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84세 친정엄마 친구들

딸마음 조회수 : 3,720
작성일 : 2014-03-16 17:32:23

엄마가 올해로 84세가 되셨어요.

아직 별로 큰 병 없으시고 건강한 편이지만...

이제는 다리도 약해지고 혼자 시내를 다닌다든가 하시지는 못해요.

 

엄마가 얼마 전까지는 친구들 모임이 많았어요.

이북 출신이라 황해도의 초등학교 친구들

서울에서 다닌 모 고녀 친구들...

그리고 평생 한 교회를 다니셔서 50년지기 교회 친구들... 

 

이제는 하나 둘씩 저 세상으로 가시고 많이 남지도 않으셨지요.

얼마 전에도 암으로 고녀 동창친구 하나 잃었는데

그집 자녀들이 연락하지 않아서 늦게 알게 되어 장례식장에도 못갔어요.

많이 우시고 슬퍼하셨지요.

이제는 모임이고 동창회고 아무것도 안 열리구요....

 

어제 어떤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시는데

누가 누가 죽었고, 누구는  아프고 가망없고...이런 말을 한참하시더니

이제 우리는 다신 못만나고 죽는걸까...이러시는거에요.

순간... 제가 울컥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친구 댁이 어딘지 모셔다 드릴까...

아니면 우리집에 모셔올까...여쭈어 보았어요.

엄마는 이제 모든 것이 좀 귀찮은 것이 되어서인지

글쎄...어떡할까?... 이러고만 계시네요.

 

친구분 댁에 가는건 아들 집인데...그 자녀분들이 반가워할지 어떨지 모르니

연락되는 몇 분을 우리집에 모실까 해요.

그것도 연로하신 분이니...좀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아니면 어디 음식점 예약해서 자녀들이 모시고 올 수 있는 분들이라도 만나게 해드릴까

별 생각을 다하고 있네요. 

 

하나 둘씩 친구들이 죽어가고

보고 싶은 친구들도 못보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시고 계신게 참 맘 아프네요.

 

죽음이 눈 앞에 왔다는 생각이 들면 어떤 기분일까요?

아직 젊은(?) 저는 참 가슴이 먹먹하네요. 

 

어떻게하든 너무 늦게 전에

친구 한 분이라도 만나게 해드리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좋을지...

 

IP : 59.15.xxx.6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3.16 5:40 PM (112.155.xxx.92)

    님이 어머님 친구분들을 다 일일이 픽업하실 게 아니면 결국 그 집 자녀들 몫인데 어머님에게 선택권을 주셨으니 기다려 보세요.

  • 2. 마음이
    '14.3.16 5:45 PM (221.151.xxx.158)

    찡하네요
    돌아가신 저희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 3. 80세
    '14.3.16 6:01 PM (14.32.xxx.157)

    친정 아버지도 아직은 모임이 있으시고 잘 활동하시는데, 이 글 읽으니 먼 얘기가 아닌듯하네요.
    친구분들 집 근처 식당을 예약하시고, 원글님이 아예 어머니 친구분을 모시고 식당에 가셔야하지 않나 싶네요.
    아님 가까이 사시는분이라면 원글님집으로 모셔오고 모셔오는게 편하고요.
    자식들이 모셔다 드릴 상황이라면 다행이지만, 혼자서 지내시는분이거나 자식들이 바쁘면 못움직이시는분들도 많을겁니다.
    노년은 참 외롭네요

  • 4. 나이듬
    '14.3.16 6:44 PM (59.5.xxx.244)

    저희 엄마 여든셋이신데
    글내용과 비슷하십니다.
    그래도 한달에 두번
    점심식사 모임을 하시는데
    이제 세분 남으셨다는데
    그중 한분은 90이 넘으셨는데
    한시간 반 거리에 사시는데
    아드님이 모셔온다고 하시더라구요.
    엄마의 노년을 보며
    나의 노년도 그려보는데 나이듦은
    슬프네요.
    음식점에 모여서 식사하시는것도 좋을텐데...

  • 5. ,,,
    '14.3.16 7:26 PM (203.229.xxx.62)

    엄마도 친구분도 보고 싶어 하면 우리집에 모셔다가 2박 삼일이나 3박 4일 지내게 하셨어요.
    그러면 두분다 좋아 하셔요. 하루 종일 얘기 하고 밤에도 얘기하고 너무 즐거워 하셔요.
    남편 출근하고 하나 있는 아이 학교 가고 저도 외출 하기도 하고 식사는 드시고 싶어 하는것
    만들어 드렸어요.

  • 6. ,,,님
    '14.3.16 7:57 PM (125.187.xxx.68)

    참 착한 따님이네요. 반성하고 갑니다. 지금 엄마께 전화라도 드려야 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2024 논문주제로 정한 (알랭의 행복론) 어떨까요? 3 논문 2014/03/17 617
362023 나이드니 살이 안빠지네요ㅠ 9 뱃살 2014/03/17 3,471
362022 고2 영어에 대해서 여쭤요. 6 라일락 2014/03/17 892
362021 광장시장 마약김밥 22 ... 2014/03/17 9,936
362020 참기름과 들기름 어떻게 구분하나요? 14 ㅇㅇ 2014/03/17 3,092
362019 만원내고 뭐시켜먹자는 남편... 95 ... 2014/03/17 17,320
362018 산후우울증은 심각한 병, 혼자서만 '끙끙' 앓지말라 메콩강 2014/03/17 516
362017 걷기는 살안빠지나요? 6 사랑스러움 2014/03/17 3,366
362016 플룻 인터넷으로 배울수 있을까요 2 궁금 2014/03/17 778
362015 살찌면서 목주름이 생겼는데 1 Ass 2014/03/17 1,357
362014 김어준의 캔터키 후라이드 치킨 2회 공개방송안내 5 닭튀기자 2014/03/17 1,287
362013 베가 아이언으로 기기변경 조건.. 7 sk기기변경.. 2014/03/17 1,188
362012 나이 49 밖에 나가기만 하면 눈물이나요 ㅜ 14 마누 2014/03/17 11,958
362011 고1 영어공부 고3용 수능특강으로... 2 궁금이 2014/03/17 1,324
362010 여중 교복요 바지는 아예 안나오나요? 12 .. 2014/03/17 1,070
362009 빛나랑 체리랑 이휘향이랑 어떻게 되는건가요? 6 빛나는로맨스.. 2014/03/17 2,028
362008 결혼10년차 되니 동서(형님)보다는 시누네요 22 .. 2014/03/17 6,516
362007 값싸고 질좋은 미쿡쇠고기가 왜 이리 비싸? 4 참맛 2014/03/17 863
362006 Art...슬픈 얼굴 아시는 분 계신가요?? 9 90년대 후.. 2014/03/17 1,434
362005 요리해본적 없는 남자가 간단하게 할 수 10 토요일 2014/03/17 961
362004 펌)김연아 '金 찾기' 신문광고 "4일 남았다..침묵하.. 3 1470만 2014/03/17 1,040
362003 서울 여론조사 정몽준 지지율...거품 없나? 9 손전등 2014/03/17 891
362002 실업급여 어떻게 신청하나요? 2 ... 2014/03/17 938
362001 반드시 알아야할 치아상식^^ 8 봄비003 2014/03/17 2,768
362000 두레 생협 이용 하시는 분들 매실 액기스요 4 고정점넷 2014/03/17 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