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밴드로 인한 불화

조언부탁드려요. 조회수 : 2,889
작성일 : 2014-04-08 09:24:41
네.
여기에도 자주 오르내리던 밴드.
그 놈의 밴드 덕에 제 가정에도 불화가 생겼네요.

올 초부터 밴드에 가입하여 꾸준히 활동하고
모임도 정말 자주 갖더라구요.
한달에도 수차례..
정모가 아니더라도 끼리끼리 모여 만나고.
(대부분 남자친구들 모임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여기에서 안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아니 얘기를 안들었다해도
갠적으로 그런 초등 모임 진짜 찌질하다고 생각했었구요.
남편은 제가 밴드를 싫어하는 거 알고 있었구요.
직접적으로 남편에게 그런 모임 하는 거 싫다 말해왔구요.
그럴 때마다 너무 안좋게만 보지 말아달라
자기네 밴드는 그런 밴드랑은 다르다 친구들도 나쁜 애들 없다
물 흐리는 애들은 강퇴시키는 분위기다..라며
저를 안심시키고 이해시키려고 애쓰더라구요.

일단 저는 남녀섞인 그런 만남 너무 싫었구요.
또 저희는 둘이 같이 근무를 하는 중이라
밴드모임이 있는 토욜.
남편은 밖에서 신나라 노는 사이 전 밤9시 까지 야근하고
야근 마치면 집에 가서 애 둘을 케어해야하는 상황이에요.
밴드하기 이전에도 남편이 종종 토욜에 약속있으면
참으로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었죠.

전 아이낳고 9년간 밤약속은 나가본 적이 없어요.
밤에 어떻게 노는 건지도 까먹었는데
어찌 얄미운 마음이 안들겠나요?
근데 게다가 제가 싫어하는 밴드모임;;

그래도 남편이 그리 즐거워하고 봐달라하니 좋게 생각하자 싶어서
(저도 최근 아이 엄마들 만나서 새벽 2시까지 놀다 들어온 적이 2번 있었네요. 
그랬더니 마음이 훨씬 누그러지더라구요)
부부사이가 꽤 말랑해졌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밴드에서 무슨 얘기를 주고 받나 막 궁금해지는 거에요.
같이 일하다보니 밴드를 켜놓고 뭘 쓰다가 제가 나오면 확 없애버리고..그랬었거든요.
그래서 들어가봤죠.
글 하나 올리면 댓글이 3,400개씩 달리더라구요.
그냥 얼핏봤는데 대학때처럼 너무 즐겁고 유쾌하게 놀고 있더라구요.
대학때 보고 못봤던 남편의 유쾌한 모습들.
괜히 서글프더라구요.
나 아닌 다른 사람들 앞에선 이렇게 유쾌해지는 구나 싶은것이.
(그 동안 애낳고 살면서 서로 많이 시들해졌죠.연애7년 결혼 13년)
그래서 제가 좀 투정을 하다가 서로 다투어서 분위기 안좋았었는데.
때마침 밤에 단체톡이 오는 거에요.
남편은 방에서 자고 있었고요.
너무 시끄러워서 제가 자고 있는 남편에게 폰을 던져버렸어요.

애들 재우고도 잠이 안오길래
남편 폰 다시 빼앗아서 제가 톡을 달았죠.
밤늦게 뭐하는 짓들이냐고.
사실 잘 안봤지만 톡 내용은 그냥 단순한 수다였던듯해요.
근데 또 다시 밴드를 샅샅이 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맥주 한잔하고
밴드에 들어가봤죠.

글이 워낙 많아서 다 읽을 순 없고
주로 남편이 올린 글 위주로 읽었어요.
근데.....
세상에 서로 자기, 여보 호칭 써가며 다정히 댓글놀이;;
어떤 귀신같은 여자가 제 남편이름 클릭하고는 자기 네일했다하니
이쁘다며 니가 하면 다 이쁘다고..헐

순간 너무 심장이 떨리고 
저에겐 하지 않는 다정한 표현들.
심지어 제 남편은 제 이름조차 부르지 않아요.
제 성을 부르죠..
이쁘단 얘긴 최근 10년간 들어보지도 못했구요.
너무 기가 막히고 눈물이 나고
내가 아는 남편이 아니더라구요 밴드상에선.

