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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보통 이러나요..

... 조회수 : 2,136
작성일 : 2014-04-02 23:17:50
저는 한때 전문직을 갖고 있었던 현재 전업주부입니다.
두돌 지난 아이가 있구요.
남편이 있지만 없는 것 같은 느낌.

아침이면 말 없이 밥 먹습니다.
저녁에 퇴근하고 오면 말 없이 밥 먹습니다.
열시면 영어공부하고 싶다며 방에 들어갑니다.

오늘 애 잠깐 부탁하고 집안일 정리하려고
방에 들어기 봤더니 남편이 잠들어 있네요.
한편으론 애처롭고, 한편으론 뭐냐.... 싶네요.

회사 일은 머리 아프다고 얘기 하지 말라고 할 말도 없다고 하고.
제가 애와의 하루를 얘기하면 눈은 야구에 시선 고정.
야구 정말 밉네요. 이제 시즌 시작인데. 에휴.

그냥 인간적으로 살수록 정이 떨어질 때가 많아요.
아무런 대화도 추억도 없고.
저러다 나이 들어서 후회하겠죠.

돈은 이억 가까이. 샐러리맨으론 많이 받는 거긴 한데.
제가 생활비로 쓰는 건 백만원이기에...
남편이 돈 잘벌면 뭐하나요. 집이 좋으면 뭐하나요.
사람과 사는 것 같지 않은데..
배터리가 있는 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시계처럼
그렇게 살고 있는 남편이 안쓰러우면서도
점점 남 같아집니다.......

그냥 주저리주저리 답답한 마음에 써봤어요.......
IP : 175.207.xxx.14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4.4.2 11:19 PM (175.207.xxx.141)

    이런 삶이 보통 권태기 부부의 모습일까요..

  • 2. 타이타니꾸
    '14.4.2 11:21 PM (180.64.xxx.211)

    다들 지쳐서 그래요. 제일 힘들때잖아요.
    화끈한 시절은 다 지난거 같아도
    애 좀 키워놓고 같이 여행도 하시고 취미도 같이 하시면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남편 성격자체가 그러시면 그냥 그림자보듯 살수도 있어요.

    다 사는게 지치죠
    눈떴으니 산다는 말이 맞는거 같기도 하네요.

  • 3. 원글
    '14.4.2 11:24 PM (175.207.xxx.141)

    윗분 댓글에... 이불 덮어주러 갑니다...
    과연 나중에는 좋아질 날이 오긴 올까요.
    그림자라는 표현이 마음에 확 와닿네요...

  • 4. 타이타니꾸
    '14.4.2 11:26 PM (180.64.xxx.211)

    그래도 오래 살다보니 믿을곳이라곤 남편뿐이에요.
    교통사고 났을때 이사갈때 꼭 필요하니 잘해두세요.

  • 5. ...
    '14.4.2 11:44 PM (1.244.xxx.132)

    그래도 샐러리맨이 2억씩 받자면
    정말 많이 힘들것 같긴 하네요.

    답은 얼른 애키우고
    님도 일하러 나가고
    남편은 좀더 인간적인 일자리를 찾는거 아닐까 싶은데
    세가지다가 쉽진 않겠죠.

    특히 전문직이었던 분이 두돌지난 애를 키우고 있다는건...
    아이를 남의 손이 키우면서 까지 일하고 싶진 않다는 생각일것 같아서요.

  • 6.
    '14.4.2 11:48 PM (116.39.xxx.32)

    남편이 2억씩 받는다니 너무 부러운데요...ㅎ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게 좋다고 봐요. 생활비도 적게 드는데 남편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그렇게 사는것도 아닌거같구요. 힘내세요~ 또 좋아지겠죠.

  • 7. 원글
    '14.4.2 11:56 PM (175.207.xxx.141)

    이불 덮어주니 내가 왜 자고 있지.. 하길래 지처서 그런가봐. 말 건내고 나니 제 맘도 좋아지네요. 일하던 시절. 늘 열시 넘게 퇴근하며 지금도 하루가 꽉 차있는데 어떻게 애를 낳아 기를 수 있을까 생각했더랬어요. 남편은 애가 생긴 이전이나 이후나 변하지 않았을 뿐이고. 저는 삶이 180도 달라졌으니....

    양가 부모님 모두 애를 봐주실 수 없는 상황인데. 아기를 두고 야근을 안할 수 없는 회사에 돌아갈 수가 없더라구요. 안낳았으면 모를까.....

