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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신발

갱스브르 조회수 : 794
작성일 : 2014-03-27 16:35:36

신발엔 그 주인을 닮은 표정이 있다

남의 집에 방문할 때 습관 중 하나가 현관문에 널브러진 신발을 본다

대충 구성원을 짐작해 보고 근거 없는 직감이 온다

어느 땐 맞고, 어느 땐 꽝이지만

신발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뒤축이 닳는 모양으로 성격을 짐작한다는 달인까지는 아니어도

땅을 딛고 선 신발엔 애틋함이 있다

지쳐 돌아다닌 어느 날

신발을 봤다

마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 그 날 하루의 내 모습처럼

신발은 초췌하게 구겨지고 군데군데 흠집이 나

전 날 반짝반짝 곱게 다듬어놓았던 생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나를 쓰다듬듯 얼른 화장실에 들어가 휴지에 물을 적셔 살살 달랬다

자기연민까지 발동돼 고개를 푹 숙인 얼굴 아래 피가 쏠렸다

그때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신발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내가 보인다

일상의 켜 한 줄 한줄 신발은 함께했으니까...

우스개소리지만 여름 한 날

육중한 몸집의 남자가 조리를 질질 끌고가는 모습을 봤다

남자의 체중에 눌린 조리는 땅과 밑창의 구분이 아슬아슬할 만큼 경계가 사라져가고 있었다

남자의 힘에 의해 끌려가는 모습...

포박당한 모습이었다...ㅠ

IP : 115.161.xxx.12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3.27 4:38 PM (116.121.xxx.197)

    가끔 느끼는데 갱스브르님 글을 참 잔잔하게 잘 쓰시네요

  • 2. ㅡ.ㅡ
    '14.3.28 11:50 A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마지막..정말 짠하네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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