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별 뒤 종적을 감춘 옛 연인이 4년만에 연락한다면..어떨까요

.. 조회수 : 11,448
작성일 : 2014-04-01 02:18:51

안녕하세요 평소에 가끔씩 82쿡을 방문하는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사실 제목에 써있듯,  제가 그 4년간 종적을 감춘 연인이에요..

그때 전.. 전화로 차였었죠
상대방이 크게 오해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별을 통보하더라고요.
만나서 얘기를 해야만 풀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비행기를 타야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인지라
손 쓸 방법 없이 전 그렇게 차였어요.



그사람이 오해를 할 만도 한게..
사실 저흰 한 번 헤어졌다 다시 만난 사이었거든요


제가 헤어진 그 기간 사이에..
안 좋은 일을 당했어요. 
정신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트라우마였어요. 
지인에게 성적으로 유린을 당할 뻔 했어요. 3~4시간동안 저항하고, 설득해서 미수에 그쳤고 저는 무사했지만..
그때 그 공포의 4시간이.. 강렬하게 정신적으로 각인이 되어서
얼마나 강한 상처인지, 덕분에 지금도 연애다운 연애를 전혀 못 할 정도로요



그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됐을땐
차마 그 사이 있던 일을 얘기를 못 꺼냈어요.
꺼내는 순간.. 다시 헤어지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저에게도 상처지만 그 사람에게도 상처일 만한 게 분명했거든요.

그때 마음이 병들어 있던 모습을
변심한 것으로 오해하더라고요.


내가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합당한 이유를 말하라는데..
차마 그런 일로 내가 정신적으로 괴로워서
그랬노라고 말을 할 수 없겠더라고요.


그렇게 헤어지고
그 사람에게서 제 어떤 것도 알아낼 수 없게
다 감추고 다 없애고 그렇게 사라졌어요.
티끌 하나 없이..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인양.. 그렇게요..

그 사람이 헤어진 뒤 1년동안은 제게 
문자도 하고 전화도 했고 눈물로 음성메세지를 보내고..메일도 보냈어요. 
하지만..다시 만나게 되면 그 이야기를 꺼낼 수 밖에 없기에..
문자며 메일이며 전화며 다 외면했어요.. 날 좀 구해줘.. 살려줘.. 라는 
문자에 매몰차게 핸드폰을 끄고 그렇게 연락이 오는 날은 날밤을 새며 울었어요

그 사람도.. 그렇게 2년이 지나니 연락이 없더군요..


그러면서 그간 저는 연애를 여러번 시도했는데
그 트라우마로 제대로 깊은 진전이 되질 않더군요.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도 연애를 해왔지만, 사람에게 몸도, 마음도 오롯이 다 주는 건 그 사람이 처음이었는지라..
그 뒤에 그런 일을 겪고 난 뒤론.. 이 사람을 잊을만큼의 기적같은 사랑이 찾아오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이 사람과 다시 만나고싶다 이런 건 아니에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그렇게 3년이 지나서..
우연히 스마트폰을 간만에 만들었고, 호기심에..
연락처도 모르고.. 어디 사는 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 메일 ID로 카카오톡을 검색하니
그 사람이 나오더군요..

안간힘을 쓰고 눈가림으로 아웅하던 이별했을 때의 괴로움, 
외면한 데에 따른 죄책감과 나의 다시 희미해지려 하던 상처 등등으로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이 
위태위태하게 버티다 버티다 그 사람을 본 순간 훅 하고 터져서 물밀듯 쏟아져나왔습니다.

그 뒤로 일년이 넘게 자주 꿈에서 그 사람이 나오네요.
최근 이틀 째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어요..
심장도 쿵쾅거리고..



안 그래도 요즘 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 사람에게 미안했다고 이런 이유로 
차마 그런 이유로 매일을 지옥처럼 살아갔었노라고.. 그래서 말하지 못했다고 털어놓기엔..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난 걸까요..
털어놓는다고 끊어진 인연을 다시 붙이겠다는 욕심과 미련은 전혀 없습니다..
그저 과거의 상처를 말하지 못하고 저의 변심으로 헤어졌다는 오해으로 인해 이별한 뒤
마음에 생긴 응어리가, 그 시절 괴로워했던 트라우마와는 또 다른 깊은 고질병이되어 떨어지질 않네요

동갑내기 첫사랑에게 죄책감의 굴레에서..
제 마음의 상처에서
헤어나올 수 없어 너무 괴롭습니다..

