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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중고 교육 경험담

경험담 조회수 : 3,107
작성일 : 2014-04-10 11:23:02

몇 년 전 저희 가족이 미국에서 살게 되어 아이들이 초3, 중1로 각각 들어갔어요.
아주 많이 비싸지 않지만 평판 좋은 사립학교였어요.
한국 애는 한 반에 한 명 정도니, 많은 편은 아니었어요.

저희 작은 애는 한국에서 학원은 다녀 본 적이 없고, 영어도 전혀 모르고, 알파벳도 다 모르고 갔어요.
그런데 가자 마자 수학을 잘했나봐요.
인도계 엄마가 저에게 쿠몬 하냐고 묻더라구요. 자기는 미세스 누구(한국 성)에게 쿠몬한다고..
그게 우리나라의 구몬학습이더라구요.
나중에 제 아이가 그러는데, 그 집 아이가 수학을 제일 잘했다네요. 그 다음이 자기라고..
선생님이 물어보면 자기는 일단 한국어로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영어로 답을 해야 해서 그 아이보다 느린거라고 하더라구요 ㅎ

하여간 그 학교에 백인, 동양인 할 거 없이 얼마나 공부 경쟁이 심했는지...
그 학교 중등과정에 큰 아이도 다녔는데, 누가 1등이고 2등이고, 그 다음은 누가 1등 했고, 그게 화젯거리.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국도 공부 열의가 대단해요.

또 그 지역에 이름난 특목고가 있었어요. 시험쳐서 들어가는 학교인데 거기 가면 영재취급 받았거든요.
그 동네의 선망의 학교였죠. 그런데, 한국이랑 너무 비슷한 게...
공부 잘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그 고교를 가고 싶어하는 부류가 있고,
그 학교에 가면 내신(GPA)이 잘 안나와서 대학 가는데 불리하다고 오히려 그 고교를 안가는 경우도 있었어요..
제 큰 애도 그 학교에 다녔는데 다니는 내내 내신 때문에 다른 일반고로 전학갈까 말까 고민 고민했어요.
일반고 가면 올A 받을텐데, 그 학교에서는 그게 엄청 힘든 일이었거든요.

결론적으로는 그 고교에서는 잘하는 애들 사이에서 공부하고 경쟁 하고,
학교가 빡세게 공부를 시키니 학생의 실력은 거의 대학 1, 2학년 수준으로 올라가지만,
내신이 잘 안나와서 대학 입시 경쟁력은 떨어지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 내신 때문에 특목고 일반고 선택 고민과 너무 비슷한 거예요.

제가 10 여년 전 기사에서 봤는데, 프랑스의 학부모들도 자녀교육에 엄청 열심이라고 합니다.
왜냐면, 산업혁명 이후 성공에 가까와 질 수 있는 수단에 교육만한 것이 없다고 시민들이 알아차린 거라는 분석이었어요.
사교육을 얼마나 하는지는 기사에 나오지 않았지만, 자녀교육에 대한 중산층의 열정은 어디나 다 비슷한 거 같아요.

제가 아이들을 보낸 미국초중고가 교육에 열의가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미국선생님들의 열의와 정성은 한국보다 두 배 이상이었어요

미국 3년 생활 후 귀국해서 우리나라에서 작은 아이를 중학교를 보내본 결과,
우리나라의 문제점은 사교육을 안할 때 불안감이 너무 크고
수입에 비해 사교육비 비율이 너무 크다.
빨리 빨리 국민성이 알려주듯이 성과를 급하게 보기를 원해서 그런지,
초등학교부터 너무 과도하게 사교육을 시켜서,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있는 거예요.

또 사교육을 안하면 학교수업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공교육이 부실해지고 있는 거.
그러면서도 학교가 아이들을 재촉하죠.
공부 못하면 낙오자처럼 낙인찍는 학교 분위기는 고쳐져야 될 거 같아요.
학교와 부모님 모두.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하구요.

 

 

IP : 61.254.xxx.20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10 11:28 AM (68.49.xxx.129)

    미국에서 하이스쿨, 학부,대학원 나온 제 경험으론..할 애들은 다 하더라구요. 다만 우리나라보다 덜 빡세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모든 학생들이" 전부 다 대학가는, 입시지향적인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 한국에선 너도 나도 대학이 일단 목표니깐 그만큼 더 치열하게 느껴지는 거구요.

