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의 추락을 몸으로 겪으면서 활로를 모색하던 조중동에게 기회로 다가선 건 이명박 정부였다. 정권 탄생 1등 공신 역할을 자처하며 그 대가로 종합편성채널 하나씩 꿰찰 수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조중동에게 포털은 대단히 위협적이었다.
위협적인 상대를 제거하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동지가 돼서 굳게 손을 잡거나 아니면 상대를 굴복시켜야 한다. 포털이라는 위협 요인을 없애겠다는 조중동의 시도는 2012년부터 노골화됐다. 조중동이 주축인 신문협회는 네이버에게 초기화면에서 뉴스를 걷어내고 매체별 뉴스 서비스로 바꾸라고 압박했다.
뉴스스탠드로 전환하라는 압력이었다. 조중동은 네이버를 공격하는 기사를 쉴 틈없이 쏟아냈다. 조선일보는 연합뉴스에 제휴 중단을 압박하면서 네이버에서 탈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공권력도 동원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 남용 행위에 문제를 삼았다
결국 네이버는 조중동의 요구대로 뉴스스탠드로 전환한다. 이를 두고 네이버가 조중동에게 무릎을 꿇은 거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네이버를 비난하는 기사가 크게 줄어든 것도 이 시점부터다.
조중동은 네이버를 무릎 꿇린 뒤 ‘내편’ 확인 작업에 들어간다. 올해 초 조중동 종편 3사는 네이버의 자회가인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에게 종편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자)에 투자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자 NPB는 TV조선의 조선미디어렙과 JTBC의 J미디어렙, 채널A의 미디어렙A에 각각 8억5000만원, 16억원, 9억9000만원을 투자했다. 자회사끼리 손을 잡고 '한 집안'이 된 것이다. 아들 딸 혼사시켜 '사돈지간'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