IP : 211.55.xxx.220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1 2:24 AM (217.84.xxx.65)

    상황이야 어떻든...

    그 사람 옆에 누가 있을 수도 있는데 구지 본인 해명하자고 연락을? 이기적이지요.

    마음으로 행복 빌어주는 게 맞을 듯 싶은데요.

  • 2. 흠..
    '14.4.1 2:36 AM (1.233.xxx.215)

    아뇨. 얘기하세요. 저라면 그럴 거에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앞으로 더 많은 시간 그럴 수 있어요.

    그런 이유 설명하는게 그게 어떤 결과를 낳던 서로에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얘기하고, 그게 어떤 결과를 낳을 지는 하느님께 맡기세요.

  • 3. 음...
    '14.4.1 2:41 AM (210.0.xxx.182)

    정말이지 힘든 시간을 보내셨군요. 먼저 위로를 드려요.


    어줍잖은 제 생각이지만 4년 전에도 그 분과 님은 많은 부분, 달랐기 때문에 헤어졌을 거예요. 이유를 불문하고 그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더 많이 달라지고 이제는 각자가 기억하는 추억마저 다를 거예요.

    소식을 알게 된 후 두근거림..아련한 마음..간절히 원하는 마음...이해는 하지만
    그냥 그건 잃어버린 것을 잊지 못하는..그런 애착일 뿐인거라고 생각되요.
    애착이라 표현한 것은 행여 집착이 되기 전에 거두면 좋겠다 하는 그런 생각에서구요.

    그때 내가 아파서..상황도 마음도 아파서 그랬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또 말하면 다시 우리가 예전 어느때처럼 사랑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들수도 있지만
    그 분은 그 이야기를 행여 받아들이지 못한다면..혹은 그렇게 중요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님은 정말 상처받으실 테니까요.
    그렇게 아프셨는데..또 아플 순 없어요. 더 치명적일 수도 있고. 그게 걱정되네요.

    그래서 전 그 분에 대한 마음을 그냥 둔채로 님의 현실을 살아가시길 바랄게요.
    Let it be.

    치료 잘 받으시고 앞으로는 더 좋은 일들, 기원할게요. 힘내세요!

  • 4. ..
    '14.4.1 2:49 AM (211.55.xxx.220)

    ---님.. 맞아요.. 이기적인 거죠...
    3년전에 연락이 왔을때...결과가 어떻던지..털어놨어야 하는데 ...
    이미 지난 시간을 붙잡는 것 만큼 어리석은게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그때 당시는..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줄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지금까지 이 상처가 저를 괴롭히는 줄 알았다면..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그대로 살아가야 할 지..
    당장 내가 죽을 것 같은데.. 나를 먼저 살려야할지..

    나 혼자 편하자고 그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도 싫고..
    몇 년째 괴로워하는 저 스스로를 견디기가 너무 힘에 버치고..너무 괴롭네요..

    출근을 위해.. 지금에라도 잠자리에 들어야겠네요..
    댓글 정성껏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5. ..
    '14.4.1 2:53 AM (211.55.xxx.220)

    상대방은 26살의 나이이고.. 이 나이에 결혼을 했다기엔 카카오톡의 사진에 어떠한

    유부남의 흔적도 없더군요....연인이 확실히 있는진 모르겠지만..

    만약 그 사람 곁에 어여쁜 아가씨가 곁에 있다면..

    제 마음 편하자고 다른 아가씨를 상처 줄 순 없겠지요..

    그래서 당장은 저도 괴로워하며 안고 지내려고는 합니다..

    감사해요 댓글들..

  • 6. ..
    '14.4.1 3:05 AM (211.55.xxx.220)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잠이 안 오네요..

    당장 즉흥적으로 할 일이 아닌 건 알아요..

    저는 소심하고 겁이 많은지라.. 전 연인들에게 너스레를 떨면서 옛 이야기를 하려고
    쉬이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스스럼 없이 보낼만큼 배짱이 있지 않아서..
    그리고 상대방 쪽에서 연인이 있을 수도 있으니..
    저도 상도덕이 있는 사람인지라..


