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처럼, 남편이 죽어도 안슬플거 같은 분 계신가요?

ㅇㅇㅇ 조회수 : 5,057
작성일 : 2014-04-09 21:20:17
사람들 속에 어울려서 잘 웃고, 농담 잘하고, 분위기 메이커 였던 저.
저를 따라다니던 남자들도 꽤 있었어요.
재수할 때, 대학 다닐 때, 직장에서도..
결혼할 때 쯤에는 세 남자가 동시에 대쉬했었어요.
어릴 때부터 이쁘단 소리 많이 들었고, 닮은 꼴 연예인도 많았네요.
그러나 남자를 한 번도 사귀어 보지 못하고 남편과 결혼했어요.
하여간 연애할 새도 없이 어찌 어찌 결혼을 했지요.
너무나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서 그랬나봐요.

신혼 때는, 내가 이렇게 애교가 많았나 할 정도로 애교쟁이였고,
시댁과 남편에게 정성을 다했지만,
모진 시부모 시집살이, 남편 시집살이에 지쳤어요.
용도 아니면서 개천에 용노릇 하는 남자와 살면서
남편이 원하는 것보다 더 시댁에 잘해드리고 살았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들게 한 시댁 중에 하나 일 거예요.
당해도 당해도 저처럼 당한 며느리 없을 거예요.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누굴 위해 공부했고 돈을 버나 회의감이 들고
결혼한지 3년만에 정신과를 찾을 정도가 되었어요.

그러나 남편은 시댁편. 시부모, 자기 형님, 형수님, 누나, 남동생, 자기 친구가 우선입니다.
아니 이 세상 모든 사람 중에 저를 가장 하찮게 여기는 거 같아요.
물어보면, 아니랍니다. 절대 그렇지 않대요.
그러나 사사건건 그들이 우선이고 제가 뒷전이지요.
그 사람들은 다 안됐고 불쌍하고 그들 말이 다 맞고, 저는 항상 틀렸지요.

많이 싸우고 살았어요.
마지막 남은 정 마저 없어졌어요.
그 사람도 그런 거 같네요.

이젠 제 얼굴도 사나운 아줌마 모습이 됐어요.
거울을 보고 놀랍니다. 너무 못생기고 피폐한 모습.
웃지 못해요. 웃기엔 삶이 너무 힘드네요...

저 밑에 남편분을 먼저 보내고 절절히 그리워 하는 아내분이 계신데,
저도 그런 마음이었던 적이 있었어요. 남편이 먼저 간다면.. 너무 슬플 거 같았죠.
그러나 이젠 아니예요.
나에게 눈을 부라리던 그 얼굴 그 눈을 생각하면 절대로 용서가 안돼요.
남편이 죽어도 진짜 안슬플거 같아요.
나를 힘들게 한, 내 인생을 좀 먹은 악연으로 생각될 거 같네요.

IP : 223.62.xxx.1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점다섯
    '14.4.9 9:22 PM (211.36.xxx.81)

    소심히 저요.
    쓰신 글 제 속 들어갔다 나오신 거 같아요.

  • 2. ..
    '14.4.9 9:25 PM (211.36.xxx.20)

    저도 그래요.
    그냥 죽어줬음 좋겠어요.
    나랑 아이들을 위해.
    교통사고 나서 연락와도 눈물 안나올까봐 걱정됩니다.
    저도 원글님 만큼이나 최선 다했어요.
    그런건 다 잊고 기억하는건 나쁜기억뿐.

  • 3. ^^
    '14.4.9 9:32 PM (118.139.xxx.222)

    저도....아까 그 글 읽고 눈물나더라구요...
    나도 저리 좋아하던 때가 있었는데...나는 왜 저분처럼 애절함이 이리도 없어질 수 있을까 싶더라구요...
    그분껜 정밀 죄송하지만 부러웠어요....그런 분들은 더 오래 행복하게 살게 놔두지 왜 사별하게 만드는지...
    전 끝까지 싸우며 살다 내가 먼저 죽을 것 같아요...
    슬퍼요....사납게 변한 나의 얼굴땜에....

