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구와의 관계는 요만큼만 할까봐요..

인연 조회수 : 3,092
작성일 : 2014-04-05 00:51:59

동네에서 만났지만 서로 통하는게 많아서 오랜 친구 못지 않게 잘 지낸 친구가 있어요.

마음도 예쁘고 싹싹한 친구였고 저와 많은 시간을 함께 했어요.

얼마전 부터 친구가 경제적으로 힘든 일이 계속 생겨서 저도 걱정도 되고 참 안타까웠지요.

너무 힘들었는지 저에게도 처음으로 돈 부탁을 했고 큰돈은 아니었지만 빌려줬어요

제사정도 여유롭지 못해 다른곳에서 융통을 해주었고 친구도 제사정을 아니까 얼마뒤에 갚아줬어요.

근데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자주 부탁을 하니 제가 참 난감 하더군요.

제가 가진 돈에서 그냥 힘드니까 쓰라고 줄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대충 눈치를 보니 돌려막기를 하는것 같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인거 같더라구요.

친구 사정으로 보면 대출을 내서라도 도와주고 싶었지만 제가 갚아야 할 상황으로 갈텐데

그렇게 되면 제생활까지 너무 힘들어 질거고 친구까지 잃게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제 여건이 안된다고 거절을 했고 대신 소소하게 친구 아이 용돈 좀 주고

물건 살때 제가 계산해주기도 했어요.

이런 관계도 잠시 얼마전부터 연락을 끊더니 문자를 해도 답도 없어서 한번 집으로 찾아갔더니

저를 바라보는 표정이 예전 같지 않고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하더군요.

아마 원망을 하는것 같더군요.

친구의 모습에서 수년전 남편이 저지른 돈사고로 제가 힘들었던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저도 그때 누군가를 참 원망했었고 돈 문제는 아니었지만 그사람과 지금도 데면데면한 사이인데

그사람에게 얼마나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던지..

그사람도 나때문에 얼마나 황당했을까.

내문제를 왜 남에게 기대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친구도 세월이 한참 지나야 이런 생각이 들겠구나 싶더군요.

제가 힘들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힘들까도 싶지만

어차피 크게 도와 주지도 못했을터 제나름대로는 최선의 선택이었고

친구와의 인연은 여기까지로 하려구요.

이제 경제적인 상황도 좀 정리가 된듯하고 카톡에도 사진이 늘 바뀌는거 보니

여유가 생긴거 같아서  좀 안심도 되구요..

이 좋은 봄날 날리는 꽃잎마냥 스쳐지나가는 인연일지라도 앞으로는 잘 살았음 좋겠어요.

82의 명언대로 괴로운거 보다는 외로움이 좋네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저로 인한 문제는 스스로 감당해가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싶네요..

 

 

 

 

 

 

 

 

 

 

 

 

 

 

 

 

 

 

 

 

 

IP : 118.218.xxx.7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ㄱㄷ
    '14.4.5 1:18 AM (124.51.xxx.3)

    사람 마음은 참 같지가 않네요...

  • 2. 노노
    '14.4.5 1:52 AM (68.49.xxx.129)

    잘하셨어요. 친구사이에 금전 함부로 오가면 안됩니다. 과감히 줘버리고 안받아도된다~ 이럴마음 아니면 절대 친한 누구라도 금전적으로 도와주지말라고 저희 엄마가 제게말씀하셨는데 나이들수록 와닿더군요..

  • 3. ..
    '14.4.5 8:33 AM (218.38.xxx.245)

    가까울수록 돈관계는 절대 만들어서 안될꺼같아요

  • 4. ..
    '14.4.5 8:50 AM (175.112.xxx.171)

    돈으로 얽히면
    그게 친구든 친척이든 가족이든
    그 누구든간에
    빌려간 사람이 되려 갑이 됩니다.

    웃기는 세상이죠~
    그래서 물러터진 언니랑..아들램이랑 조카들한테도 절대 돈거래말고
    차라리 그저 주라고 했습니다

    다들 다른건 잘안들어도 그말은 아로새겨 듣더군요

  • 5. 버섯동자
    '14.4.5 8:53 AM (124.5.xxx.243)

    님, 참 현명하신 분일거 같네요.^^

  • 6. 씁쓸하네요.
    '14.4.5 10:17 AM (180.70.xxx.240)

    결국은 모든 일은
    본인이 타인과겪어봐야 그사람 심정도
    아나봐요..
    친구 그릇이 그정도 밖이니..
    마음 잘 내려놓으셨어요
    그친구분도 똑같은 상황 겪어보면
    님심정 알겠지요..
    언제일지 모르지만..