    우연한 만남이 이루어지길 기대하지 않는 이상..
    섣불리 연락을 하는 일은 없을 거에요..

    혹시 몰라, 연락이 없이도.. 혼자서 극복을 할 수도 있는 일이고요..
    그러니.. 비슷한 경험이 있는 기혼자분들 노여움을 거둬주세요..ㅜ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7. ..
    '14.4.1 3:30 AM (119.208.xxx.246)

    일 년간 꿈에 허다하게 나오고, 이틀간 잠 못 잘 정도라면.. 전 연락할 것 같아요.
    글 쓰신대로, 미안했다고 말하고 그간의 일을 털어놔 보세요. 갑작스런 연락에 미안하지만.. 그래서 마음이 편해진다면요.
    지금 연락하지 않을걸 나중에 계속 후회하며 살지 몰라요. 그때라도 연락을 할걸.. 하고.
    물론 상대에게 이기적인 행동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어요. 그건 모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타사이트에 올리신 글도 봤습니다. 늦은 시간에 잠 못 들고.. 글을 쓸 정도로 고민이라면 연락해 보세요.

  • 8.
    '14.4.1 3:56 AM (1.233.xxx.215)

    사람은 원래 이기적인거에요...

    진짜 배려인지 이기적인건지 아무도 몰라요.

    님 인생이 더 중요합니다. 1-2년 더 그러다, 그 때 연락해볼걸 그러지 마시고,
    생각만 마시고, 행.동.하세요!

    뇌는요,,,미해결과제는 끊임없이 떠 올리게 해요.

  • 9.
    '14.4.1 6:03 AM (110.70.xxx.58)

    연인있으면 어때요
    미혼이면 괜찮아요
    결혼해버리기전에 용기내세요

  • 10. 얘기하세요
    '14.4.1 6:15 AM (211.245.xxx.178)

    지금 님 상태가 상대남자배려할만한 상황이 아니에요. 벌써 4년전 일을 아직까지 게다가 원글님 잘못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죄책감내지는 미련이 너무 많아요. 이러저러했노라고,그동안 너무 힘들었노라고. 얘기해야 내가 이제는 잊고 살수있을거 같다고 얘기하세요. 단 지나간 인연에 미련두지말고 다시 만나지는 마세요. 또 상처받아요. 나이가드니 인연에 연연해한다는게 얼마나 부질없는지 알게되네요. 얼른 툭 떨치고 잊어버리세요. 그리고 잘살아요. 의식적으로라도 잊으려고 노력하세요. 언

  • 11. ㅡㅡ
    '14.4.1 6:55 AM (221.151.xxx.147)

    한번 만나서 서로 털어버리세요.
    그 사람도 무슨일로 그랬는지 억울하고 원망스러울걸에요.
    서로 확실하게 이유나 알고, 말하고 그 다음 생각하세요.
    관계가 이어지든, 완전 끝이나든 확실히 매듭지어야 꿈에라도 덜 나타날 거예요. 두 사람 다.

  • 12.
    '14.4.1 7:39 AM (122.36.xxx.75)

    가벼운마음으로 한번만나보세요 이사람이랑 잘해보겠단 생각은 접어두시고
    우선 그때일로 그랬다고 말하세요
    기대가크면 실망도 큰법‥ 만약 그분이 님연락피해도 실망하지마세요
    그사람도 사정있을 수 있으닌깐요

    그때 일은 님잘못 아니닌깐 죄책감 느끼지마시고 님자신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우울하거나 안좋은 생각들면 해결될일아니면 고민계속하지마시구요
    고민이란게 생각하면 할수록 자꾸들거든요
    힘내세요

  • 13. ㅇ ㅇ
    '14.4.1 7:48 AM (211.209.xxx.23)

    더 늦기 전에 시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 14.
    '14.4.1 7:51 AM (110.14.xxx.185)

    26살이고 아직 미혼이라면
    후회남기전에 얘기해볼것같아요
    속이라도 서로 후련하게요

  • 15. @@
    '14.4.1 8:09 AM (101.9.xxx.115)

    눈 질끈 감아요. 창피해서 죽은 사람은 없어요.

