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자아빠 가난한딸

가난한딸 조회수 : 5,276
작성일 : 2014-03-27 12:37:33

부끄러운 얘기지만 고민되는 일이 있어 올려봅니다.

간단히 요점만 올릴께요.

친정 아버지께서 몇 년 전 보상금으로 재산이 꽤 많이 생기셨어요.

자식들은 그 전엔 집에 돈이 없었기 때문에 각자 번 돈으로 빠듯하게 출가들을 한 상태였죠.

저는 시집가기 전에 직장생활하면서 8년 정도 집에 생활비 겸 용돈을 꼬박꼬박 드렸구요(한 달에 약 50만원 정도+명절, 생신, 어버이날도 매번 50 이상씩+동남아 해외여행 몇 번 보내드림).

아버지 돈 생기시면서 타시던 SUV 차량 받았네요(따지기 싫지만 굳이 따지자면 용돈 드린 값과 비슷).

그런데 아버지가 돈이 생기신 이후로 오히려 집안 분위기는 더 안좋은것 같아요.

아버지 재산 떼어주시길 바라진 않았지만, 어려서부터 은근히 지금 고생해도 나중엔 좋은 일 있을거다,

하면서 희망고문 하셨는데 돈 생기고 나니 굉장히 철저히 관리하시면서 자식들은 물론 손주들(설날 세뱃돈 외에는) 용돈 한 번 안주세요. 죽기 전에 다 쓰자는 주의로 지금 고급 실버타운 알아보고 계시구요.

저는 시집가서 풍족하진 않아도 맞벌이하면서 부족하지도 않게 살고 있기 때문에 별로 서운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둘째 낳고 일 쉬게 되면서 살림살이가 빠듯해지니까 너무 그러시는 모습이 좀 서운할 때가 있어요(저는 18평 짜리 낡은 빌라 전세/아버지는 60평 자가 아파트, 해외여행 1년에 수차례 가시고 백화점에서만 옷 사입으심).

그래서 애기 낳을때 거의 조르다시피 해서 산후조리원비 200만원 받았는데, 그러면서도 치사한(?) 생각이 들더라구요..턱 하니 주시는게 아니라 좀 생색내면서 주셔서요(친구분은 딸네 시댁에서 대줬다는 식으로...근데 저희 시댁은 형편이 좀 안 좋으신 데다가 큰 애를 거의 키워주다시피 하셨어요.)

아버지는 나름 '나 죽으면 이 재산 다 너희들 건데' 하면서 자식들이 굉장히 잘하길 바라세요. 근데 전 그 말도 마음에 안 들어요. 그냥 마음으로 잘 해드리던 건데, 마치 재산 바라고 하는 사람 되는것 같아서요. 그리고 막말로 그럼 돌아가시길 바라기라도 하라는 건지...

지금 상황은 이렇구요.

 

여쭤보고 싶은건..

이번에 아버지께서 칠순 기념으로 친구분들 모임에서 미국 여행을 가시는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식들에게 500만원씩 내놓으라고 하고 계세요. 어떻게 하나 보려고 일부러 그러시는 것 같긴 한데 저는 농담으로 들리지 않고 부담스러워요. 위에서 썼다시피 지금 일도 쉬고 있는데 그만한 돈 내놓기 남편에게 눈치도 보이구요.

정말 말 그대로, 나중에 받을게 많으니까 이런 돈도 기분좋게 턱 내놓는게 맞는건지..참고로 (보상 받기 전에) 환갑잔치는 해드렸었고 칠순잔치 안하는 조건이긴 해요.

만약 돌려서 말씀드린다면 어떻게 서로 기분 안 상하고 지혜롭게 말씀을 드리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우리도 힘들다고 하면, 나중에 받을게 얼만데 이까짓것도 안 내놓냐는 식이시고 드리자니 진짜 무리해서 드리는 거거든요. 제가 속이 좁은 건지..냉철한 판단 좀 부탁드릴께요.

 

 

 

IP : 183.100.xxx.21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3.27 12:42 PM (1.240.xxx.105) - 삭제된댓글

    돈이 뭐라고...돈때문에 근심이 더 생긴 꼴이네요
    자식들도 그렇고 아버님도 그렇고....
    다른건 모르겠고 이번에 칠순여행건은 기분좋게 해드릴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영 형편이 무리된다면 최대한의 성의를 보이는 수준으로 해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요
    돈 많은 부모님도 자식에게 베품을 받고싶은 그런마음...한편으론 이해가더라고요.

