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새벽 공항 가는 길

갱스브르 조회수 : 984
작성일 : 2014-03-23 09:50:18

새벽 4시 반에 공항에 떨어지는 친구 마중하려 3시부터 부랴부랴 출발

인천 공항 가는 길에 접어들자 괜히 맘이 시리게 뜬다

운전대 잡고 앞만 보고 직진하는데도 주변 주황빛 풍광이 다 눈에 들어온다

나이 들어도 비행기 타는 어수선한 맘이 좋아 여행 자체보단 공항가는 길이 설레고 그랬다

누구는 옆 집 드나들 듯 비행기를 무슨 대중교통 이용하듯 쉽게 대하지만

난 누군가를 마중하는 목적지가 "공항'이라는 것만으로도 긴장된다

첫 느낌이 주는 기억의 잔향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느낌...

무엇보다 자아를 찾겠다고 소설 속 주인공 흉내내며 유치하고 도발적 삶에 꽂혔던 지난 날의

객기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트렁크 끌고 덤덤하게 사라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그렇게 멋지고 자유로울 수가...

무심하게 발권하고 나른하게 출국 게이트에서 아무 동요도 없이 줄을 서고 하는 익숙한 몸놀림이 부러웠다

학교 졸업 기념으로 나 자신을 위한 여행을 계획하고 처음 한 일은

공항 답사였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웃음이 나지만 그땐...

솔직히 두려웠더랬다

무모한 감정이 모험을 부추기긴 했지만 막상 출국일이 다가오자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마음은 이리 설레발 저리 설레발 잡히지가 않았다

공항 버스 타고 시간을 달려 주변을 눈에 담고 내가 걸어나갈 동선을 둘러봤다

낯섦이 주는 공포와 기대가 마음을 더 고요하게 했다

결론은 아무렇지도 않게 너무 싱겁게 나홀로 여행은 마무리 됐다

막상 소풍 자체보다 전날 밤이 쿵쿵거리는 것처럼...

돌아갈 곳이 있어 여행을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빤히 친구가 나올 문을 바라본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저 사람은 몸이 반쯤은 바리케이드 안으로 말려있다

마음이 들고 나는 곳...

난 공항이 설렌다

IP : 115.161.xxx.12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ㅉㅉㅉ
    '14.3.23 11:04 AM (122.162.xxx.157)

    글이 참 좋아요.. 전 외국에 살고 있어서 여기서 출발 할때의 기분은 빨리 한국 으로 가고 싶은 맘 밖에 없고 도착 해서는 가족과
    친구들 만날 생각 뿐이고 마치 잡은 물고기가 다시 물 로 내려진 느낌 !! 여기 부턴 우리 집 이란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나 한국에서 다시 떠날때는 그냥 섭섭함.. 우리나라가 좋은데... 집 떠나면 고생인데 .. 왜 이 고생을 할까... 라는 생각밖에..
    원글님 처럼 문학적인 생각이 나질 않아요...참 부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09216 뇌진탕 구토 씨티 꼭찍어야하나요? 10 뇌진탕 2014/08/18 7,524
409215 김수창 사건 보고 궁금 13 대체 2014/08/18 4,083
409214 냉장고 홈바 패킹 사이에 곰팡이 3 지펠 2014/08/18 1,902
409213 영어를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요..ㅠㅠ 54 happy .. 2014/08/17 7,997
409212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씩 사그러들 수도 있겠지요...? 8 abc 2014/08/17 2,559
409211 집밥의 여왕 이의정씨 15 집밥 2014/08/17 17,636
409210 근육이 생긴후에 3 ㅌㅌ 2014/08/17 2,297
409209 에구 졸립네요 1 노이만 2014/08/17 1,036
409208 볼꺼짐에 필러나 지방이식해보신분 11 헝헝 2014/08/17 9,460
409207 오늘만해도 두번 낚였어요 11 ㄴㄷ 2014/08/17 2,446
409206 예를 들어 내가 (성인이) 배변 조절이 잘안되거나 설사가 나서 .. 그러면 2014/08/17 1,563
409205 세계수학자대회 가보신분 9 math 2014/08/17 3,102
409204 40중반이고 아이낳은 이후로 요실금이 시작되었어요.. 2 요실금 2014/08/17 2,664
409203 필요하진 않아도 꼭갖고싶은건 사서 보관하는것도 저장강박증인가요?.. 4 .. 2014/08/17 2,532
409202 추석을 앞두고 시어머니께 최후통첩을 받았네요. 25 맏며느리 2014/08/17 19,382
409201 맛있는빵 20 2014/08/17 5,061
409200 삼백초반 월세... 팔고 싶어요..... 24 원룸건물주 2014/08/17 12,160
409199 내일 교황님 뵙고싶어요 3 한번 2014/08/17 1,448
409198 기능성브라 살수있는곳 3 빌보짱 2014/08/17 1,305
409197 통번역대랑 공무원이랑 뭐가 더 8 단군 2014/08/17 3,384
409196 돌아오세요]여러가지 질문 2 ᆞᆞ 2014/08/17 962
409195 모자란 사람 4 ... 2014/08/17 1,820
409194 겨울에 쓸 온열매트 구입 도움 부탁드려요 1 ..... 2014/08/17 1,511
409193 외모때문에 주눅이 듭니다. 41 whffhr.. 2014/08/17 15,467
409192 교황님이 한달정도 머무시거나 9 그랬으면~ 2014/08/17 2,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