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예쁜 맘으로 살면 복도 받고 멋진 왕자님 만나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들
글자를 떼고 눈에 들어온 동화 속 그림들은 어린 영혼의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다
지금도 그립고 생각나는 맑디맑은 색채와 그림들이 눈에 선하다
세상에 부딪히고 깨지면서 착하게만 살아선 손해라는 영악스러움 뒤에도
순수에 대한 애착은 변하지 않았던 듯하다
착하다는 것만으로 훌륭한 왕자님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혜롭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얼굴이 대수냐..맘이 이뻐야지 하면서도
눈에 띄는 외모의 여자를 보면 상대적 초라함이 전신을 부숴버린다
그러면서도 자기애에 빠져 토닥토닥
이정도면 괜찮아...되뇐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되기도 한다
아름다움 또한 내 의지로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동화 속 처지가 빈곤하고 불행했던 여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왕자님은 거져 뽕하고 나타난 것이 아닌 것이다
차곡차곡 쌓인 순진한 편견들은 그렇게 성장했다
권선징악이 만들어낸 덫이다
하긴 갓난아기들도 미추를 구별할 줄 안다고 하니 본성을 어쩌랴
아름다움이 최고의 무기라는 것을 나조차 부인 못하겠다
동화는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