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3월 2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66
작성일 : 2014-03-24 07:50:38

_:*:_:*:_:*:_:*:_:*:_:*:_:*:_:*:_:*:_:*:_:*:_:*:_:*:_:*:_:*:_:*:_:*:_:*:_:*:_:*:_:*:_:*:_:*:_

강원도 외진 얼음골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름들
참골담초, 자병취, 개병풍, 애기가물고사리,
두메고사리, 개석송, 꽃향유.
내 짧은 혀로 낱낱이 불러보아도
감금된 이름들은 더욱 억세게 혀를 냉동하듯 움켜잡아
발음 같은 건 허락지 않아요.
입김을 후욱 불어넣어 다시 불러보니
숨 쉬는 그들은 어느새 탈옥수처럼
내 목젖과 혀에 올라앉아 있어요.
 
그들도 붉은 심장과 감정이입의 혼을 가졌을까요.
빙하기 이후 높아진 기온을 피해 살아남으려고
제 이름과 뿌리만을 단출하게 피난 짐인 듯 챙겨 들고 갔을까요.
얼음골을 향해 나아가는 느리고 느린 걸음걸이
굽이치는 누대의 생을 지나 넝마가 된 몸으로
구릉 너머 몇 발짝만 헛디뎌도 낭떠러지인
얼음골에 그렇게 도피처를 만든 거라는데요.
사람들 발길 닿을까 정확한 지명은 숨겨놓았어요.
 
그곳으로 가는 내 필생의 작업이
한없이 낯설었으면 좋겠어요.
하늘과 땅 사이에 결빙되지 않고 등허리만 살짝 얼어
화석처럼 남아 있을 얼음골 시 몇 편
짱짱하고 새파란 언어들의 망명객들로 말이에요.


                 - 노향림, ≪풀꽃들의 망명≫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3월 24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4년 3월 24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4년 3월 24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29470.html

2014년 3월 24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403/h2014032320142375870.htm

 

 

짐승이 사람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게 더 이상하지.


 


 
―――――――――――――――――――――――――――――――――――――――――――――――――――――――――――――――――――――――――――――――――――――

”난 생각했어. 인생은 길텐데 이렇게 빨리 타협해버리면 평생 그 모양 그 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 요시다 슈이치, ”요노스케 이야기” 中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0855 국민TV라디오 신상철님이 절대 포기하지 말라시네요 6 아마 2014/04/17 2,546
    370854 박근혜 실종자 가족 방문의 성과 9 흐유 2014/04/17 4,149
    370853 급합니다 로밍한 핸드폰으로 일본에서 교토로 걸때 1 싱글이 2014/04/17 1,653
    370852 대통령님께서... 대통령님께... 박수선동 헐... 6 haengm.. 2014/04/17 2,846
    370851 ytn 하다하다 대통령 박수받는것도 편집했네요 4 쓰레기방송 2014/04/17 3,182
    370850 진짜 욕나오네요 1 마이크도 안.. 2014/04/17 991
    370849 기사 펌) 침몰당시 구조하러온 미군 헬기, 우리 군이 돌려보내 10 대참사 2014/04/17 5,822
    370848 개업식 선물...뭐가좋을까요? 2 아메리카노 2014/04/17 2,275
    370847 박근혜 박수받은 것도 방송 조작이라는 주장이 있어요 12 조작정권 2014/04/17 3,032
    370846 오전 9시부터 9시 반사이 이때 구명보트로 탈출했더라면 다 구조.. 8 휴.. 2014/04/17 2,451
    370845 정말 혼자 살다가 조용히 죽어야지 7 2014/04/17 3,681
    370844 16일 제주 해군 잠수요원 1명 수색작업 중 뇌사 상태 20 qwe 2014/04/17 4,431
    370843 박근혜왔다는 말에 격분한 가족들 13 ***** 2014/04/17 5,555
    370842 선장 놈 넌 이랬어야 했다 12 ㅇㅇ 2014/04/17 2,944
    370841 남은아이들은 학교에 모여서.... 3 아이들아 미.. 2014/04/17 3,442
    370840 우리도 이럴진데... karabl.. 2014/04/17 1,244
    370839 그 말이 박수칠이냐???????? 20 ... 2014/04/17 4,649
    370838 아이들부터 구하고 그 후... 5 기억하지요 2014/04/17 2,084
    370837 저기 왜 갔데요 20 완전 2014/04/17 3,229
    370836 질문도 정리해서 받으려고 하네... 2 닭대가리 2014/04/17 1,642
    370835 단체 카톡으로 생사 나누던 선생님과 아이들! 2 신우 2014/04/17 4,452
    370834 안 생겨야하지만, 혹시라도 저런 상황에 있다면 2 ㅡㅡ 2014/04/17 1,655
    370833 오늘같은 날 애도 운운하며 선거 유세 문자 보내신 전혜숙님 8 시궁창 2014/04/17 1,853
    370832 이 나라에서는 나는 내가 지켜야 한다. 2 분당 아줌마.. 2014/04/17 946
    370831 혹시 주변에 생존자 가족들 아는분 계시면 보여주세요 2014/04/17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