도저히 못 참겠어서 새벽에 깨워서 난리난리 치고 싸웠네요.
그냥 온라인상에서의 대화일 뿐이라고
실제 모임에선 전혀 다르고
다들 친하게 구는데 자기 혼자 뚱하게 있을 수 없어서 그랬다네요.
제가 그 댓글 몇개만 봐서 오해하는 거라며
전후상황을 다 알게 되면 전혀 오해할 만 한 게 아니라며.
자긴 정말 결백하다고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기때문에 잘못이 없대요.

더 기가 막힌 건
어떤 여자가 어떤 남자 볼에 뽀뽀하는 사진도 떡하니 올려져있더라구요.
모임에서 찍은 사진들 중에.
이런 걸 보고 다 이해해주는 부인도 있을까요.
전후상황이고 나발이고.

암튼 그래서 밴드 탈퇴시켰어요.
탈퇴하고 우울해하더라구요.
이해가 안갔지만 왜 우울하냐고 물었죠.
자신이 회장이 되었었고,
제 우려처럼 이상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그래서 그 사람들 다 강퇴시키고
분위기 좋게 이끌어보려했었다고
가족모임도 준비하고 같이 운동도 하고 그럴 계획이었다고.
친구들이 자신을 잘 따르고 좋아해줘서
오랜만에 자신감도 생기고 의욕도 생기고 자기에겐 밴드가 참 좋은 의미였다네요.

어쨌든 문제는 지금부터.
일단 화해를 하긴 했는데
제가 뒤끝이 심하게 있는 성격이다보니
자꾸자꾸 제가 본 댓글들이 생각나서 미치겠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뚱하게 되고
진짜진짜 미칠 것만 같아요.
아무 의미없이 한 말이었다지만
전 그렇게 생각이 안되고 자꾸 곱씹게 되고.ㅠㅠ
제가 이상한 거지요?
어떻게 하면 마음이 좀 평화로워질까요?
저에게 현명한 조언 좀 부탁드려요.ㅠ

IP : 112.187.xxx.21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8 9:47 AM (175.112.xxx.171)

    전형적인 남자들의 변명이네요

    우린 안그렇다 그런 사람들 없다
    장난이다 아무 의미없다

    다들 그렇게 시작됩니다.
    첨부터 우리 불륜이다.. 이러나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다 어느새 늪에 빠지는거죠

    엎으신거 완전 잘하셨어요
    초반에 잡아야 됩니다.
    아닌건 아닌거죠

    이상한사람 강퇴한다더니..젤 강퇴감은 님 남편이구만요
    그 여자들은 물론 제정신 아니구요
    회장까지 되었다니 진짜 안엎었음 클날뻔~

    회장이랍시고 돈이며 시간이며 온전히 뺏길뻔했으니
    적절한 타임에 잘 대처하셨네요

  • 2. ..
    '14.4.8 10:06 AM (175.116.xxx.91)

    미쳤구만요.. 뽀뽀까지하고 자기 여보 호칭이라뇨.. 저도 초딩밴드 가입해서 모임도 한번 가보긴 했지만 친하고 자주모이는애들은 정말 자주 모이더라구요.. 참 신기해요.. 여자애들도 그 늦은시간까지 놀고 그래도 괜챦은가봐요.. 저는 애 둘딸려서 자주 나갈래야 나갈수도 없고 그렇게 자주 가고싶지도 않드만..그냥 시덥쟎은 기억도 안나는 옛날 기억들 떠올리는거 한두번이야 재미있을수 있지만 그후의 시간이 너무 오래돼고 해서 그닥 애틋하거나 보고싶거나 그렇지도 않던데.. 자주 나가는애들 보면 보통 영업쪽의 일을해야하는 애들이거나 (보험,자동차) 실제로 보험도 들어주는것같고 차도 사고팔고 하더구만요..