  • 8. .......
    '14.4.3 12:30 AM (175.180.xxx.97) - 삭제된댓글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게 좋죠.
    잘하신 선택이예요.
    아이는 키운사람 따라가요.
    직장생활도 보람있지만
    한 생명 내손으로 키우는건 더 큰 보람이죠.
    때때로 힘들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그게 사는거 같아요.
    늘 좋을 수도 없고 늘 나쁘기만 한것도 아니고요.

  • 9. 아마
    '14.4.3 12:37 AM (114.205.xxx.114)

    원글님도 아기 낳기 전 직장 다닐 때의 모습이 지금 남편 같았을 수도 있어요.
    야근도 많이 하셨던 것 같은데 퇴근하면 지쳐 말 한 마디 할 기운도 없지 않으셨었나요?
    예전의 안쓰럽던 나를 보는 것 같다 생각하시고
    조금만 더 참으세요.
    지금 육아를 온전히 혼자 짊어진 것 같은 스트레스에,
    전문직이었다 전업으로 집에만 있으면서 느끼는 사회로부터의 고립감 같은 감정 때문에
    더 심적으로 힘드신 것 같아요.
    아이가 기관에라도 다니기 시작하면 훨씬 마음의 여유가 생길 테니 조금만 더 인내하시고
    남편께도 먼저 따뜻한 한 마디로 시작해서 대화를 이어나가도록 노력해 보세요.
    원글님도 야구에 흥미를 조금씩 가져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야구가 알고 보면 참 재미있는 스포츠랍니다^^
    그래도 성실한 남편을 둔 건 내 복이다 생각하시면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리지 않을까요?

  • 10. .....
    '14.4.3 12:39 AM (180.229.xxx.142)

    저랑 비슷하시네요...높은 연봉이지만..마음껏 쓸 형편은 안 되고^^
    그 숫자만 아는 연봉때문에 피곤하고 고단한 남편 뒷모습을 그냥 쳐다만 보기만 해야하고...ㅠ.ㅠ
    저두 그래서 얼릉 아이 키우고 일 가려했는데..덜컥 둘째가 생겨버렸네요.
    이제 또 다시 4-5년은 집에 갇혀 있어야 되겠죠.
    저도 이게 권태긴지 뭔지 모르겠지만...이 끝없는 우울감은...달래지지가 않네요.
    이러다 진짜 우울증으로 정신과라도 가는 날이 오는 거 아닐까..싶기도 하구요...
    그냥 하루하루 견디고 있는 거 같아요..

  • 11. ...
    '14.4.3 12:48 AM (183.98.xxx.7)

    저희 애도 두돌 지났는데.. 비슷해요.
    그나마 늦게 들어오고 일찍 나가서 주중엔 아이 얼굴도 못볼때가 많아요.
    남편 바쁠땐 주말부부나 다를 바가 없어요.
    근데 연봉도 많고 아이도 있는데 생활비 백만원, 엄청 절약하시네요.

  • 12. .........
    '14.4.3 7:54 AM (121.177.xxx.96)

    그게 달리 생각하면
    남편은 아이가 적어도 7살 전후까지 정말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해요
    그러나 세상도 남편을 필요로 하더군요
    직장등등에서

    그러다가 아이 다 자라고 이제 50되면 냉정하게도 이제 더이상 남편의 도움이랄까
    이런게 아쉽지 않는 상황이 되고 그럴때면 열심히 이식이 남편이 되고
    자꾸 옆자리에 함께 있을려고 하더군요
    서울로 대학간 아이 2주도 못돼서 전화해서 언제 집에 올거냐고 묻고.

    직장에서 회식해도 1차 그 이상이면 부하직원들이 부담스럽게 여기고 그래서 살짝 피해주거나
    체력이 모자라서 일찍 마치고
    .내가 필요로 할때 세상도 남편을 미친듯이 필요로 하고 내가 아쉽지 않으니 세상도
    남편을 아쉬워하지 않더군요

  • 13. 원글
    '14.4.3 3:36 PM (175.207.xxx.141)

    적어주신 댓글들 모두 감사합니다.
    마음 깊이 느껴지는 게 있어요.
    저도 어느새 회사 다닐때의 삶을 모조리 잊어 버리고,
    집 안에서의 필요만 생각했구나 싶네요.

    좀 더 활기있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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