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가을운동회날 일갔다가 뇌출혈로 쓰러지신
아빠는 대학교 졸업하던 해에 돌아가셨네요.
제 초등학교 내내 병원 생활을 하시고...
그 후에도 입원과 퇴원을 반복을 하시던 아빠
울 큰 딸 대학교 졸업할때 학사모 쓰고 사진 찍으면
액자해서 거실에 걸어둘거라고 하시던 울 아빠는 저 졸업하기 한달전에
아침 잘 드시고 아들옆에 누워서 그냥 잠드시듯이 돌아가셨네요.
맏이라고 혼나기도 많이 혼나고 맞기도 많이 맞았는데,
또 그만큼 사랑도 받았네요.
아빠 살아 계실적에는 사랑보다 혼나고 맞은것만 기억났는데
돌아가시고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받은 것만 떠오르네요.
고등학교때 좋은 학교 갔다고 이쁜다고
아빠가 친한 친구들 모두 불러 생일 파티 해 주시면서
케익에 샴페인까지 손수 사다가 울딸이랑 평생 친구로 잘 지내라고 하면서
종이컵에 샴페인 한잔씩 다 따라 주시던 일.
그리고 삼월 어느날 새벽에 때 아닌 눈이 왔는데,
딸래미 눈 좋아한다고 그 새벽에 마당에 나가서 눈 다 쓸어 모아
눈사람 만들어 딸래미 방 창가에 올려 주셨던 일.
고3때는 이유없이 아픈 딸이 안스러워 새벽마다 방에 들어와서 이불 덮어주시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거...
어느날 너 시집 가지 말고 아빠랑 살자는 말에
화를 벌컥 내고 내가 미쳤냐고 나 일찍 독립할거라는 말에
아빠의 슬픈 눈빛등이 잊혀지지 않네요.
그리고 또하나 우리 신랑이 젤 무서워하는 분이 우리 아빠예요.
저희 장거리 연애라서 신랑이 종종 저희집에 와서 자고 가곤 했어요.
친정엄마에게 결혼승락을 받던 날에도 늘 자던 방에서 남동생이랑 자는데
새벽녁에 기분이 이상해서 일어났는데 방문앞에서
얼굴 안보이는 누군가가 빤히 쳐다보더래요.
가위 누릴건 아닌데 정말 가만히 쳐다보기만 하기에
제가 들어온줄 알고 말을 건내는데 대답이 없기에
그냥 잤대요.
그 다음날 아침 신랑이 저한테 새벽녁에 왜 방에 들어와서
말도 없이 쳐다봤냐고 뭐라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친정엄마가 그 서있던 사람 포즈를 흉내내니까
맞다고 어머니냐고 하는 거예요...
친정엄마가 큰딸 시집 보낸다니까 사위 얼굴 보러 온 모양이라고 해서
아침부터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네요....
이십년이 다 된 지금도 가끔 신랑이 힘들게 하면
전 우리 아빠한테 이른다고 협박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