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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무리 아껴 모아도 정말 돈 모으는 건 힘들고 더디네요.

그냥 잠깐 조회수 : 5,401
작성일 : 2014-03-25 20:17:44

제 나이는 서른 일곱.

남편 나이는 마흔.

제가 스물 일곱  남편이 서른 일때 결혼을 했고

정말 꽉 채워서 결혼 8년이에요.

양가에서 한 푼도 지원 받지 않고 시작했어요.

너무 없이 시작하다 보니 신혼살림이고 뭐고 아무것도 못했고

(그때는 또 사정이 있었답니다)

남편도 저도 직장인이었으나 일만 죽어라 하고 급여는 참 작은

그런 상황이었어요.

사실 8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건 없지요.

그때나 지금이나 급여는 여전히 작아요. 물론 그땐 더 작았지만

지금은 남편 연봉 삼천.  이것도 이삼년 되었나. 그보다 못한가..

저는 이천좀 넘었다가 못됐다가.

 

그저 나이만 먹었다는 것과  그래도 그때보단 단 돈 얼마라도 모았다는 것 뿐.

아이도 미루고 직장생활 했었어요.

그땐 아이를 낳아 키울 상황이 전혀 못되었지요.

지금도 어찌보면 비슷한 상황인데  이젠 난임이네요.

남편도 저도 참 성실하게 살았고

저는 어렸을때부터 경제 관념도 있고 독립적인 편이라 다른 사람에게 부담주는 거

싫어하는 성격이지만 제가 해야 할 도리나 상황은 챙기는 스타일이에요.

아낀다고 진상짓 하거나 남에게 얻어먹거나 돈 내기 피하거나 그러진 않지요.

하지만 다행이도 결혼 후 남편따라 온 지역엔 아는 사람도 없고 동료도 없어서

누굴 만날 시간도 없었으니  작은 월급을 낭비할 여유도 없긴 했어요.

그래도 정말 열심히 살고 진짜 안쓰면서 살았어요.

웬만하면 절약하는 게 습관처럼 되어있다 보니 지금도 늘 비슷하게 아끼면서 사는데

이렇게 열심히 살면서 정말 한푼 한푼 아끼면서 살았지만

다세대주택 전세금까지 합해서 3억.

8년을 죽어라 모으로 안쓰고 살았는데도 3억.

둘이 연봉 합해야 오천이 겨우 될까 말까..그것도 그나마 최근 상태로 봤을때 말이죠.

수입에 70-80은 무조건 저축하면서 안쓰고 살았는데...

새삼  참 힘들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거에요.

지금껏 그냥 한푼 한푼 습관처럼 아끼면서 즐겁게 모으면서 다른 생각 없이 살았는데

오늘 문득 가계부를 쓰다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데도

어떤 사람들의 전세금도 못되는 금액  정도구나 싶은 생각에

참 어렵고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제작년 후반과 작년은 제가 백수가 되었어서 수입이 없었기도 했지만...

알아요.

아직 젊고.  

무엇보다 건강하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는 거

그런데 알면서도 오늘은  지난 8년 정말 정말 열심히 살면서 그리 아끼면서

살았는데 돈이란건 참 모으기 힘들구나

없는 사람에겐 더 그렇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잠깐 힘이 빠졌어요.

아주 잠깐 힘이 빠졌지만 오래가진 않을 거고

다시 또 열심히 살거에요.

단지 오늘

좀 전에 가계부를 쓸때부터 지금까지 잠깐 이러는 거니

뭐라고 하진 말아주세요.

IP : 58.78.xxx.6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3.25 8:29 PM (221.167.xxx.71)

    3억이 30 억이 될거예요
    그렇다고 너무 애쓰며 살지마세요
    꽃도보고 바다도 보고...

  • 2. 그래도
    '14.3.25 8:36 PM (220.107.xxx.216)

    그 3억이 얼마나 감사한가요.
    그 돈을 종자돈 삼아 크게 불리시길 바래요.

  • 3. 케이트
    '14.3.25 8:39 PM (203.149.xxx.89)

    맞아요~~참 지루하고 힘들고 긴 시간이에요.
    그래도 그 시간의 힘이 이렇게 님에게 3억이 되어서 돌아왔네요.
    같은 서민끼리 힘냅시다~~! ^^

  • 4. 3억집..대단한데요
    '14.3.25 8:56 PM (1.226.xxx.25)

    이제 모으신걸로...신도시 서울 경기권 말구요...지방이시면 아파트 뜨고 있는 지역 아파트 분양받아...사시다 값 좀 오르면 팔고...무피로 분양받고 해보세요....제가 광역시에 살아서 그런지..아파트로 돈 번사람참 많네요..