  • 3. 미쳣네요.
    '14.4.8 10:20 AM (119.201.xxx.248)

    세상이 미쳐돌아가나봐요.ㅎㅎㅎㅎㅎ
    머 밖에 나가면 남편아니라고 생각하라던데..
    밴드보면 그게 거짓말은 아니네요..
    참나...제정신으로 그러고 사는걸까요.....
    특히 거기서 노는 여자들도 같이 미친것같네요.

  • 4. .....
    '14.4.8 10:56 AM (211.55.xxx.116)

    이상해요.
    저희 초등밴드는 너무 건전하던데..
    제가 모임을 안나가서 거기까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글귀 올려주고, 쇼핑 정보 알려주고..
    어릴적 추억도 생각나고..
    만나기는 어색하지만 사는 모습 궁금한 친구 근황도 알고..

  • 5. 이해가..
    '14.4.8 2:37 PM (59.28.xxx.226)

    안가는게요 여기 밴드때문에 속상한 글 보면..
    진짜 이상한 밴드가 많은것 같아요.
    저희도 초딩 밴드하고 전 가입만 한 상태고 거의 글을 달지않거든요
    가끔 들여다 보는 정도인데..
    정말정말 건전해요. 애들 어릴때 집 학교 사진올리고 추억더듬고
    좋은 글 ..좋은 말.. 남자애들은 와이프 자랑..착하고 음식잘하는등..뭐~
    아주 소소한 일상위주로 너무 건전합니다.
    근데 뽀뽀를 하니.. 자기라고 부르니....이건 정말 상상조차 할수없는
    너무 질낮아 보이는 밴드가 많으네요.
    원글님 남편도 무덤덤한 속에 .. 와이프외에 여자가 관심가져주고 하는것에
    새로운 재미를 느낀듯해요. 항상 원글님이 주시하고있다는걸 보여주는수밖에는...

  • 6. 밴드망조
    '14.4.8 9:13 PM (116.121.xxx.198)

    저희부부 얼마전까지 밴드땜에 이혼얘기까지 나왔었어요
    남편이 한동안 밴드에 빠져 몇개월동안 정신없이 정모나가고
    집에만 오면 핸폰만 들여다보고 여동창들이랑 댓글놀이 하구..
    정말 가관이였죠...
    이젠 저도 남편 밴드 들여다보고 관리 들어가니...
    본인이 조금씩 절제를 하더니 지금은 점차 시들해져가는것 같더라구요
    그래도...또 언제 다시 불븥을지 몰라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마누라가 항상 경쓰고 지켜보고 있는 것을 느끼게 하세요..

  • 7. 알것 같아요
    '14.4.8 11:52 PM (116.37.xxx.215)

    남편분을 이하하는 쪽으로 생각해 보면요
    전 첨에 밴드 초대받아 들어 갔다가 며칠 숭금해떤 친구 몇 연락 오구
    그러다 눈팅으로 보다 지금은 않하는데요
    제가 느낀 밴드는 ....
    남편분 같은 스탈이 많아요. 꼭 남녀 구분 않해도 뭐랄까....무한 긍정 모드
    남남, 여여 끼리도 주거니 받거니....
    누군가 첫 포문을 열면 다들 맞아맞아....
    그냥 온라인 상이구 아직 건너뛴 세월의 장벽아래 가식적인 느낌이더라구요
    아직 본색이 들어낮 읺은겆. 어쩌면 좋은 이미지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건지...
    여튼 뭔가 다른 생각 피력하거나 아니오 라고 절대 할수 업는 분위기 그런게 있어요
    다들 가면 놀이 하는거 같구 하나같이 술 무지하게 좋아하는 결국 술친구들.
    물론 정말 관계를 계속 다지고 이어가고 싶은 친구 찾게되면 결국 몇몇 소모임이 되더라구요