  • 2. ~~
    '14.3.27 12:44 PM (58.140.xxx.106)

    진짜 서운하시겠어요. 뭐 받고 그런 것보다 아버지인데 남같은 느낌 들 것 같네요ㅠ
    저라면 이번엔 칠순이니까 힘닿는대로 1~2백 정도 드릴 것 같아요. 그것도 그냥 계시다가 드리면 마음이 더 좋을텐데.. 맡겨놓은 양 내놓으라고 하시니 참.. 그렇네요ㅠ

  • 3. ....
    '14.3.27 12:47 PM (39.7.xxx.38)

    죄송하지만 아버님 노망나셨나요.
    나중에 받을껀데 어쩌고 그러시면
    요즘 평균수명이 얼만데 아버지 그동안 고생하셨으니 오래오래 편안하게 돈고생안하고 사시려면
    자식 남겨줄것도 없으실꺼다 그런식으로 말씀드리고
    지금 형편이 넉넉치 않으니 이 정도가 최선이다 죄송하다 하시고 200 정도 드리면 될듯.
    돈있으신 아버지께 돈없는 딸이 꼭 돈으로 효도해야돼요? 추하게 늙으실까 제가 다 걱정되네요.

  • 4. 가난한딸
    '14.3.27 12:54 PM (183.100.xxx.212)

    조금 추가하자면, 아버지가 젊을때 고생해서 일구신 재산이라 자부심도 강하시고 아끼는 마음이 더 크세요. 고생하신 탓인지 겉보기엔 멀쩡한데 각종 성인병 달고 사셔서 건강에 대한 염려도 있으시구요(즉, 오래 못 살거다 하는 두려움). 그래서 더더욱 억울해하시고..자식들은 못 해드리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다들 출가해서 자기 마음 같지 않을때가 많으니 그럴때마다 서운해하시고, 자식 다 필요없다는 식이세요. 어쩌면 돈 문제보다 그런 정신적이고 관계적인 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더 심한 것 같네요.ㅜㅜ

  • 5.
    '14.3.27 12:54 PM (112.151.xxx.165)

    저랑 상황이 비슷하시네요 저는 근근히 먹고살지만 아버지는 돈걱정이 없으세요 근데 항상 인색하시고 모든걸 사주길바라세요 말로는 나중에 너희들 다준다하시면서.. 저는 별로아버지에게 바라지 않구요 그동안 물질적으로 당한게 많아서 하지만 그냥 자식으로써 최소한의 예의만 보여요 그리고 아버지재산에 대해서 마음비웠네요 원글님도 그러시는게 정신건강에좋아요 .. 제경험상

  • 6. ...
    '14.3.27 1:04 PM (39.7.xxx.148)

    그 재산 마음 비우세요.
    저도 비슷한 처지인데 진짜 아빠 속을 다
    알았네요. 희망고문도 자기욕심이예요.
    자식한테 효도는 받고 싶고 돈주기는 싫고..
    그러다가 결국 자식들 나가 떨어지면 자식들
    돈독오른 나쁜자식들이라고 소문내고 다녀요.
    말로 다 쓸 수가 없을만큼의 일을 겪었는데..
    그냥 거리두고 지내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아요.
    우리 아빠는 가난한 언니오빠를 비웃으면서 저한테
    거지새끼들이라고했어요.
    그리고 자기는 그돈 엄마도 안주고 바람피고 유흥으로
    혼자 다쓰고 살고요..
    아들이 아닌 딸이시니 더욱 남으로 생각할겁니다.

  • 7. 가난한딸
    '14.3.27 1:11 PM (183.100.xxx.212)

    지금 다른 형제랑 통화했는데 100만원씩 드리자고 일단 얘기됐네요. 저는 하도 아버지한테 조종당했어서 500 말 나왔으니 그걸 드려야 하나 했던 거구요. 위로도 되고 결정에 도움도 되네요.ㅜㅜ 감사합니다.

  • 8. 원래
    '14.3.27 1:12 PM (58.141.xxx.22)

    돈이 없다가 생기면 대부분 저렇게 됩니다.
    돈때문에 활성화되지않았던 추악함이 슬슬
    발현해 나오지요.
    그래서 돈이 많아도 별로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는거예요.

    그런데 무슨 미국여행가는데 500씩 내라고 하나요?
    자식이 2명이라해도 1000만원인데 좀 믿어지지가 않네요.
    정말 그정도로 요구하신다면 정말 정떨어지는 아버지 맞네요.
    형제들 모두 모여 의논해서 드릴 금액을 정하세요. 아버지말
    듣지말구...

    돌아가셔도 유류분제도 있어서 상속 못받진 않아요.
    돈때문에 눈멀구 판단력 잃지말구, 행복도 잃지마세요.

