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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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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님 소설 미망-꿈엔들 잊힐리야 재밌네요.

푸른연못 조회수 : 3,502
작성일 : 2014-03-21 12:29:42
예전에 mbc 드라마로 제작했죠.
제목 미망-최불암,채시라,홍리나,김상중,최재성....
김서라,김수미도 나왔네요.
엄마랑 재미있게 봤는데 엄마가 보면서 옛날에
쓰던 베개,이불호청 이런 생활소품들이 옛날 그대로
똑같이 재현됐다고 하시더군요.

조선 구한말,개성의 거상 전처만과 끔찍이 귀여
워하던 손녀 태임이의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먼저 보고 소설 읽었는데, 소설도 재미
있어요.
개성의 풍속도 자세히 묘사돼서 좋구요.
개성의 보쌈김치며 맛깔난 음식들을 보기좋게
담아서 차린 상을 화사한 꽃밭 같다고 표현해
놓아서 저도 그 개성식 한식을 먹어보고 싶어지네요.

차갑고 도도한 과부 태임 어머니 머릿방 아씨-
흰 소복 입은 홍리나의 모습도 떠오르고
태임이와 종상이의 로맨스도 재밌구요.
부잣집의 어른들이 차례로 세상을 떠난 가문을
외동딸 혼자 남아 신분이 낮은 남자(어릴때부터
주위에서 지켜본 남자)와 혼인하고 당차게
세파를 헤쳐나가는 설정은 토지의 서희와
비슷하구요,
몰랐던 개성 상인과 개성 풍속이 세밀하고
생생하게 묘사되고 사람 심리를 해부하듯
생생하게 묘사하는 박완서작가의 특징이
이소설에서도 잘 나옵니다.

지금은 가지 못하는 고려의 옛 수도-
국제무역의 중심지인 영화로웠던 개성을
배경으로 사실적인 소설이라서
제가 좋아하는 소설이 되었네요.
저는 개성과는 관련없는데 웬지 그곳이 그냥 좋더라
구요.
IP : 223.33.xxx.9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3.21 12:55 PM (175.210.xxx.26)

    그 분 책 다 마음에 들었어요
    뭐랄까. 할머니 옛날 얘기 같아서

    분명 친일 뭐 그런 얘기로 덧글 다는 분도 계시겠지만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그 책 읽고 얼마 안돼 돌아가셨을때
    가슴이 먹먹해서 많이 울었어요.

  • 2. 향수
    '14.3.21 12:55 PM (114.204.xxx.81)

    반갑네요.
    저도 요즘 미망 1 읽기 시작했어요.
    원글님 말씀대로 박완서 선생님 특유의 필체가 느껴져서 좋고
    더불어 우리말 공부도 되고..

    1~3권(문학사상사) 가운데 2권이 없어 사러갔더니 절판이라는 군요.

  • 3. 건너 마을 아줌마
    '14.3.21 12:56 PM (211.215.xxx.198)

    저도 이거 15년 전쯤 드라마랑 소설 둘다 넘 잼께 봤어요
    김완서님 단편소설들 모티브가 완전 커다란 퀼트가된 귀한 작품...
    그 때 채시라가 신성우랑 약혼하고 미모가 꽃을 피웠던 때 였지요

  • 4. 쏘럭키
    '14.3.21 1:10 PM (144.59.xxx.226)

    진짜 반갑네요. 한때 박완서씨책 리스트 뽑아서 체크해가며 다 읽었어요. 너무 좋아서요.

  • 5. 원글
    '14.3.21 1:26 PM (223.62.xxx.21)

    저는 토지는 같은 여성작가,같은 시대배경인데도
    술술 읽히지가 않던데 이소설은
    재미있더라고요. 쉬우면서 정밀한 묘사,
    맛깔나는 심리묘사 때문에 그런듯요.

  • 6. 이야기꾼
    '14.3.21 1:57 PM (211.178.xxx.199)

    예전에 할머니하고 엄마하고 앉아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시면 그게 그렇게 재미있었는데 이 분 소설이 딱 그런 느낌이예요.
    한참 써내려가다가 가끔 다른 길로 새기도 하는데 그런 것도 수다의 한 부분같아 좋아요.

  • 7. 까칠마눌
    '14.3.21 2:00 PM (139.193.xxx.158)

    저기... 제일 앞에 답글 달아주신 '전' 님. 태클 같아 정말 죄송한데, 박완서는 친일 논쟁에 휩쓸린 적이 한번도 없는 작가입니다.