  • 2. 원글
    '14.4.10 11:59 AM (61.254.xxx.206)

    액티비티 하나 하려면 라이드가 가장 큰 문제죠.
    미국은 아이 잘 가르치려면 진짜 맞벌이는 못해요.
    엄마가 벌고 아빠가 애들 뒷바라지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아이들을 계속 여기저기 데리고 다녀줘야 하니까요. 기다렸다 데리고 오고...
    아이가 잘해서 대회라도 나가서, 계속 잘하면 다른 주까지 원정가는 대회도 있구요.
    골프, 테니스, 양궁 등 공부하면서 실전선수들처럼 대회도 자주 나가더라구요.

    한국이 천국.
    학원은 차가 다 데려다 주고, 아이들끼리 다닐 수도 있고요.
    맞벌이 안하면 82에서 욕은 먹고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맞벌이 안해도 될 만한 경제구조였구요.

  • 3. ...
    '14.4.10 12:05 PM (175.123.xxx.81)

    미국도 시키는 사람들은 다해요..전 시카고에 살았는데 제가 사는동네가 흑인인데 유명사립대가 있어요..오아시스처럼 흑인동네에 학교 때문에 백인들이나 유색인종이 조금 사는...그러니 사실 학교관련 학생이나 패컬티 아니면 들어올일이 없죠 그런게 학교에 유명한 사립학교가 있어요..만세살부터 고등까지..패컬티한테는 50프로보조 해주고..보통 집 가까운 부잣집애들이 다니는 곳이긴한데...거기 다니는 엄마들을 만난 경우가있는데 애들 그 학교 보낼려고 이사왔다고 하더라구요...백인들이 흑인동네에 들어오는게 쉽지 않은데,,오직 학교 때문에..또 보니깐 아이들과 엄마만 살고 남편은 먼거리에 있고...이것도 기러기라고 해야하나...학교 때문에 다들 그러고 살더라구요..제 조카도 기프티드 클래스가 됐는데 이걸 시험봐서 못하면 클래스에서 나가야된데요 ㅎㅎㅎ 그래서 그 반에 들어가면 안나갈라고 미국 엄마들도 애들 다 튜터링 시키고 그러더라구요..

  • 4. 그니까요
    '14.4.10 12:17 PM (115.137.xxx.87)

    어디나 사람 사는데는 다 똑같은건데,,,
    ebs가 잘못된 정보도 많이 만들어줬죠

  • 5. 원글
    '14.4.10 12:37 PM (61.254.xxx.206)

    미국에 몇 년동안 집값하락기였는데, 학군이 좋은 동네는 집값이 안내리더군요.
    원글에 말한 저 특목고(?) 주변도 렌트, 매매 전부 상한가였어요.
    아이가 그 학교에 합격을 하면 통학거리 가까운 집으로 이사를 하려니까 항상 입주대기자가 있다는 얘기죠.
    멀리 사는데 부모가 데려다 주지 못하니 새벽부터 버스타고 다니는 애도 있었어요.
    미국에서 버스타는 일이 흔하지 않거든요. 버스도 너무 뜸하고..
    미국 교육열도 한국 못지 않아요.
    그러나 대학이 많다보니 분산효과가 있어서 겉에서 봐서 안그렇게 보인다 뿐이죠

  • 6. ...
    '14.4.10 12:38 PM (218.186.xxx.225)

    잘 몰라서 여쭙는데요.
    미국고등 내신은 상대평가인가요 절대평가인가요?
    미국대학은 노골적으로 고등학교 순위를 본다고 하던데 명문고등학교가 진학이 더 좋은것도 아닌가?

  • 7. ..
    '14.4.10 2:09 PM (203.249.xxx.21)

    그렇군요....

    그런데 전 세계, 선진국이 다 그러고 사는 건 아니더라구요.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어떤 사회인지가 중요한것같아요.

    책읽어보니까 스웨덴은 정말 공부다운 공부를 하는 것 같던데요.
    사람답게 산다는 게 이런거구나...생각들었어요.

  • 8. ??
    '14.4.10 4:01 PM (211.61.xxx.114)

    미국도 한국못지 않게 교육열이 강하다면
    그럼 한국처럼 재수삼수생도 쏟아져 나오겠군요.

  • 9. 원글
    '14.4.10 9:49 PM (61.254.xxx.206)

    재수 삼수 안하고, 커뮤니티컬리지 갔다가 편입합니다.
    제 큰아이 친구가 cc 다니다가 이번에 ucla 편입했대요.
    제가 알기로는 모든 대학에 편입생 비율 많이 높아요.

  • 10. ^^
    '14.4.11 12:52 AM (121.162.xxx.181)

    미국 초중고 교육 경험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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