  • 5. 존경합니다
    '14.3.25 9:28 PM (220.76.xxx.244)

    대단하신겁니다.
    그렇게 살기 쉽지않아요..
    머지않아 더 많이 모으고 좋은 일 생길겁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6. 월급이
    '14.3.25 9:32 PM (182.230.xxx.20)

    아주 많으신것도 아닌데
    3억이 작은돈도 아닌데,
    무슨 3천만원 가진 사람처럼 말씀하시네요.

    제게는 무척 큰돈으로 여겨지는데 말이죠.

    그래도 꾸준히 뜯어가는 사람은 없으셨으니 그리 모으신거에요.

  • 7. 대빅
    '14.3.25 9:58 PM (74.242.xxx.228)

    연봉 5천으로 8년만에 3억 저금한 당신은 능력자입다
    존경해요
    저축왕 비결이나 풀어놓으시지요

  • 8. ....
    '14.3.25 11:37 PM (24.209.xxx.75)

    우와....
    진짜 많이 모으셨네요.

    나이가 원글님과 비슷한 또래인데, 저희도 사정이 안좋아 피임하다,
    그냥 딩크로 남기로 했어요.

    사실 저도 비슷하게 모았어요.
    저희는 결혼 초반에 남편이 공부를 해서, 정말 가난했거든요.
    주변이랑 비교할 때마다 우울했었는데...

    솔직히 우리 물려받은거 없이, 이만큼 한거, 잘 한거 아닌가요?
    우리 장하다고 토닥토닥하고 힘내요. ^^

  • 9. 원글
    '14.3.26 8:56 AM (61.39.xxx.178)

    전세금에 현금까지 다 합해서 3억이에요.
    3억짜리 집에서 사는 건 아니고요.^^;
    네....맞아요.
    한달에 백만원도 안돼게 쓰고 살았어요. 각종 경조사며 뭐며 일년에 평균 1200쓰거나
    그보다 못쓰고 살기도 하고 그랬어요.
    써야 하는데 안쓴건 거의 없어요. 다만 안써도 되는 것은 당연히 안쓰고 살았어요.

    저는 저대로 소비할 시간 없었고
    남편도 워낙 일이 많아서 일요일에나 겨우 쉬는 사람이고요.
    다행이도 남편이 돈을 함부로 쓰는 사람이 아니고 저에게 맡겼고
    저 또한 좀 많이 알뜰한 편이어서 열심히 아끼면서 살았어요.

    지금껏 그렇게 열심히 아끼는 자체, -물론 상황도 그러했고요. - 를 즐거워하며
    살아오면서 버티긴 한건데
    어제 문득 가계부 정리하면서 (제가 가계부도 매일 쓰지만 따로 매달 월급이나 저축상황이나
    따로 정리하거든요 그래서 년도별로 쭉 정리가 된게 있어요) 그걸 보다가

    갑자기 그렇더라고요.

    원래 없는 사람이, 게다가 소득도 작은 사람이 아무리 아껴도 돈을 모으기란
    참 힘들구나. 하고요.

    맞아요. 항상 제 스스로도 그래요. 내가 생각해도 난 참 열심히 아끼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거나 부담 주는 것도 없이 정말 잘 살아가는 구나. 하고 생각하고
    자랑스러워 하기도 하는데요

    그냥 어젠 8년의 세월이 한꺼번에 느껴지니 그냥 좀 힘든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10.
    '14.3.27 1:07 AM (112.170.xxx.252)

    아직 마흔도 안되셨고 온전히 부부의 힘으로 8년-길다면 길지만 사실 십년도 안되는- 만에 3억을 모으셨는데
    왜그리 비관을 하시는 지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너무 알뜰히 사신 것에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 왔나 봐요
    그런데 3억으로 끝날 것도 아니고 앞으로 6억, 10억도 모으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위로만 보지 마시고 일생 모았어도 살다보니 재산 3억도 없는 가정들이 얼마나 많은데 자신의 지나온 세월 대견해 하시고 상이라도 주시고 마음으로 사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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