    31년생이라 일제 시대에 태어나기는 했지만 친일파 집안과 전혀 연관없는 집안에서 나셨고요,
    데뷔 년도가 1970년이라 작품활동 시기가 일제시대와 전혀 달라요.
    실제로 일제 시대를 다룬 작품도 거의 없고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그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하고 장편 소설 '미망' 정도가 시대적 배경이 일제죠.)
    실제로 많은 작품들이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요
    (중편 엄마의 말뚝, 장편 목마른 계절, 나목, 기타 등등, 단편도 많고요)
    대부분의 작품은 1970년대 이후 한국 소시민의 생활/여성문제 등등을 다룬 작품들이예요.

    친일 논쟁과 전혀 관련 없으신 분인데, 혹시나 오해가 생길까봐 공연히 덧붙여 답니다.




    ps. 이것과 별개로, 박완서 선생님은 드라마 미망을 아주 질색해 하셨다는 후문을 알려드립니다. ㅎㅎㅎ
    박완서 선생님의 대담집이나 에세이 등등에서 가끔 언급하시죠. 저는 드라마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원작 소설에서는 머릿방 아씨가 성관계가 불가능한 몸이 되어 자살을 하게 되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성관계가 불가능하게 된 것 까지는 묘사해 놓고, 홍리나가 살아 돌아와 아주 문란한 여자로 묘사를 한다며 마구마구 어처구니 없어 하셨다지요. ㅎㅎㅎ

  • 8. 원글
    '14.3.21 2:17 PM (223.33.xxx.80)

    까칠마눌 님,그랬군요.
    그러고보니 홍리나가 장옷 쓰고 밤외출 하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왜그렇게 원작을 왜곡을 했을까요?
    캐스팅이나 다른면은 잘된 드라마라고 생각하는데
    원작자가 미워하는 작품이 돼 버렸네요 쿨럭
    하튼 개성 풍속생활사로도 아주 의미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각종 우리말,사투리도 많이 나오고요.

  • 9. 까칠마눌
    '14.3.21 2:31 PM (139.193.xxx.158)

    네...

    경상도에 토지
    황해도에 미망
    전라북도에 혼불(전라북도 남원배경)
    전라남도에 아리랑, 태백산맥(전라남도 벌교 배경)

    이렇게 보시면 되요. ㅎㅎㅎ 각 지역의 생활 풍속이 아주 정교하고 미려하게 묘사되죠.

    토지가 미망보다 상대적인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저도 인정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 1부와 미망 둘만 놓고 봤을 때는 딱히 가독성이 어디가 더 좋다, 라고 말을 할 수는 없다고 봐요. 그만큼 토지 1부의 가독성은 훌륭하거든요. 적어도 2부까지도요.
    3부와 4부로 넘어가면서 배경이 서울과 만주일대, 연해주에 일본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지식인들의 사상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가면서 가독성이 떨어지죠.
    어떤 연구결과에 의하면, 일제 후반기(토지 1부가 1900-1909년까지, 토지 2부가 1913-1918 정도까지예요. 토지는, 민족사의 거대한 사건-한일합방 1910, 3.1만세운동 1919-들을 아주 영리하게 비켜가며 그 시대의 거대 사건보다 인물들의 세세한 생활사에 더 집중을 하게 하는 면이 있어요)의 답답한 시대상을 소설 그 자체에도 반영을 한 거라고 보는 견해도 있어요. 옴죽 달싹을 못하고 꽉 묶여있는 환경에서 인물들도 그렇게 답답해질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런 걸 염두에 두고 보시면 토지도 볼만 하답니다. ^^;;;

  • 10. 까칠마눌
    '14.3.21 2:36 PM (139.193.xxx.158)

    미망의 뒷 이야기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박완서 선생님이 미망을 문학사상에 연재하던 1988년 봄에 박완서 선생님의 부군께서 뇌암으로 타계하셨고, 그해 여름 (88 올림픽이 한창이던 때)에 서울대 의과대학에 다니던(당시 인턴이었나 레지던트였나 했어요) 막내 아드님이 죽었어요. 과로사로 급사했던 것 같아요.

    맏따님이신 호원숙 선생님의 수필중에, 박완서 선생님이 미망을 연재하고 있던 상황이라 부군의 병실에서도 원고를 써야만 했다고 그걸 보는 게 고통스러웠다고 그런 말이 있어요.

    그렇게 쓰여진 작품이랍니다.

  • 11. 외아들
    '14.3.21 10:36 PM (178.191.xxx.182)

    서울대 의대 마취과 레지던트였는데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들었는데.

  • 12. 그래서
    '14.3.21 11:07 PM (14.52.xxx.59)

    미망이 용두사미가 된 감이 없잖아 있죠
    그 머릿방 아씨 나오는 부분은 정말 괜찮았는데 딸 대로 넘어가면서 뭔가 구성이 느슨해졌어요
    그 모티브는 작가가 첩과 신접살림 차린 작은 아버지 집에서 한방에서 자면서
    들었던 얘기라고 하던데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숙부 부부의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책에선 시어머니 자랑인 우물에 빠져 죽는걸로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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