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쯤이었나 뒤늦게 인터넷으로 사고 소식 알고 티비를 켰더니
모두 구명조끼 입었고 배에서 탈출했다고 하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저렇게 배가 많이 갔으니 어떻게든 다 구조하겠지
가슴 졸이면서도 믿었지요.
구조할 배들이 침몰한 배쪽으로 가는 걸 보고
행여라도 배가 물에 떠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을 발견 못하고 다치게 하는 일은 없을까
엉뚱한 걱정을 했지요.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란 오보가 엠비씨 뉴스에 계속 뜰 때는
정말이지 한 명이라도 잘못되면 미칠 거 같았는데 다행이다 다행이다 하면서
다른 승객들도 무사하기만을 빌었죠.
그 와중에도 대책본부 어쩌고 하는 사람들
노란 잠바입고 앉아서 탁상공론 하는 모습이 얼마나 눈에 거슬리던지.
사고가 나면 대책본부란 게 있기 마련이고 누군가가 지휘를 해야겠지만
여지껏 우리나라 대책본부가 제대로 대처했던 적이 있나요?
되려 일선에서 구조활동 하는 사람들이 윗선에 브리핑 자료 준비하느라
구조가 늦어질까 걱정이더군요.
저번 부산 외국어대 참사 때도 일선에서 구조활동 하던 소방관이
분개하는 글 썼던데...
박근혜가 어쨌다 저쨌다는 자막 계속 뜨고.
그럼 대통령이 무사히 구조하라하지, 대충 하라고 하겠어요?
그게 뭐 그리 대단한 뉴스라고 계속 나불대는지..
아이들은 그 시각 배에 갇혀 나오지도 못하고 있었다는데.
전원 구조? 미친놈들.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지.
씨랜드 사건 때
내 아이 또래 애들 땜에 가슴아파 며칠을 울고
천안함 사건 때도
젊으니까, 제발 그 안에서 조금만 버텨주길, 살아있길 빌며 밤을 새고
작년 해병대 캠프 익사 사건도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을 그렇게 죽음으로 몰고가더니
이게 또 뭔가요?
사고야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그야말로 '사고'였다치고
그 선장놈 바로 해경에 구조요청하고 승객들 구명조끼 입혀서
구명정에 태우고 갑판에 있게 했어야지
정말 세상에 있는 욕 다 퍼부어도 시원치 않을 살인마.
내가 이렇게 힘든데
지금 밤바다 앞에 앉아 통곡하는 부모들 심정은 상상도 못하겠네요.
우리 아이들
제발 제발 무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