    전 헤어진 남친한테 정말 죽을 용기내서 수고문 해 찾아 3년만에 전화했어요. 그리고 18년째 결혼 중입니다. 그때 용기낸게 얼마나 잘한 짓인지...

  • 16. ..
    '14.4.1 11:34 AM (211.55.xxx.220)

    익명을 빌어 털고나니.. 그래도 요 며칠간 보다는 살 것 같네요..

    상대방은 절 어떻게 지내는 지 알 방법은 없지만..
    전 그 사람의 근황을 간간히 알고 있어요..
    속속들이 알진 못하지만.. 어렴풋하게나마요

    여자친구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가지고 있는 연락처라곤 카카오톡 아이디가 전부지만..
    없는게 확실한 때가 오면.. 그땐 반드시 털어놓을게요..
    지금부터 조금씩..미리 준비를 해야겠어요..
    그 순간에 또 제 자신이 준비가 되지 않아서 기회를 놓치기 전에요..

    댓글을 달아준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 17. ---
    '14.4.1 4:50 PM (217.84.xxx.249)

    여친 있나 없나 반드시 알아보세요.

    현재 여친이 있다면 원글 죄 두 번 짓는 겁니다. 전 남친한테 한 번, 여친한테 두 번.
    댓글이야 원글 글만 읽고 원글 편을 들기도 하겠지만

    나중에 그 여친이라는 사람이 괴롭다며 어디엔가 글 올릴 수도 있어요.

    내가 웃자고 남 울리면 좀 그렇죠.


    성폭행 당할 뻔한 트라우마 때문인 건 잘 이해하겠는데, 사람 인연이 다 타이밍이거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1008 요즘계속되는 사고 폭발사고 2014/05/20 785
381007 집밥의 여왕에 곽진영 집 어딜까요? 11 ........ 2014/05/20 13,569
381006 이와중에 핸폰 여쭤요 1 핸폰 2014/05/20 735
381005 문재인 - 오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다녀왔.. 9 2014/05/20 2,847
381004 송옥숙님 대사가 너무 슬프고 가슴 아파요 ㅠㅠ 25 ".. 2014/05/20 14,083
381003 박근혜 -피해자분들 성함까지 잘못 읽었군요. 노종면뉴스 한번 .. 9 으이구 2014/05/20 2,356
381002 서울시장 표차이가ᆢ 8 저는 2014/05/20 2,157
381001 '왕실장' 김기춘, 세월호 파고도 넘어가나 3 청명하늘 2014/05/20 2,278
381000 남편이 실직했어요. 어떻게 해야하나요ㅠㅠ 41 심난 2014/05/20 24,850
380999 아랍에미레이트 가서 부총리 만나고 왔답니다. 19 존심 2014/05/20 6,710
380998 만화로 보는 5.18희생자 이야기입니다. 3 슬픔보다분노.. 2014/05/20 831
380997 EFE, 韓 시위대 박근혜 사퇴 요구 보도 light7.. 2014/05/20 776
380996 부정선거? 도둑맞은 표들 개표부정 2014/05/20 841
380995 (바뀐애 하야)고등학교 징계문제 2 .. 2014/05/20 1,139
380994 인터넷 화면캡춰 어떻게 하나요 23 개인정보 도.. 2014/05/20 2,957
380993 세월호 이전과 이후 13 ... 2014/05/20 2,667
380992 감정도 소급하나 1 갱스브르 2014/05/20 653
380991 [팩트TV 뉴스10] 10시부터 세월호 특보, 사복경찰 유가족 .. 2 lowsim.. 2014/05/20 1,019
380990 패스하셔도 됩니다. "82쿡이 정치판, 그것도 야당판이.. 5 박근혜 하야.. 2014/05/20 899
380989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가 없다' 5 서울대교수시.. 2014/05/20 1,040
380988 단원고 ‘성복이네 가족’과의 20일간 동행 취재 4 2014/05/20 3,006
380987 대만에요 3 멀치볽음 2014/05/20 1,054
380986 현대중공업 문제 묻자 "통합진보당 비난엔 답 안해&qu.. 11 정몽즙 2014/05/20 1,616
380985 jtbc뉴스 이어서 보다가 2 궁금이 2014/05/20 1,604
380984 세월호 참사 원흉 변천사..........ㅠㅠ 3 oops 2014/05/20 1,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