  • 4. ...
    '14.4.9 9:33 PM (1.224.xxx.195)

    금술이 좋았던 부부는 슬플것 같아요
    우리 엄마나 할머니는 남편이 죽어도 덤덤

  • 5. 전...
    '14.4.9 9:34 PM (211.178.xxx.51)

    남편은 아니고 시어머니..
    정말 눈물한방울 안나올 것 같아요.이십년 넘게 시달리면서 딴자식 안하는 강요된 효도란 효도는 다하고...그러다 사람 아주 버렸어요..건강도 나빠지고 정신적으로도 황폐해지고... 너 첨부터 원래그랬잖아.그러더군요...

  • 6. ,,,
    '14.4.9 9:42 PM (203.229.xxx.62)

    남편때문에 슬퍼 하지는 않아도 나 자신을 돌아 보면 눈물 날것 같아요.
    남편으로부터 이제야 졸업 하는구나 속으로 생각 하면서요.

  • 7. 이 글이
    '14.4.9 9:46 PM (121.137.xxx.87)

    너무 슬프네요
    제가 겪은 일이 아닌데도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저도 남편은 아니지만 죽어도 눈물 안 날 것 같은 가족 있어요
    마찬가지로 제가 죽어도 그쪽도 눈물 안 흘릴 거에요

  • 8. 그렇게 미워한 만큼
    '14.4.9 10:01 PM (211.202.xxx.240)

    미워하게 된 계기도 사랑했던 것에 대한 배신이니
    죽어버려 라고 말하고 염원해도 막상 그렇게 비참하게 죽으면
    미워한 만큼 더 눈물을 흘리게 되는게 인간인거 같아요.
    단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았던 사람은 경우가 다른거 같고요.
    한 때 정들고 사랑했던 사람이라면요.
    안타깝게도 이건 부모형제 배우자 자식 다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ㅠㅠ

  • 9.
    '14.4.9 10:23 PM (183.16.xxx.224) - 삭제된댓글

    울남편이 왜 거기 있나요?
    살면 살수록 실망감만 드네요. 뭐 이젠 더이상. 실망할것도 없지만요. 둘째 대학 들어가면 그만 살랍니다. 5년 남았네요. 아자아자 ! 그때까지 힘내야지.

  • 10. 부부
    '14.4.9 10:29 PM (110.175.xxx.17)

    그래도 여기 글 올리신분들 남편 죽으면..

    다 슬퍼하실꺼에요..

    말이라도 쉽게 하지 마세요..

  • 11. ....
    '14.4.9 10:34 PM (86.150.xxx.225)

    저도 그글 읽고 구분껜 죄송하짐만 부러웠오요.
    지금 남편이 아프다고 하는대 병원도 안가요. 혼자 생각으로 얼마 안남은것 같다고 하는데도 아무런 감정이 없어요.
    죽으면 한인간로 슬프겠지만 부인으로는 평화를 얻는 기분일것 같아요.

  • 12. ....
    '14.4.9 11:45 PM (68.148.xxx.60) - 삭제된댓글

    세상에나.. 제가 쓴 글 같네요..
    어쩌면 모든 상황이..
    저런 남자가 이 사람만이 아니라는게 더 놀랍고.
    사람 만나서 웃고 이야기하고 친구들과 수다 떨고 놀러 다니고.
    그러는거 좋아하던 내가 집 밖으로 나가는게 두렵고
    집에 사람이 찾아오는게 겁나는.. 뭐 그렇게 변한 사실도 놀랍고 슬프고요.
    늘 생글거리던 얼굴이 무표정한 아줌마로 변한건 뭐라 논하기도....
    다른 사람말은 다 옳고 내가 한마디 하는 말은 늘 무시하고.
    결국엔 그 말대로 되는데 늘 헛걸음하고 뒷걸음하고.
    지치네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혼자 알아서 챙기고 챙기고 챙기고 챙기고
    챙겨야 하는 집안 일들과 외부 일들.. 수습해야 할 사건 사고.
    아예 없다면 의지하려는 마음조차 없을테니 서운할 것도 없겠죠.
    곁에 없으면 정신적인 피로감은 덜하겠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
    어차피 함께 있어도 외로운건 마찬가지니.
    그렇게 됐네요. 사는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 13. ..
    '14.4.10 12:43 AM (222.237.xxx.50)

    저도 전혀. 원글 남편과 똑같은 남편인데..뭐 슬플리가 있나요. 눈물 한방울 안나올 것임.

