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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처럼, 남편이 죽어도 안슬플거 같은 분 계신가요?

ㅇㅇㅇ 조회수 : 5,019
작성일 : 2014-04-09 21:20:17
사람들 속에 어울려서 잘 웃고, 농담 잘하고, 분위기 메이커 였던 저.
저를 따라다니던 남자들도 꽤 있었어요.
재수할 때, 대학 다닐 때, 직장에서도..
결혼할 때 쯤에는 세 남자가 동시에 대쉬했었어요.
어릴 때부터 이쁘단 소리 많이 들었고, 닮은 꼴 연예인도 많았네요.
그러나 남자를 한 번도 사귀어 보지 못하고 남편과 결혼했어요.
하여간 연애할 새도 없이 어찌 어찌 결혼을 했지요.
너무나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서 그랬나봐요.

신혼 때는, 내가 이렇게 애교가 많았나 할 정도로 애교쟁이였고,
시댁과 남편에게 정성을 다했지만,
모진 시부모 시집살이, 남편 시집살이에 지쳤어요.
용도 아니면서 개천에 용노릇 하는 남자와 살면서
남편이 원하는 것보다 더 시댁에 잘해드리고 살았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들게 한 시댁 중에 하나 일 거예요.
당해도 당해도 저처럼 당한 며느리 없을 거예요.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누굴 위해 공부했고 돈을 버나 회의감이 들고
결혼한지 3년만에 정신과를 찾을 정도가 되었어요.

그러나 남편은 시댁편. 시부모, 자기 형님, 형수님, 누나, 남동생, 자기 친구가 우선입니다.
아니 이 세상 모든 사람 중에 저를 가장 하찮게 여기는 거 같아요.
물어보면, 아니랍니다. 절대 그렇지 않대요.
그러나 사사건건 그들이 우선이고 제가 뒷전이지요.
그 사람들은 다 안됐고 불쌍하고 그들 말이 다 맞고, 저는 항상 틀렸지요.

많이 싸우고 살았어요.
마지막 남은 정 마저 없어졌어요.
그 사람도 그런 거 같네요.

이젠 제 얼굴도 사나운 아줌마 모습이 됐어요.
거울을 보고 놀랍니다. 너무 못생기고 피폐한 모습.
웃지 못해요. 웃기엔 삶이 너무 힘드네요...

저 밑에 남편분을 먼저 보내고 절절히 그리워 하는 아내분이 계신데,
저도 그런 마음이었던 적이 있었어요. 남편이 먼저 간다면.. 너무 슬플 거 같았죠.
그러나 이젠 아니예요.
나에게 눈을 부라리던 그 얼굴 그 눈을 생각하면 절대로 용서가 안돼요.
남편이 죽어도 진짜 안슬플거 같아요.
나를 힘들게 한, 내 인생을 좀 먹은 악연으로 생각될 거 같네요.

IP : 223.62.xxx.1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점다섯
    '14.4.9 9:22 PM (211.36.xxx.81)

    소심히 저요.
    쓰신 글 제 속 들어갔다 나오신 거 같아요.

  • 2. ..
    '14.4.9 9:25 PM (211.36.xxx.20)

    저도 그래요.
    그냥 죽어줬음 좋겠어요.
    나랑 아이들을 위해.
    교통사고 나서 연락와도 눈물 안나올까봐 걱정됩니다.
    저도 원글님 만큼이나 최선 다했어요.
    그런건 다 잊고 기억하는건 나쁜기억뿐.

  • 3. ^^
    '14.4.9 9:32 PM (118.139.xxx.222)

    저도....아까 그 글 읽고 눈물나더라구요...
    나도 저리 좋아하던 때가 있었는데...나는 왜 저분처럼 애절함이 이리도 없어질 수 있을까 싶더라구요...
    그분껜 정밀 죄송하지만 부러웠어요....그런 분들은 더 오래 행복하게 살게 놔두지 왜 사별하게 만드는지...
    전 끝까지 싸우며 살다 내가 먼저 죽을 것 같아요...
    슬퍼요....사납게 변한 나의 얼굴땜에....

  • 4. ...
    '14.4.9 9:33 PM (1.224.xxx.195)

    금술이 좋았던 부부는 슬플것 같아요
    우리 엄마나 할머니는 남편이 죽어도 덤덤

  • 5. 전...
    '14.4.9 9:34 PM (211.178.xxx.51)

    남편은 아니고 시어머니..
    정말 눈물한방울 안나올 것 같아요.이십년 넘게 시달리면서 딴자식 안하는 강요된 효도란 효도는 다하고...그러다 사람 아주 버렸어요..건강도 나빠지고 정신적으로도 황폐해지고... 너 첨부터 원래그랬잖아.그러더군요...

