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바뀌면 처음엔 따라가기 바쁘다
일단 하루의 편성이 달라졌다는 긴장감이 우선이라 몸은 경직된다
평상시 기상보다 2시간여 앞서 움직여야 했다
알람을 10분 간격으로 맞추는 것도 모자라 혹 늦잠을 잘까 전날 밤은 시간에 한 번씩...
깨기위해 누워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새벽 6시는 아직 어두컴컴
땅은 촉촉하고 공기는 습기를 머금어서인지 약간 눅눅하고
벌건 해가 뜨고나서야 창문열고 부드러운 햇살을 찬양하며 여유를 부렸던 그런 아침은 당분간은 빠빠이다
일어나는 건 고문이더니 정작 현관문 열고 나가는 순간 싸한 공기가 기분 좋게 콧구멍을 벙 뚫어주니
정신이 번쩍나고 발걸음에 생기가 돈다
나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물품을 사고 계산대에 섰는데
밤새 카운터를 지킨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넙죽 엎드려 잠에 빠져있었다
인기척에 일어나 주섬주섬 물건을 집어드는데...바코드를 못찾고 헤매는 거 아닌가..
참..안쓰럽기도 하고 "요기요"...하고 알려줬다
그때까지도 눈은 반만 뜬 상태...
늘 깨어있는 편의점 불빛에 저런 애환이 있다
씩씩하게 걸음을 옮기다 보니 저 앞 전방에 자그만 별이 하나 눈에 띈다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데 어디서 보건 그 사이즈 그 밝기로 콕 박혀있다
알구..이뻐라...
북두칠성이 어딘지 그 국자모양 하나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나지만
무턱대고 입에선 "샛별인가 보다.."하는 속엣말이 나왔다
짙은 어둠이 가신 푸르른 새벽을 배경으로 거 참 있어 보이는 별이다
대낮엔 돌아다닐 틈바구니가 없어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사이사이 피해다니던 이 길이
이렇게 한산하고 고요할 수가 없다
부지런히 시간을 당겨사는 사람들의 조금은 칙칙한 그림자도 다정하다
생판 모르는 남이지만 좀 후미진 골목이나 인적 없는 길에선
드문드문 마주치는 사람의 기척이 반갑다
버스 정류장 광고판엔 송혜교가 있다
예의 그 아름다운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고 버스를 기다리는 한 아주머니 옆에 앉았다
아마 지금이 퇴근이신가 보다
가수면 상태인지 머리가 앞뒤로 왔다갔다...
때는 그래도 봄인데 차림새는 영락없는 겨울인 아주머니의 옷...
누구의 아침은 밤이다
포근한 담요안에서 꼬물락거리던 내 변덕스런 맘은
새벽 공기에 먹혔다
게다가 봄이다
시작이 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