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요~ 자랑계좌에 넣을 돈도 없는 아주 가난한 아지매거든요.
나이 42.. 자랑은 하고 싶은데 돈은 없지만.. 그래도 그냥 자랑할게요. 돈은 못내요. 요즘 특히나 더 아주 가난해서.. ㅠㅠ
맨날 베프처럼 끼고 지내는 82에다 자랑하지 어디서 말하기도 좀 그래요. 사실 82에서도 욕먹을지 몰라도 그냥 익명이니까 요기다 자랑할게요.
어제 꽃도 활짝 폈는데 볼 일이 있어 원피스에 실크스카프에 꽃단장을 하고 전철을 타고 어디 다녀왔어요.
제가 요새 운동하고 살이 많이 빠져서 20대때 체중으로 돌아갔거든요~ (키 164에 체중 52)
합정역에서 전철을 타려고 하는데 어떤 서양남자(애)가 허둥지둥 뒤에서 나를 따라잡더니 어디가는 길이냐고 영어로 묻더라구요.
집에 간다고 그랬더니 (뭐.. 아주 간단한 단어와 바디랭귀지로 대화했어요)
내가 너무 예쁘고 섹시하대나.. 그러면서 블라블라 막 떠들기에 난 영어를 못한다고 그랬더니
괜찮다고 자긴 한국어를 못하니 우린 똑같다고 하면서 또 막 떠들고..
어디에서 내리냐고 해서 영등포구청에서 내린다고 벽에 있는 지하철 노선도를 손가락질해서 알려줬더니 슬픈 표정으로 너무 빨리 내린다고 하더라구요 (합정에서 영등포구청까지 두 정거장이죠)
창밖으로 한강이 보이니 저걸 보라고 너무 아름답지 않냐고 하고..
내가 난 42살이야 했더니 괜찮다고 자긴 25살이지만 당신과 그냥 친구가 되고 싶은거라고 나이차이가 많이 나도 상관없다고 하면서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더라구요.
도리도리했더니 그럼 이메일 주소를 알려달라고..
그것도 싫다고 했더니 너무 슬픈 표정으로 자기를 다시 한번 만나고 싶지 않냐는거예요.
저스트 커피~ 마시면서 얘기하고 싶다고..
내 아들이 열아홉살이야~ 했더니 거기선 좀 충격받은 표정으로 리얼리? 하고 몇번이나 되물었어요.
자기랑 얼마 차이 안나니까 놀랐는지.. ㅋㅋ
그냥 배꼽잡고 웃으면서 암 쏘 해피~ 했답니다.
내 친구들이 나를 부러워할거야~ 하고 말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말하지? 고민하다가
마이 프렌~ 했더니 걔도 활짝 웃으면서 친구들한테 얘기하라고.. 자긴 나랑 너무 친구가 되고 싶다고..
그러고는 자기 하는 일에 대해 뭐라고뭐라고 한것 같은데 하나도 못 알아듣고..
당신 남편은 베리 럭키 가이라고 한건 알아들었네요. ㅋㅋㅋㅋㅋ
영등포구청역에 도착해서 굿바이~ 하고 손을 흔들었더니 내 오른손을 낚아채서 손등에 키스하더라구요.
그러곤 문이 열리니까 손을 꼭 잡고 자기 품에 한번 안고는 놔줬어요.
내 손은 일에 치여서 거칠거칠한데 그 남자애의 손과 입술은 너무 부드럽더라구요.
아우.. 생각할수록 달달해..
어찌 나에게 이런 일이~
걔 그냥 눈이 좀 잘 안보이는 애였겠죠? 아주 귀엽게 생겼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