 지난 18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근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저를 구해준 분이 교감 선생님인 줄 몰랐지만 뉴스에 나온 모습을 보고서야 알게 됐다”면서 “감사한 마음에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교감 선생님 본인이 먼저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학생들을 구하려고 동분서주 돌아다녔고, 내가 눈으로 본 것만 6~7명을 구했다”면서 “최선을 다하셨는데 돌아가시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교감은 목숨을 끊기 전에 유서를 남겼다. 두 장짜리 유서에는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줘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선생님이었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421008010

IP : 122.40.xxx.4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14.4.21 11:09 AM (117.111.xxx.57)

    하늘에서 펀안하시길..
    눈물나네요

  • 2. 츄비
    '14.4.21 11:11 AM (210.108.xxx.250)

    눈물이 ..

  • 3. ㅠㅠ
    '14.4.21 11:14 AM (61.254.xxx.82)

    고등학생 자식이 있고 부모님 모시고 산다고 들었는데 어찌 ㅠㅠ

  • 4. 민짱맘
    '14.4.21 11:19 AM (118.131.xxx.4)

    가슴아프고 눈물만 나네요~

  • 5. 진짜...
    '14.4.21 11:19 AM (211.201.xxx.173)

    죽일놈들은 따로 있는데, 꼭 사셔야 하는 분이 가셨네요.. ㅠ.ㅠ

  • 6.
    '14.4.21 11:20 AM (1.177.xxx.116)

    교감선생님 너무 마음 아파요.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 7. 하...
    '14.4.21 11:30 AM (173.172.xxx.134)

    이제는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함께간 아이들과 편히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 8. 살아계셨으면
    '14.4.21 11:38 AM (122.153.xxx.162)

    82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였을.............

    사고첫날 단원고는 책임을 져야해요...거기서 부터요, 거기서부터요...운운
    글 올리며 학교탓하던 분들 속좀 시원 하시겠습니다

  • 9. ......
    '14.4.21 1:35 PM (125.180.xxx.200) - 삭제된댓글

    하늘에선 편안하세요. 우리 모두가 지켜드리지 못했네요....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2909 저 같은 경우는 어떤 운동을 하는게 좋을까요.낼모래 쉰인데요. 3 ... 2014/06/28 1,670
392908 튼살에 효과적인것은? 튼살 2014/06/28 1,205
392907 남의 트위터에 댓글달때는 자신도 트윗에 가입돼있어야 하나요? 8 트위터 2014/06/28 976
392906 국내산 삼겹살 싸게 대량으로 3 먹방 2014/06/28 2,259
392905 잡곡밥이 너무 싫어요 6 우짤꼬 2014/06/28 2,446
392904 만 40이상이면, 40도 포함이 되는지요? 7 .. 2014/06/28 2,145
392903 복도식 아파트에서 문열고 애키우는 게 이해가세요? 6 스트레스 2014/06/28 2,391
392902 인간중독 봤는데 20 .. 2014/06/28 14,544
392901 도곡동 역삼우성아파트 어때요? 3 강남 2014/06/28 5,149
392900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열이 나는경우도 있나요? 3 ㅇㅇ 2014/06/28 1,322
392899 오마이베이비 아기들 다 이쁘네요 8 사랑 2014/06/28 3,649
392898 평수 37평 정도 되는데 9 모임 탈퇴할.. 2014/06/28 3,458
392897 60~70대 분들 스마트폰 사용시 앱 추천요 6 사탕별 2014/06/28 1,483
392896 .. 40 ?? 2014/06/28 11,171
392895 tv조선에서 나라탓 국가탓 하지 말래요 ㅋㅋ 15 역쉬~ 2014/06/28 2,848
392894 [펌] 노무현의 예언 "저거들이 우리한테 사람 빌려달라 할끼다".. 2 그립다 2014/06/28 2,441
392893 KBS국제망신. 보도국장 아들 AD카드 부정사용 3 월드컵 2014/06/28 2,287
392892 급해요>강남고속버스터미널 근처 부페 있나요? 19 부페 2014/06/28 4,211
392891 역사학자 전우용님 트윗 1 동감 2014/06/28 1,708
392890 해외이사해보신 분들^~~~ 6 미즈오키 2014/06/28 1,544
392889 급질/워터파크갈때 남편 썬캡써두되나요? 2 부자맘 2014/06/28 1,442
392888 임병장...마음 아프네요. 55 진심으로 2014/06/28 14,197
392887 혼자 사이판 가요. 10 사이판 2014/06/28 4,848
392886 할 수 있다. 품사 알려 주세요. 8 2014/06/28 3,156
392885 김민준 손가락 사건의 진실 - 들은 이야기 22 조작국가 2014/06/28 15,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