  • 9. 말한마디로
    '14.3.27 1:13 PM (121.186.xxx.147)

    말한마디로 천냥빚 갚으세요
    아버지랑 의나기 싫으시면
    걍 우리아버지 미국가신다니
    여행비 다 내드리고 싶은마음 굴뚝인데
    아버지 일을 쉬고 있어서 돈이 없어요
    죄송해요 마음만이라도 받아주세요 등등..

    어차피 못드릴거고
    아버지 재력 있으시니
    말이라도 곱게 하심이 어떨까요?

  • 10. 그냥
    '14.3.27 1:30 PM (70.137.xxx.114)

    마음 비우세요. 안그러면 돌아가시는 날까지 님 생활 골로 가요. 님도 빠듯한 살림에, 아이 교육에 계획된 생활이 필요한데 이 밑도 끝도 없는 500만원을 어디서 구하나요? 그것도 병원비도 아닌 유흥비에. 솔직히 기가 차네요. 유산을 담보로 자식들 협박하는걸로밖에 안보입니다.

  • 11. ......
    '14.3.27 1:51 PM (183.98.xxx.168) - 삭제된댓글

    글쎄요.. 제 생각도 원글님이 욕심이 있으셔서 고민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보상금이 얼마나 나왔는지는 몰라도, 요즘같은 백세시대에 저렇게 쓰시면 금방 쓰실텐데...
    그냥 그 돈 다 쓰시고 가시라는 마음으로 대하세요.
    500만원은 아무리 떠보는 말이라도 심술이 너무하셨네요...ㅠㅠ

  • 12. 나는나
    '14.3.27 1:53 PM (218.55.xxx.61)

    그냥 쿨하게 다 쓰시고 돌아가시라고 하세요.
    자식들이 재산에 욕심나면 자신한테 더 잘 보이려고 애쓸거라고 아버님이 생각하고 계시니까요.

  • 13. 아예 재산안바란다고
    '14.3.27 2:46 PM (59.25.xxx.22)

    얘기하세요
    그래야 더이상 맘상할일없어요
    노후부담없는것도 다행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6455 팔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것은 3 40후반 2014/09/09 2,771
416454 필웨이 명품? 진짜인가요? 4 지갑 사려고.. 2014/09/09 3,488
416453 글 내립니다.내용무 24 동생과함께 2014/09/09 9,629
416452 시댁 조카 배우자는 뭐라고 부르나요? 6 호칭 2014/09/09 8,566
416451 내 엄마냐, 니 엄마다. 8 으이구 2014/09/09 3,341
416450 [EBS] 미국 어느 부부의 작은 집 이야기 5 행복은 마음.. 2014/09/09 4,088
416449 미국 대학 신문, 백악관 앞 한-미 한목소리, 세월호 참사 규명.. 1 홍길순네 2014/09/09 1,300
416448 여성들 폐경기에 암이 많이 걸린다는 말을 들었는데.. 11 폐경기 2014/09/09 6,546
416447 순수하고 소신있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4 새벽인데 2014/09/09 4,182
416446 주부들의 대통령 김성령 34 67년생 2014/09/09 13,927
416445 난세에 어떻게 해야 도덕적 원칙을 지킬수 있을까요? 3 짜장면 2014/09/09 1,391
416444 갑자기 드라마 선덕여왕 대사가 생각나 ... 2 선덕여왕 2014/09/09 1,386
416443 호텔예약사이트가 기억이 안나요 도움주실분~!!!! 3 생각안나 2014/09/09 1,924
416442 35 여자의 연애 20 원더우면 2014/09/09 6,929
416441 김소연은 성격이 연예인 안같아요 .. 18 하늘이 2014/09/09 18,384
416440 초딩때하듼 이름 획수 궁합 돈데군 2014/09/09 1,816
416439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14 slre 2014/09/09 4,704
416438 사람을 소유할수 없다는게 때론 7 철부 2014/09/09 1,900
416437 30대 후반 전문직 미혼 여성분 결혼 고민 글 지워졌네요. 20 .... 2014/09/09 6,311
416436 딱 요맘때면 너무 우울해요. 2 가을 2014/09/09 1,674
416435 테너 엄정행 3 청매실 2014/09/09 3,714
416434 삼성 노트 3 살까요 아님, 엘지 G 3 살까요? 11 오늘사야하는.. 2014/09/09 2,732
416433 탄수화물중독이라고 병원델고가달라는 중2딸 어떡해요ㅜㅜ 15 2014/09/09 3,703
416432 고속도로에서 펑크났어요 ㅠㅠ 타이어 어디가 가장 저렴할까요.. 14 펑크 2014/09/09 2,892
416431 다른 지역 음식 먹는 방법 틀려서 신기한적 있으신가요 19 음식대란 2014/09/09 3,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