  • 8. 알것 같아요
    '14.4.8 11:54 PM (116.37.xxx.215)

    오타 넘 많아 죄송...
    짐작 되시리라 믿어요

  • 9. ^^
    '14.4.9 11:27 AM (112.187.xxx.210)

    댓글 모두 감사드려요.
    물론 제가 원하는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댓글은 별로 없지만요ㅋ

    윗님처럼 생각도 해봤어요.
    하지만 그래도 저를 놔두고(제가 밴드 들어가볼거라곤 생각 못한거지 아님 들어와서 봐도 농담이라 떳떳하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자기 여보하며 이쁘다 히히덕 거린건 도저히 이해불가에요.

    어쨌든 지금까지 서로 알아온 세월이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지금껏 저만 바라보고 한 눈 안팔아온거 아는 이상.
    그냥 요즘 사는게 참 지루하고 심심했구나 측은지심으로 이해해보려구요.

    한번은 넘어가지만
    두번 다시 이런 거 발각되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엄포놨어요.
    잊어야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0249 [조작의 실체] 음란영상 처형설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 건재 .. 10 우리는 2014/05/18 3,341
380248 회원님들, 일상 글에 꼭 (그네추방) 머릿말 붙여주세요. 20 사진 2014/05/18 1,540
380247 종로경찰서 전화 - 어제 연행되신 분들 석방건 8 데이 2014/05/18 1,670
380246 강제연행되신분들 풀려나셨나요..? - 관련 법률 함께 올림.. 2 ... 2014/05/18 758
380245 우리동네 홈플도.,즐겨라 대한민국 6 ㅡㅡ 2014/05/18 1,468
380244 가만히 대기하라고 안내방송한 승무원 강모씨 9 ... 2014/05/18 8,160
380243 알바 175.223.xxx.227 밥먹다 나가버린 엄마의 분노 7 그림 2014/05/18 1,284
380242 (이시국에죄송하지만)이민대행취소시 계약금환불건에 대해서 빈스마마 2014/05/18 853
380241 속보)내일 아침9시 박그네 대국민담화 발표 26 .. 2014/05/18 3,761
380240 80년 5월 푸른눈의 목격자 13 늘처음처럼 2014/05/18 2,841
380239 옷닭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면담시 흘린 눈물 사진도 조작이라네요... 9 우리는 2014/05/18 3,028
380238 (세월호 참사 잊지 않아요) 시어머니와의 갈등일까요 12 걱정 2014/05/18 2,275
380237 오늘 서울 집회 일정 6 나거티브 2014/05/18 1,273
380236 안철수·김한길 텃밭에서 경찰 '신변보호' 요청…왜? 66 철수한길아웃.. 2014/05/18 2,977
380235 "기레기가 일어나겠습니다." 5 저녁숲 2014/05/18 2,016
380234 지금 상황이 실신할 판임 27 건너 마을 .. 2014/05/18 7,531
380233 뉴스타파(5.17) - KBS 김시곤 국장 폭로영상 공개 8 lowsim.. 2014/05/18 1,475
380232 현*자동차 광고 저만 거슬리나요? 23 음모론인가?.. 2014/05/18 3,527
380231 종소세 신고하는데요 4 ... 2014/05/18 1,231
380230 (그네묶자) 5월18일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싫은 사람? 싫어?부를거.. 2014/05/18 835
380229 안철수 "전략공천 광주시민과 충분히 상의 못해 죄송&q.. 29 탱자 2014/05/18 2,276
380228 의류학과 에 관한 궁금중 5 수험생맘 2014/05/18 1,591
380227 국민들이 알아서는 안되는 것 - 80년 5월 광주, 세월호 18 하지말라니 .. 2014/05/18 2,608
380226 [김정은OUT] 평양 23층 아파트붕괴-수백명 사망 18 ... 2014/05/18 3,914
380225 예비신랑에게 해주어야 할것 문의드려요 5 조언 2014/05/18 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