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샛별이다

갱스브르 조회수 : 472
작성일 : 2014-03-20 11:38:26

환경이 바뀌면 처음엔 따라가기 바쁘다

일단 하루의 편성이 달라졌다는 긴장감이 우선이라 몸은 경직된다

평상시 기상보다 2시간여 앞서 움직여야 했다

알람을 10분 간격으로 맞추는 것도 모자라 혹 늦잠을 잘까 전날 밤은 시간에 한 번씩... 

깨기위해 누워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새벽 6시는 아직 어두컴컴

땅은 촉촉하고 공기는 습기를 머금어서인지 약간 눅눅하고

벌건 해가 뜨고나서야 창문열고 부드러운 햇살을 찬양하며 여유를 부렸던 그런 아침은 당분간은 빠빠이다

일어나는 건 고문이더니 정작 현관문 열고 나가는 순간 싸한 공기가 기분 좋게 콧구멍을 벙 뚫어주니

정신이 번쩍나고 발걸음에 생기가 돈다

나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물품을 사고 계산대에 섰는데

밤새 카운터를 지킨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넙죽 엎드려 잠에 빠져있었다

인기척에 일어나 주섬주섬 물건을 집어드는데...바코드를 못찾고 헤매는 거 아닌가..

참..안쓰럽기도 하고 "요기요"...하고 알려줬다

그때까지도 눈은 반만 뜬 상태...

늘 깨어있는 편의점 불빛에 저런 애환이 있다

씩씩하게 걸음을 옮기다 보니 저 앞 전방에 자그만 별이 하나 눈에 띈다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데 어디서 보건 그 사이즈 그 밝기로 콕 박혀있다

알구..이뻐라...

북두칠성이 어딘지 그 국자모양 하나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나지만

무턱대고 입에선 "샛별인가 보다.."하는 속엣말이 나왔다

짙은 어둠이 가신 푸르른 새벽을 배경으로 거 참  있어 보이는 별이다

대낮엔 돌아다닐 틈바구니가 없어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사이사이 피해다니던 이 길이

이렇게 한산하고 고요할 수가 없다

부지런히 시간을 당겨사는 사람들의 조금은 칙칙한 그림자도 다정하다

생판 모르는 남이지만 좀 후미진 골목이나 인적 없는 길에선

드문드문 마주치는 사람의 기척이 반갑다

버스 정류장 광고판엔 송혜교가 있다

예의 그 아름다운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고 버스를 기다리는 한 아주머니 옆에 앉았다

아마 지금이 퇴근이신가 보다

가수면 상태인지 머리가 앞뒤로 왔다갔다...

때는 그래도 봄인데 차림새는 영락없는 겨울인 아주머니의 옷...

누구의 아침은 밤이다

포근한 담요안에서 꼬물락거리던 내 변덕스런 맘은

새벽 공기에 먹혔다

게다가 봄이다

시작이 반이니까...

IP : 115.161.xxx.128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8935 비굴한 인간 혐오스럽습니다. 15 어휴 2014/07/17 8,979
    398934 세월호 폭발 영상 15초 5 그래도 2014/07/17 2,813
    398933 굽있는 쪼리형 샌들 ㅡ발가락 끼우는곳이 아픈데 어찌 해야 할런지.. 3 .. 2014/07/17 1,533
    398932 염치없는 사람 어떻게 거절하면 좋을지 조언해주세요.. 9 .... 2014/07/17 4,729
    398931 지금 몰골이 골룸저리가라네요 ㅜ ㅜ 2 아우 2014/07/17 1,353
    398930 경찰서 형사분들은 보통 어떤분들이 되나요? 5 수사과 2014/07/17 2,613
    398929 급해요...허리디스크가 갑자기 오나요? 14 아아아아 2014/07/17 3,767
    398928 (공유) 나쁜 걸 나쁘다고 말할 때의 요령 1 소셜네트워크.. 2014/07/17 2,171
    398927 대한민국을 벼랑으로 모는 박근혜 2 이기대 2014/07/17 1,550
    398926 유럽이나 미국 애완동물 궁금한거 하나 있어요 ㅁㅁ 2014/07/17 1,161
    398925 어디서 본 듯한 럭셔리 2014/07/17 1,311
    398924 [잊지않겠습니다] 이런 글이 베스트로 가야하는데... 4 청명하늘 2014/07/17 1,174
    398923 남자들조차도 본가보단 처갓집식구들과 여행가는걸 더 좋아하지 않나.. 64 여행 2014/07/17 12,391
    398922 해물탕 국물이 많이 남았어요. 팁좀 부탁드려요. 5 재활용 2014/07/17 2,150
    398921 전남편의 아이에 대한 무심함 69 멘붕녀 2014/07/17 12,976
    398920 키우는 동물이 늙고, 아픈게 두려워요. 19 ..... 2014/07/17 2,485
    398919 오늘 고3 진학상담 다녀왔는데요. 20 고민입니다 2014/07/17 4,169
    398918 이 접시 브랜드가 어디일까요? 3 접시질문 2014/07/17 1,983
    398917 뿌리 염색이 잘 안나왔는데요 3 .... 2014/07/17 1,783
    398916 줄넘기하다 머리가 아프기도 하나요? 1 ㅇㅇ 2014/07/17 1,072
    398915 직장 처세 조언 좀 해주세요. 7 사장 2014/07/17 2,227
    398914 "쥬단학"의 뜻이 뭔가요? 16 궁금 2014/07/17 29,493
    398913 일본 여자분들의 특성? 11 ... 2014/07/17 5,056
    398912 요즘 낮에 걷는건 미친짓일까요 9 .. 2014/07/16 3,260
    398911 여러분은 다시 돌아간다면 하고싶은 일 있으세요? 3 라미레즈 2014/07/16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