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임신 덕분에 음식솜씨가 나아진 분 계세요?

그리운 외할머니 조회수 : 403
작성일 : 2014-04-03 08:18:48
미국에서 혼자 유학생활 하면서 음식을 쭉 해왔는데 할 줄 아는 음식 가짓수는 늘어도 항상 대충 해먹고 살았어요. 결혼도 여기서 만난 남자랑 했는데 한국인이 아니고 입이 건 편이라서 집밥만 대충해서 차려주면 무조건 딜리셔스라서 음식이 제대로 늘 지 않았죠.

그런데 첫 애를 임신하고 입덧을 시작하면서 미각이 정말 예민해지더군요. 첨가물이 혀끝에서 느껴져서 인스턴트는 전혀 못 먹고 유기농이 아닌 채소, 과일에선 농약스러운 야릇한 맛도 느껴져서 무조건 유기농으로 사먹었어요.

더욱 허걱스러웠던 것은 어릴 때 외갓집 갔을 때 외할머니가 해주신 시골 자연식의 맛이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나는 거였어요. 경상남도 바닷가에 가까운 시골이었는데 외할머니가 간단하게 무우, 쇠고기, 집간장, 고춧가루로 만든 쇠고기국, 고추 썰어 양념한 멸치젓, 빨간 고추 넣은 매콤한 장조림, 양념장 끼얹은 생선구이 등등이 너무 먹고 싶어서 그걸 재연하려고 기를 쓰게 되더군요.

친정 어머니도 화려하진 않지만 경상도 말로 개미있게 (간이 맞고 깊은 맛) 음식을 만드는 분이세요. 어머니 음식도 당연히 생생하게 혀끝에 떠올라 그대로 만들려고 최대한 노력했죠.

그 결과 대충대충 심심하기만 했던 제 요리솜씨가 훨씬 맛깔스러워진 것 같아요. 남편도 제 음식이 점점 더 장모님 음식같다고 하네요.

지금 둘째 임신 중인데 방금 만들어진 뜨끈하고 두툼한 부산어묵이 갑자기 먹고 싶은데 여기 한국 식품점에는 그런 어묵이 없어요. 지금 어묵을 제가 직접 만들려고 폭풍 검색 중입니다. 엄마표 열무물김치, 바지락 쑥국도 먹고 싶은데 문제는 재료네요.

저처럼 임신 때 민감한 미각, 후각 덕분에 음식 솜씨가 향상된 분이 계실까요?
IP : 173.89.xxx.8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해요
    '14.4.3 2:54 PM (61.73.xxx.60)

    말씀 공감해요. 후각과 미각이 굉장히 예민해져서 예전에 못느끼던 향 맛을 다 느끼게 되죠.
    특히 신선하지 않은 식재료의 군내, 가공식품의 화학적인 조미료의 냄새가 너무나 강하게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좋은 식재료에 기울게 된다고나 할까요.
    이 정도의 미각 후각이 출산 후에도 유지된다면, 천재적인 조향사 내지는 요리사가 될 수도 있을 것 만 같은 느낌. ㅋㅋ
    그런데 문제는 임신 호르몬 없어지고 나면 개 처럼 예민했던 후각도 다시 둔해진다는 것.. 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0327 미세먼지..서울 180 (나쁨)이네요... .. 2014/04/16 830
370326 시어머님이 병원가는 걸 극구 사절하시는데 어쩌죠 15 2014/04/16 2,009
370325 승객통화 "구명조끼가 부족해서 아수라장" 8 헤르릉 2014/04/16 2,913
370324 심각해지네요 5 2014/04/16 1,400
370323 여객선사고..마음이 진정이 안되요...제발 모두 구조되길...ㅠ.. 6 부자맘 2014/04/16 1,795
370322 씨그만 리라고 발음하는 서양 백인 한반도 학자 누군가요? 2014/04/16 1,019
370321 젊은 어른 (young adult)은 10대인가요? 20대인가요.. 7 ... 2014/04/16 935
370320 어떡해요 자식키우는입장에서 마음너무아파요 17 눈물 2014/04/16 2,197
370319 바로 군에 입대한 아들의 스맛폰을 6 82cook.. 2014/04/16 1,818
370318 정말 큰일이네요 1 .... 2014/04/16 858
370317 미역냉국이나 가지냉국에 토마토 넣어보세요 토마토짱 2014/04/16 1,213
370316 진도 현재 상황 긴급입니다... 30 진도 2014/04/16 4,418
370315 토마토 익혀 먹을때 어느정도 익혀야 하나요? 4 dma 2014/04/16 1,557
370314 베토벤에 대해 알 수 있는 책 있을까요? 1 ... 2014/04/16 690
370313 선배학부모님들께 초2 엄마가 여쭙니다.. 2 엄마 2014/04/16 1,016
370312 대구집값 과연 어디까지 오를까요? 7 집살려고했는.. 2014/04/16 4,907
370311 신생아 분유 어떤거 사용하셨어요? 3 돈데군 2014/04/16 1,259
370310 자취생이 쓸만한 샐러드 스피너 추천해주세요 5 ... 2014/04/16 1,330
370309 "남재준 기자회견에 들러리 선 것 사과드립니다".. 3 샬랄라 2014/04/16 986
370308 광파오븐 써보셨어요? 11 2014/04/16 4,583
370307 런던파리 신혼여행 다음주에 가요! 추천해주세요~ 7 신행 2014/04/16 2,323
370306 견과류나 건과류 어디거 드시나요 3 주전부리 2014/04/16 2,252
370305 드롱기 빈티지 커피머신 사려고 하는데 어떨까요? 3 그래두질문 2014/04/16 1,359
370304 미세먼지에 내성이 생긴걸까요 8 중국미워 2014/04/16 1,494
370303 번역좀 부탁드립니다. 12 로즈 2014/04/16 1,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