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사시는 거동이 불편하신 아주머니(나이로치면 할머니라 불리실)얘기입니다
작년부터 작은 새끼 믹스강아지를 새로 들여 집 밖에 묶어 키우셨어요
워낙 사람을 좋아하고 이쁘게 생겨 길가 오가는 동네분들이나 학생들한테 이쁨도 많이 받아오던 강아지입니다
어릴 때 데려와 애교도 많은 그 아이에게 저도 왠지 짠한 맘에 자주 쓰담쓰담 해줬네요
얼마전부터 눈이 이상해서 들여다보니
한쪽눈 앞머리에 내부에 자리잡고 있어야 할 부분이 튀어나온 듯 흉측하게 삐져나와 있어요
그 집 딸인 언니에게 물어보니 수술을 해야 한답니다
차가 없어 곤란하다 해서 그래도 치료를 해 줄 맘이 있어보여 반가운 맘에 내가 태워다 준다고 했습니다
보통 시골에서 키우는 개들 큰 돈 들여 치료를 해주는 경우는,,
견주가 자기가 키우는 동물을 반려견으로 여기느냐,
적적하고 심심해 키우며 짬밥처리용정도냐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거죠
솔직히 그 아주머니 따님이 치료하겠다는 말은 제게 좀 의외였어요
그 집은 저 어릴적부터 동물을 키워왔지만 늘 도살용으로 키웠거든요
지금은 자식들도 학교교사, 사업하시는분, 번듯하게 키워 형편도 어렵지 않으세요
가끔 그 강아지 먹을거 챙기고 예뻐해줄 때마다 "너도 나처럼 동물 이뻐하는거 보니 병이구나" 하시길래,
먹고살기 힘들던 시절 했던 장사하시던 마인드는 아닌가보다 했는데 ,,,
언제 치료하러 가시냐 여쭈니 "40만원이나 들여 미쳤다고 개한테 수술을 해주냐, 버럭 하시네요.
그래, 그럼 이 아이 어쩌시겠냐 슬며니 여쭈니 먹어버려야지 머하냐고,,,합니다.
내얼굴 훌쩍 훑더니 "팔아야지" "얼굴이 이쁘니까 (암놈) 새끼 한 번은 내고 팔아야지"
참,,, 뭐랄까 인간이 과연 뭘까 싶대요
눈이 아파 치료도 안돼 진물이 흐르기 시작한 2살남짓한 그 아이한테도 공짜밥은 없었네요
같이 사는 가족들이 워낙 개를 싫어해 반려견 들이지는 못하는 환경인지라,
저 아이를 데려오지도 못하고,, 요즘 퇴근하고 그 아이 간식챙겨주며 얼굴을 바라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그 아줌마한테 버럭버럭 소리치고 싶습니다.
제발 동물좀 들이지 말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