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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별이 보고 싶은 날에는
개심사 심검당 볕 내리는
고운 마루가 들어와 살기도 하였다
어느 날에는 늦눈보라가 몰아쳐
마음이 서럽기도 하였다
겨울방이 방 한켠에
묵은 메주를 매달아 두듯
마음에 봄 가을 없이 풍경들이 들어와 살았다
그러나 하릴없이 전나무 숲이 들어와
머무르는 때가 나에게는 행복하였다
수십 년 혹은 백 년 전부터 살아온 나무들,
천둥처럼 하늘로 솟아오른 나무들
뭉긋이 앉은 그 나무들의
울울창창한 고요를
나는 미륵들의 미소라 불렀다
한 걸음의 말도 내놓지 않고
오롯하게 큰 침묵인 그 미륵들이
잔혹한 말들의 세월을 견디게 하였다
그러나 전나무 숲이 들어앉았다 나가면 그 뿐,
마음은 늘 빈 집이어서
마음 안의 그 둥그런 고요가
다른 것으로 메꾸어졌다
대나무가 열매를 맺지 않은 듯
마음이란 그냥 풍경을 들어앉히는
착한 사진사 같은 것
그것이 빈집의 약속 같은 것이었다
- 문태준, ≪빈집의 약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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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8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4월 8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4월 8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31670.html
2014년 4월 8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4/h2014040720053775870.htm
에이~ 척만 하지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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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대담한 자의 편에 선다.”
- 실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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