  • 7. 인연
    '14.4.5 10:35 AM (118.218.xxx.71)

    을과 호구라는 표현이 꼭 제맘이예요.

    언젠가부터 눈치보고 미안해하고 제가 아껴가며 배려해주는것도 당연시 여기는거 같고..

    어쩌면 자신의 바닥까지 보게된 제가 껄끄러울수도 있을거구요

    왜그러는지 알고 싶지도 않고 친구의 불쾌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저는 나름대로 인연의 끝 마무리를

    잘 지었다고 생각해요.

    저도 적지 않은 나이고, 살아가다보면 누구에게나 어떤상황으로든 어려움은 생길테지만

    그걸 이겨나가는 의지가 참 필요한거 같아요.

    내문제를 내문제로 받아들이는 마음.

    좋은 관계였던 사람들이 돈관계로 개입되면 빌려주던 안빌려주던

    예전의 사이로 돌아갈수는 없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인연이란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이것또한 받아들이니 마음이 참 홀가분해지네요.

    댓글 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봄날과 주말들 보내세요^^

  • 8. 음..
    '14.4.5 11:22 AM (125.177.xxx.190)

    원글과 댓글에서 인생의 가르침이랄까.. 뭐 그런걸 느끼고 갑니다.
    원글님도 훌훌 털어버리시고 행복한 봄날 보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4323 디저트까페에서 외국인 손님 대할때 할만한 말들 팁좀요~^^ 5 뭐뭐 2014/07/05 1,277
394322 일반 샴푸 쓰던 사람이 써도 상관 없나요? 3 지성 샴푸 2014/07/05 1,016
394321 곰솥 좀 골라주세요 9 눈아파 2014/07/05 1,742
394320 중국, 일본 전범 자백서 공개 '조선 부녀자 유괴해 위안부로' 2 전쟁범죄 2014/07/05 777
394319 간단오이지 레시피는 어디에 있나요? 6 2014/07/05 1,592
394318 삼십대초반 넘으면 시집가기 힘드냐는 글 14 ㅇ어휴.. 2014/07/05 2,938
394317 친구가 가베 교구를준다는데 6 바라바 2014/07/05 1,573
394316 지금 ebs 에서 구석기인처럼 먹고살기 해요! 3 일반인 체험.. 2014/07/05 3,265
394315 외로울때 뭐 하세요 16 발버둥 2014/07/05 3,714
394314 지마켓 롱샴가방 1 아일럽초코 2014/07/05 1,744
394313 제모 기계에 따라 효과가 다르죠? 자신감 2014/07/05 1,770
394312 의류나 세탁관련 소비자분쟁때 참고하세요..아까 애써 댓글달았더니.. 2 2014/07/05 1,014
394311 자연식만 먹는 냥이 사료 먹일 방법없을까요?? 7 ... 2014/07/05 1,088
394310 혹시 이것이...갱년기증상 인가요~~ㅠㅠ 4 선선한 바람.. 2014/07/05 3,286
394309 미간여드름 1 조언절실 2014/07/05 1,367
394308 "MBC는 유사종편... 회생 가능성 안 보인다&quo.. 4 샬랄라 2014/07/05 1,024
394307 못생기고 나이많고 직장없고 23 ㅠ.ㅠ 2014/07/05 5,145
394306 아침에 스페셜 k 나 그런 체중조절용 씨리얼을 먹으면 5 아침 2014/07/05 2,017
394305 부킹닷컴 도와주세요... 5 may 2014/07/05 5,163
394304 토욜 저녁인데 뭐 해먹으세요? 11 배고파 2014/07/05 2,132
394303 보승이 진짜 특이하네요 3 .. 2014/07/05 3,597
394302 늘 헷갈리는 D-day 계산법... 7 띵똥띵똥 2014/07/05 1,590
394301 설국열차 뒤늦게 보고 펑펑 울었습니다 4 ... 2014/07/05 2,903
394300 서울 나들이 어딜 가야 재미있을까요? 20 2014/07/05 3,412
394299 중국어 공부 5 강의 2014/07/05 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