  • 14. 음음
    '14.4.10 10:20 AM (112.217.xxx.67)

    저도 걱정이네요.
    제 아는 분은 입원까지 할 정도로 정줄 놓으시던데 전 그럴 자신도 없고 눈물 조금 나오고 말 것 같아요.
    그냥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예의 정도로...

    그런데 남편보다 저희 시어른들 돌아가시면 전 어떨런지 그게 더 궁금해요.
    며느리가 울지 않는다면서 뒤에서 흉보는 분 계실까봐서요...
    아... 힘드네요.

  • 15. 저도
    '14.4.10 1:19 PM (125.177.xxx.190)

    그 분의 금슬이 정말 부러웠어요.
    금슬좋은 부부는 오래 같이 살게 해주시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3360 분명 주황불에 진입했는데 어제 벌금내라고 왔네요 24 --- 2014/05/27 35,338
383359 박원순 후보에게 정치자금 기부하고 싶으신 분(10만원까지 세액공.. 8 .... 2014/05/27 932
383358 박근혜퇴진-요즘 걷기운동하는분들은 어떻게 하세요 미세먼지 2014/05/27 957
383357 새누리당의 저열한 네가티브,악마들같네요 6 피곤하다 2014/05/27 847
383356 (가만히있으라) 나부터 뭐라도 해야하기에... 1 busybe.. 2014/05/27 744
383355 리코리스 맛이 원래 이런가요 1 ///// 2014/05/27 642
383354 요리연구가들이 들기름 사용해서 볶으라는거 안했으면 좋겠어요 15 들기름 2014/05/27 5,598
383353 동아시아 30년 전쟁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4 여니맘 2014/05/27 944
383352 한효주가 그렇게 대단한 권력이 있어요?? 13 .. 2014/05/27 12,741
383351 정몽준 아버지 정주영은.... 5 조국교수트윗.. 2014/05/27 1,863
383350 김용민의 조간브리핑[05.27] '3억원 월급, 천만원 일당' .. 1 lowsim.. 2014/05/27 716
383349 낼 국회에 신상철 이종인 이상호님 총출동이에요(일반인참관가능) 7 컴맹아짐 2014/05/27 1,163
383348 어제 오늘 미세먼지 높던데 하늘은 맑네요 닭싫어 2014/05/27 562
383347 심리상담 어디로 가야할까요? 꼭 답변 부탁드립니다 5 봄날햇살 2014/05/27 1,493
383346 [아이엠피터] 정몽준의 '농약급식' 알고 보니 '문용린 디스' 11 우리는 2014/05/27 1,683
383345 ㅋㅋㅋ 김부겸후보 2 선거홍보물 2014/05/27 1,382
383344 패션의 사회학- 새누리의 경우 by 장도리! 1 mask 2014/05/27 1,391
383343 혹시 예방접종 안 시키시는 분들 계시나요? 48 고민 2014/05/27 7,184
383342 정몽즙의 낭만이란? 1 .. 2014/05/27 1,009
383341 [끌어올림] 82 모금 계좌 입니다. D-3 3 불굴 2014/05/27 663
383340 채널A 뭐하는 방송인가요? 8 짜증 2014/05/27 1,816
383339 뽑을 사람이 없다구요? 4 내가 선거하.. 2014/05/27 743
383338 기억해) 인생의 어려움은 결국 받아들이지 못해서 2 s 2014/05/27 1,539
383337 급식 가장 알기쉽게 설명.. 9 .. 2014/05/27 1,914
383336 우리나라 40대 아줌마들이 너도나도 들고다니는 가방 50 가방 2014/05/27 30,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