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샛별이다

갱스브르 조회수 : 358
작성일 : 2014-03-20 11:38:26

환경이 바뀌면 처음엔 따라가기 바쁘다

일단 하루의 편성이 달라졌다는 긴장감이 우선이라 몸은 경직된다

평상시 기상보다 2시간여 앞서 움직여야 했다

알람을 10분 간격으로 맞추는 것도 모자라 혹 늦잠을 잘까 전날 밤은 시간에 한 번씩... 

깨기위해 누워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새벽 6시는 아직 어두컴컴

땅은 촉촉하고 공기는 습기를 머금어서인지 약간 눅눅하고

벌건 해가 뜨고나서야 창문열고 부드러운 햇살을 찬양하며 여유를 부렸던 그런 아침은 당분간은 빠빠이다

일어나는 건 고문이더니 정작 현관문 열고 나가는 순간 싸한 공기가 기분 좋게 콧구멍을 벙 뚫어주니

정신이 번쩍나고 발걸음에 생기가 돈다

나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물품을 사고 계산대에 섰는데

밤새 카운터를 지킨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넙죽 엎드려 잠에 빠져있었다

인기척에 일어나 주섬주섬 물건을 집어드는데...바코드를 못찾고 헤매는 거 아닌가..

참..안쓰럽기도 하고 "요기요"...하고 알려줬다

그때까지도 눈은 반만 뜬 상태...

늘 깨어있는 편의점 불빛에 저런 애환이 있다

씩씩하게 걸음을 옮기다 보니 저 앞 전방에 자그만 별이 하나 눈에 띈다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데 어디서 보건 그 사이즈 그 밝기로 콕 박혀있다

알구..이뻐라...

북두칠성이 어딘지 그 국자모양 하나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나지만

무턱대고 입에선 "샛별인가 보다.."하는 속엣말이 나왔다

짙은 어둠이 가신 푸르른 새벽을 배경으로 거 참  있어 보이는 별이다

대낮엔 돌아다닐 틈바구니가 없어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사이사이 피해다니던 이 길이

이렇게 한산하고 고요할 수가 없다

부지런히 시간을 당겨사는 사람들의 조금은 칙칙한 그림자도 다정하다

생판 모르는 남이지만 좀 후미진 골목이나 인적 없는 길에선

드문드문 마주치는 사람의 기척이 반갑다

버스 정류장 광고판엔 송혜교가 있다

예의 그 아름다운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고 버스를 기다리는 한 아주머니 옆에 앉았다

아마 지금이 퇴근이신가 보다

가수면 상태인지 머리가 앞뒤로 왔다갔다...

때는 그래도 봄인데 차림새는 영락없는 겨울인 아주머니의 옷...

누구의 아침은 밤이다

포근한 담요안에서 꼬물락거리던 내 변덕스런 맘은

새벽 공기에 먹혔다

게다가 봄이다

시작이 반이니까...

IP : 115.161.xxx.128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9964 봉사활동 신청했다가 못가는경우요... 2 중1 2014/06/20 1,614
    389963 어린아이 악기배울때 피아노먼저? 바이올린먼저? 12 악기 2014/06/20 4,915
    389962 치질~병원 갔다온 후기예요. 13 2014/06/20 4,730
    389961 대학 입시가 뭐라고... 제가 수시에 붙었데요...(꿈에) 4 고3맘 2014/06/20 2,385
    389960 음식 먹고 목에 가래 끼는거... 외국 음식도 그런가요? 1 한식 2014/06/20 3,545
    389959 이혼상담 7 이혼 2014/06/20 2,621
    389958 "얼굴에 돈 던지고 먹던 수박 먹여도"..마트.. 4 입장바꿔생각.. 2014/06/20 2,576
    389957 제가 찾는 지갑의 조건.. 6 ㅂㅂ 2014/06/20 2,217
    389956 에스티로더 갈색병 느낌이 어떤가요? 19 2014/06/20 4,885
    389955 안전거래는 어떻게 하나요 2 .. 2014/06/20 1,109
    389954 해외로밍 무제한테이타 말고 무제한통화는 없나요? 9 ... 2014/06/20 1,843
    389953 세탁기로 팍팍 빨 수 있는 차렵이불 소재는 뭘 사야하나요 6 힘좋은 2014/06/20 2,033
    389952 진짜 생리전 증후군은 답 없나요? 20 ㅠㅠㅠㅠ 2014/06/20 13,407
    389951 외롭고 웃긴 가게 - '간략 기독교' 1 지나다가 2014/06/20 1,323
    389950 권은희 과장님 이번 보궐에 출마하도록 합시다.. 5 .. 2014/06/20 1,407
    389949 마트고객센터업무 어떤가요? 고객센터 2014/06/20 1,155
    389948 정총리 "완벽한 사람없어…국민눈높이 낮춰줬으면".. 15 마니또 2014/06/20 2,929
    389947 청와대(박근혜)가 문창극을 사퇴시키면 박근혜의 지지를 접습니다 11 길벗1 2014/06/20 2,387
    389946 중학생 실로폰, 소고 사용여부 질문합니다 3 .. 2014/06/20 1,443
    389945 강아지가 예방접종후 구토했어요 7 수박 2014/06/20 8,802
    389944 남편 직원 조모상.. 7 새옹 2014/06/20 5,369
    389943 2-3년?정도 미국서 지낼수있다면 어디가 좋을까요?(뉴욕, 샌프.. 11 흐흐 2014/06/20 2,543
    389942 도둑 침입 방지용 베란다 창문락? (문 열고 자고 싶은데요) 6 뭐라고 검색.. 2014/06/20 2,669
    389941 아이가 3개월 가고 영어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하네요... 31 영유고민 2014/06/20 5,046
    389940 새눌당 법외정당이다.. 3 세눌당 법외.. 2014/06/20 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