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빠와의 추억.

맏이 조회수 : 800
작성일 : 2014-03-18 15:47:32

초등학교 1학년 가을운동회날 일갔다가 뇌출혈로 쓰러지신

아빠는 대학교 졸업하던 해에 돌아가셨네요.

제 초등학교 내내 병원 생활을 하시고...

그 후에도 입원과 퇴원을 반복을 하시던 아빠

울 큰 딸 대학교 졸업할때 학사모 쓰고 사진 찍으면

액자해서 거실에 걸어둘거라고 하시던 울 아빠는 저 졸업하기 한달전에

아침 잘 드시고 아들옆에 누워서 그냥 잠드시듯이 돌아가셨네요.

맏이라고 혼나기도 많이 혼나고 맞기도 많이 맞았는데,

또 그만큼 사랑도 받았네요.

아빠 살아 계실적에는 사랑보다 혼나고 맞은것만 기억났는데

돌아가시고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받은 것만 떠오르네요.

 

고등학교때 좋은 학교 갔다고 이쁜다고

아빠가 친한 친구들 모두 불러 생일 파티 해 주시면서

케익에 샴페인까지 손수 사다가 울딸이랑 평생 친구로 잘 지내라고 하면서

종이컵에 샴페인 한잔씩 다 따라 주시던 일.

그리고 삼월 어느날 새벽에 때 아닌 눈이 왔는데,

딸래미 눈 좋아한다고 그 새벽에 마당에 나가서 눈 다 쓸어 모아

눈사람 만들어 딸래미 방 창가에 올려 주셨던 일.

고3때는 이유없이 아픈 딸이 안스러워 새벽마다 방에 들어와서 이불 덮어주시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거...

어느날 너 시집 가지 말고 아빠랑 살자는 말에

화를 벌컥 내고 내가 미쳤냐고 나 일찍 독립할거라는 말에

아빠의 슬픈 눈빛등이 잊혀지지 않네요.

 

그리고 또하나 우리 신랑이 젤 무서워하는 분이 우리 아빠예요.

저희 장거리 연애라서 신랑이 종종 저희집에 와서 자고 가곤 했어요.

친정엄마에게 결혼승락을 받던 날에도 늘 자던 방에서 남동생이랑 자는데

새벽녁에 기분이 이상해서 일어났는데 방문앞에서

얼굴 안보이는 누군가가 빤히 쳐다보더래요.

가위 누릴건 아닌데 정말 가만히 쳐다보기만 하기에

제가 들어온줄 알고 말을 건내는데 대답이 없기에

그냥 잤대요.

그 다음날 아침 신랑이 저한테 새벽녁에 왜 방에 들어와서

말도 없이 쳐다봤냐고 뭐라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친정엄마가 그 서있던 사람 포즈를 흉내내니까

맞다고 어머니냐고 하는 거예요...

친정엄마가 큰딸 시집 보낸다니까 사위 얼굴 보러 온 모양이라고 해서

아침부터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네요....

 

이십년이 다 된 지금도 가끔 신랑이 힘들게 하면

전 우리 아빠한테 이른다고 협박을 하네요.

 

 

 

 

 

 

 

 

 

IP : 112.170.xxx.1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4.3.18 5:03 PM (112.152.xxx.52)

    아버지.... 사랑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4547 베이비시터 자녀분 결혼시 축의금은 얼마나? 6 ㅁㅁ 2014/04/26 1,878
374546 종북척결 트럭, 세월호 참사 현장에 등장 3 미쳤어 2014/04/26 1,071
374545 광화문입니다 16 지금 2014/04/26 3,442
374544 일베의 바램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jpg 5 소녀도시락 2014/04/26 2,124
374543 얼른 다 걷어줘야하는데 어째요 2 .. 2014/04/26 748
374542 실종자라고 하지말고 갇힌아이들이라고 해요 5 미안하다 2014/04/26 981
374541 이번 세월호를 보면서 마음에 새긴 글입니다 1 .. 2014/04/26 929
374540 아이들은 실종되지 않았다. 갇혀 있었을 뿐... 10 ㅜㅜ 2014/04/26 2,925
374539 야권후보가 대통령이 됐더라도 뭐 달라지겠냐 18 그놈이그놈 2014/04/26 2,742
374538 뉴스타파 - 유우성 2심도 무죄 1 간첩조작사건.. 2014/04/26 550
374537 신해철-개한민국 ㄷㄷㄷ 8 소녀도시락 2014/04/26 5,107
374536 심각한 명치통증. 도와주세요 18 도와주세요 2014/04/26 29,176
374535 어제 팩트티브이 들을 수 있을 곳 있나요? 1 놓쳤어요 2014/04/26 460
374534 일상은 흘러갑니다 3 먹먹 2014/04/26 852
374533 촛불집회 창원 2014/04/26 546
374532 촛불 집회 갑니다 6 ㅜㅡㅜ 2014/04/26 1,017
374531 뜬금없는 질문하시는 분들께 7 무사귀환 2014/04/26 764
374530 이제 알았어요. 채널 519번이 국민티비라는걸 15 오마이갓 2014/04/26 3,354
374529 솔찍히 우리나라 사람들 착해빠졌어요 14 몽심몽난 2014/04/26 2,314
374528 마봉춘 야구중계하네요... 8 그네시러 2014/04/26 1,148
374527 추천) 김어준의 KFC#6 - 이종인님 다이빙벨 상세 설명 4 ... 2014/04/26 1,707
374526 김한길 ..안철수 낼 기자회견 한다네요 36 ........ 2014/04/26 7,783
374525 아이중간고사가 29일 끝납니다. 2 ........ 2014/04/26 1,933
374524 노란 리본... 이제 고급 전략이 나오네요 4 ㅡㅡ 2014/04/26 3,253
374523 참 웃긴 언론 10 -_- 2014/04/26 1,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