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도 안간 어린이들한테 야한옷, 야한포즈로 화보집 내는 나라니까요
오죽하면 타인이 자기 아이 예뻐하는 것에도 극도로 예민한 반응이겠어요.
근데 요즘은 일본이나 서구사회만 뭐랄것도 없는것이.. 우리사회도 점점 그런분위기거든요.
얼마전 지하철을 탔는데 남루한 차림의 노약자석 할아버지가
엄마랑 함께 지하철에 탄 5,6세 가량의 남자 아이 머리를 귀엽다며 쓰담쓰담하는데..
애가 지켜보던 제가 다 민망할 정도로 (그 할아버지 손이 더럽다는 듯)머리를 털고 소리를 지르며 좀 예민하게 반응을 하더라구요.
그 노인분이 멋진 노신사였으면 애 반응이 그랬을까 싶고..
또 요즘 아이들이 과거보단 꽤 까다롭게들 자라니.. 아이 입장에서 또 그 상황이 참 어색하고 낯설었을듯도 싶고
그 나이의 아이들은 아직 타인과의 스킨십이 그리 많지 않았을테니 더욱 그랬을듯도 싶고..
아이 반응을 보며 질색 팔색하는 혐오의 표정을 그대로 드러내던 그 엄마도
"어른한테 아이고 엄마고 그게 무슨 태도냐며" 비난의 눈빛만을 보내기엔 마음이 참 복잡미묘하더군요.
그러고 상황 종료면 다행이었을 일을..
그 노인분이 모멸감인지 당황인지 분노인지 모를 여러 감정을 담아 아이와 엄마에게 악담을 퍼붓기 시작하는데..
"나중에 너같은 놈이 커서 사람을 막 칼로 찌르고 말이야.. #$%$@$% 교도소 가서 말이야.."
등등 온갖 악담을 퍼붓기 시작하는데..
그 소리 듣고 참고 있을 엄마가 어딧겠어요
엄마도 "할아버지 말씀 너무 심하신거 아니세요"라며 대들기 시작하고
옆에서 보다 못한 오십대 아주머니가 아이와 엄마를 옆칸으로 억지로 데려 가더라구요.
전 어느누구도 잘못했다.. 비난하고 싶은 생각이 안들었어요.
잘못이라면 이 시대가 잘못 아닌가요.
화살처럼 빠르게 날아가는 시대의 흐름에 적응못해서.. 과거에 갇힌채 도태된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죠.
나의 호의가
자칫하면 무례가 될수도.. 악의가 될수도.. 범죄가 될수도 있는 세상이니..
저부터도 많이 주의를 하면서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또 언급해서 죄송하지만.. 어제 오늘 여러사람 입에 오르내린 성** 씨가 참 안타까웠고
그런 복잡한 심경과는 별개로 정신 바짝차리고 살아야겠다 싶더군요.
추성훈씨가 슈퍼맨 초반에 인상적인 인터뷰를 하더군요
"딸 아이가 어느정도 자라면 속옷(팬티) 세탁도 함께 않는다.." 이런 뉘앙스의 얘기..
또는 유토란 아이를 봐주기로 했을때 "샤워는 어떻게 하냐"
그저 무심히 넘길수도 있는 얘기같지만 전 그때 참 예민하고 민감하게 들었거든요
피붙이 딸아이지만 더더욱 조심하고
같은 동성의 남자.. 아무리 아기라지만.. 쉽게 생각하지 않고 주의하는 모습이 그랬어요.
일본보단 늦은감이 있지만.. 우리도 점점 이런 사회분위기가 더해졌으면 더해졌지 완화되진 않을거예요
그런거 일일이 신경쓰면서 사는거 참 피곤하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그런게 사회라면.. 도태되지 않으려면 맞춰 살아야죠.
세태가 이런데..
어느 한쪽을 너무 예민한 부류로 치부해버리거나 그 반대로 몰아붙이진 말았으면 좋겠어요
충돌하지 않으려면 서로 주의하는게 정답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