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가 없다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지만 모든 것이 지나치리만큼 객관적이고 비판적이고 (다른 사람들한테만 한해서가 아니라 본인 자신에게도 무척 엄격한 사람이었죠) 대화할때마다 어딘가 찬바람이 쌩하니 부는 사람이었죠.
천성 자체도 약간 그렇게 타고났겠지만 여러가지 짐을 많이 지고 사는 사람이라 그 부담감때문에 항상 저렇게 각이 잡혀 사는구나 그렇게 이해하며 살았죠. 딱히 달라질거란 기대 자체를 안했어요.
그러다 어제 오랜만에 대화를 나눴는데 평소처럼 객관적이고 칼같은 모습은 비슷한데 전체적으로 그 사람을 감싸고 있던 찬 공기가 싹 사라지고 봄처럼 다정하고 나긋해졌더라고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태까지 그 사람의 어깨에 올려져 있던 짐들이 많이 사라진게 아닌가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 참 웃긴게 저는 4월 중순인 지금까지도 봄이 온걸 실감하지 못했는데 지인의 따뜻해진 모습에서 봄이 왔다는걸 새삼 깨달았지요. 제 일도 아닌데 그게 왜 이렇게 기쁘던지요. 겨울 내내 우중충한 집안에 틀어박혀 있다가 봄이 찾아와서 오랜만에 예쁜 개나리도 보고 쏟아지는 햇살도 보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 82님들도 다 그렇게 따뜻한 봄을 맞으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