  • 6. ,,,
    '14.4.9 9:42 PM (203.229.xxx.62)

    남편때문에 슬퍼 하지는 않아도 나 자신을 돌아 보면 눈물 날것 같아요.
    남편으로부터 이제야 졸업 하는구나 속으로 생각 하면서요.

  • 7. 이 글이
    '14.4.9 9:46 PM (121.137.xxx.87)

    너무 슬프네요
    제가 겪은 일이 아닌데도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저도 남편은 아니지만 죽어도 눈물 안 날 것 같은 가족 있어요
    마찬가지로 제가 죽어도 그쪽도 눈물 안 흘릴 거에요

  • 8. 그렇게 미워한 만큼
    '14.4.9 10:01 PM (211.202.xxx.240)

    미워하게 된 계기도 사랑했던 것에 대한 배신이니
    죽어버려 라고 말하고 염원해도 막상 그렇게 비참하게 죽으면
    미워한 만큼 더 눈물을 흘리게 되는게 인간인거 같아요.
    단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았던 사람은 경우가 다른거 같고요.
    한 때 정들고 사랑했던 사람이라면요.
    안타깝게도 이건 부모형제 배우자 자식 다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ㅠㅠ

  • 9.
    '14.4.9 10:23 PM (183.16.xxx.224) - 삭제된댓글

    울남편이 왜 거기 있나요?
    살면 살수록 실망감만 드네요. 뭐 이젠 더이상. 실망할것도 없지만요. 둘째 대학 들어가면 그만 살랍니다. 5년 남았네요. 아자아자 ! 그때까지 힘내야지.

  • 10. 부부
    '14.4.9 10:29 PM (110.175.xxx.17)

    그래도 여기 글 올리신분들 남편 죽으면..

    다 슬퍼하실꺼에요..

    말이라도 쉽게 하지 마세요..

  • 11. ....
    '14.4.9 10:34 PM (86.150.xxx.225)

    저도 그글 읽고 구분껜 죄송하짐만 부러웠오요.
    지금 남편이 아프다고 하는대 병원도 안가요. 혼자 생각으로 얼마 안남은것 같다고 하는데도 아무런 감정이 없어요.
    죽으면 한인간로 슬프겠지만 부인으로는 평화를 얻는 기분일것 같아요.

  • 12. ....
    '14.4.9 11:45 PM (68.148.xxx.60) - 삭제된댓글

    세상에나.. 제가 쓴 글 같네요..
    어쩌면 모든 상황이..
    저런 남자가 이 사람만이 아니라는게 더 놀랍고.
    사람 만나서 웃고 이야기하고 친구들과 수다 떨고 놀러 다니고.
    그러는거 좋아하던 내가 집 밖으로 나가는게 두렵고
    집에 사람이 찾아오는게 겁나는.. 뭐 그렇게 변한 사실도 놀랍고 슬프고요.
    늘 생글거리던 얼굴이 무표정한 아줌마로 변한건 뭐라 논하기도....
    다른 사람말은 다 옳고 내가 한마디 하는 말은 늘 무시하고.
    결국엔 그 말대로 되는데 늘 헛걸음하고 뒷걸음하고.
    지치네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혼자 알아서 챙기고 챙기고 챙기고 챙기고
    챙겨야 하는 집안 일들과 외부 일들.. 수습해야 할 사건 사고.
    아예 없다면 의지하려는 마음조차 없을테니 서운할 것도 없겠죠.
    곁에 없으면 정신적인 피로감은 덜하겠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
    어차피 함께 있어도 외로운건 마찬가지니.
    그렇게 됐네요. 사는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 13. ..
    '14.4.10 12:43 AM (222.237.xxx.50)

    저도 전혀. 원글 남편과 똑같은 남편인데..뭐 슬플리가 있나요. 눈물 한방울 안나올 것임.

  • 14. 음음
    '14.4.10 10:20 AM (112.217.xxx.67)

    저도 걱정이네요.
    제 아는 분은 입원까지 할 정도로 정줄 놓으시던데 전 그럴 자신도 없고 눈물 조금 나오고 말 것 같아요.
    그냥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예의 정도로...

    그런데 남편보다 저희 시어른들 돌아가시면 전 어떨런지 그게 더 궁금해요.
    며느리가 울지 않는다면서 뒤에서 흉보는 분 계실까봐서요...
    아... 힘드네요.

  • 15. 저도
    '14.4.10 1:19 PM (125.177.xxx.190)

    그 분의 금슬이 정말 부러웠어요.
    금슬좋은 부부는 오래 같이 살게 해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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