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된 딸 하나 키우는 제 얘기에요.
양가 부모님은 도와주실 수 없는 형편이고 남편도 자정이 넘어야 퇴근하니 얼굴은 아침에만 잠깐 봐요.
아침6-7시에 일어나 저녁8-9시에 잠드는 아기,,
낮잠은 세번에 나누어 서너시간쯤 자는데
그 시간은 워낙 소리에 예민하니 시끄러운일은 할수 없고 미리 돌려둔 빨래(아기낳고나니 빨래는 왜이리 많은지)널고 걷고 개고 정리해넣고
바닥 부직포로 밀고 물걸레포로 밀고 아기가 빠는 장난감들 좀 닦고 저도 대충 끼니 챙겨먹고 좀 쉬고요.
아기가 아침에 제일 기분 좋으니 이때 밀린 집안일하죠.
일어나자마자 마사지해주고 좀 놀아주다 젖먹이고
장난감보여주곤 전날먹은 설거지하고 남편아침에 먹을 간단한것 챙겨주고 젖병삶고(혼합수유중이라서요) 행주삶고 저도 간단히 빵같은 아침 챙겨먹으면 아기가 지겹다고 칭얼거려요.
수면교육 다 시도해봤지만..여전히 잠투정이 심해서 아기 재우고 나면 진이 빠져 저도 좀 쉬어야하고...
여자아기지만 의사선생님이 병원 갈때마다 애기가 왜이리 힘이 좋냐고 하실정도로 기운차고 활달해서
이리 놀아달라 저리놀아달라..세워달라 앉혀달라,,,,울때는 얼마나 장사인지 제가 감당이 안될정도로 뻣대며 우니
많이 안아주지 않는 편인데도 손가락마디며 허리며 어깨며 안아픈데가 없고..
하루종일 애한테 쉬지않고 얘기해주고 노래도 불러주는데 정작 대화할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외롭기도하고
저녁에 아기 목욕시키고 놀아주다 저녁잠투정 달래서 재우고나면 정말 영혼까지 털리는 느낌이에요.
겨우겨우 밥한술 뜨고 아기목욕한거며 장난감이며 정리하고 나면 기절하듯 잠들어요.
남들도 다들 아기키우며 사는데 뭐가 이리 힘든지..
어제 새벽엔 일어나서 안자고 징징대는 아기 한시간을 넘게 달래다
무슨 정신인지 잠깐 미쳤었는지 아기두고 밖으로 나가버렸어요.
찬바람맞으며 핸드폰 시계만 보며 우리집을 올려다보는데...2분이나 지났을까...
아랫층 불켜지는거 보곤 아랫집에 미안해서라도 안되겠다 싶어 후다닥 올라가 다시 달래고달래고달래고....
그러다 새벽 늦게야 들어온 남편 보곤 아기안은채로 엉엉 울어버렸어요. 소리도 꽥꽥 질렀네요.
남편이 저보다 더 힘들텐데...
제 바닥까지 본 것 같은 기분이에요. 피곤해서 몸은 바닥에 눌러붙을것 같은데 6시까지 잠이 안오더라구요.
제 인내심이 부족한건지..아니면 남들도 속은 이리 곪아가며 아기키우는건지..
그냥 주절주절..이렇게라도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으면 정말 미칠것 같아서요.
밖에 나가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유모차타면 잠들어 얌전해질때보다 울어버릴때가 더 많고...
겨울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사이 봄은 오고, 꽃이 피는지도 모르게 다 져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