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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년 중 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혼자 단풍 드는 길
더디더디 들지만 찬비 떨어지면 붉은 빛 지워지는 길
아니 지워버리는 길
그런 길 하나 저녁나절 데리고 살고 싶다
늦가을 청평쯤에서 가평으로 차 몰고 가다 바람 세워놓고
물어본 길
목적지 없이 들어가 본 외길
땅에 흘러다니는 단풍잎들만 쓸고 있는 길
일년 내내 숨어 있다가 한 열흘쯤 사람들한테 들키는 길
그런 길 하나 늘그막에 데리고 같이 살아주고 싶다
2
이 겨울 흰 붓을 쥐고 청평으로 가서 마을도 지우고 길들도 지우고
북한강의 나무들도 지우고
김나는 연통 서너 개만 남겨놓고
온종일
마을과
언 강과
낙엽쌓인 숲을 지운다.
그러나 내가 지우지 못하는 길이 있다.
약간은 구형인 승용차 바큇자국과
이제 어느 정도 마음이 늙어버린
남자와 여자가 걷다가 더 가지 않고 온 길이다
- 조정권, ≪같이 살고 싶은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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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9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4월 9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4월 9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31873.html
2014년 4월 9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4/h2014040820190375870.htm
암시에 억지로 걸리는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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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일에는 진지하게 대하지만 작은 일에는 손을 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몰락은 언제나 여기에서 시작된다.”
- 헤르만 헤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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