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마치 찰칵 한 장의 사진을 찍듯이
평생 남을 기억의 순간이 있으신가요?
저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 순간이 뇌리에 콱! 박혀버린 장면들이 있어요.
가령 남자친구가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며, 저를 바라보고 찡끗 웃음을 던지는데
그 순간 창살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며, 담배연기의 곡선 따위가
몇 년이 지나도 그 때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거에요.
별로 좋은 추억도 없이 헤어진 사람인데
그 순간만은 천상처럼 온화한 느낌으로.
사람이 죽을 때 주마등처럼 기억이 스쳐간다고 하는데
아, 나는 아마도 이 장면을 기억하겠구나 싶은 순간들.
얼마 전
북적거리는 푸드코트에서 친구가 두리번거리며 저를 찾는데,
그 모습이 주변의 소음과 혼잡스러움과 동떨어진 슬로우 모션처럼 부각되어 보이면서
역시나, 아, 이 순간이 내겐 평생 남겠구나, 싶었어요.
인생을 아시는 언니들,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저... 돗자리라도 펼쳐야 하는 걸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