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84세 친정엄마 친구들

딸마음 조회수 : 3,606
작성일 : 2014-03-16 17:32:23

엄마가 올해로 84세가 되셨어요.

아직 별로 큰 병 없으시고 건강한 편이지만...

이제는 다리도 약해지고 혼자 시내를 다닌다든가 하시지는 못해요.

 

엄마가 얼마 전까지는 친구들 모임이 많았어요.

이북 출신이라 황해도의 초등학교 친구들

서울에서 다닌 모 고녀 친구들...

그리고 평생 한 교회를 다니셔서 50년지기 교회 친구들... 

 

이제는 하나 둘씩 저 세상으로 가시고 많이 남지도 않으셨지요.

얼마 전에도 암으로 고녀 동창친구 하나 잃었는데

그집 자녀들이 연락하지 않아서 늦게 알게 되어 장례식장에도 못갔어요.

많이 우시고 슬퍼하셨지요.

이제는 모임이고 동창회고 아무것도 안 열리구요....

 

어제 어떤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시는데

누가 누가 죽었고, 누구는  아프고 가망없고...이런 말을 한참하시더니

이제 우리는 다신 못만나고 죽는걸까...이러시는거에요.

순간... 제가 울컥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친구 댁이 어딘지 모셔다 드릴까...

아니면 우리집에 모셔올까...여쭈어 보았어요.

엄마는 이제 모든 것이 좀 귀찮은 것이 되어서인지

글쎄...어떡할까?... 이러고만 계시네요.

 

친구분 댁에 가는건 아들 집인데...그 자녀분들이 반가워할지 어떨지 모르니

연락되는 몇 분을 우리집에 모실까 해요.

그것도 연로하신 분이니...좀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아니면 어디 음식점 예약해서 자녀들이 모시고 올 수 있는 분들이라도 만나게 해드릴까

별 생각을 다하고 있네요. 

 

하나 둘씩 친구들이 죽어가고

보고 싶은 친구들도 못보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시고 계신게 참 맘 아프네요.

 

죽음이 눈 앞에 왔다는 생각이 들면 어떤 기분일까요?

아직 젊은(?) 저는 참 가슴이 먹먹하네요. 

 

어떻게하든 너무 늦게 전에

친구 한 분이라도 만나게 해드리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좋을지...

 

IP : 59.15.xxx.6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3.16 5:40 PM (112.155.xxx.92)

    님이 어머님 친구분들을 다 일일이 픽업하실 게 아니면 결국 그 집 자녀들 몫인데 어머님에게 선택권을 주셨으니 기다려 보세요.

  • 2. 마음이
    '14.3.16 5:45 PM (221.151.xxx.158)

    찡하네요
    돌아가신 저희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 3. 80세
    '14.3.16 6:01 PM (14.32.xxx.157)

    친정 아버지도 아직은 모임이 있으시고 잘 활동하시는데, 이 글 읽으니 먼 얘기가 아닌듯하네요.
    친구분들 집 근처 식당을 예약하시고, 원글님이 아예 어머니 친구분을 모시고 식당에 가셔야하지 않나 싶네요.
    아님 가까이 사시는분이라면 원글님집으로 모셔오고 모셔오는게 편하고요.
    자식들이 모셔다 드릴 상황이라면 다행이지만, 혼자서 지내시는분이거나 자식들이 바쁘면 못움직이시는분들도 많을겁니다.
    노년은 참 외롭네요

  • 4. 나이듬
    '14.3.16 6:44 PM (59.5.xxx.244)

    저희 엄마 여든셋이신데
    글내용과 비슷하십니다.
    그래도 한달에 두번
    점심식사 모임을 하시는데
    이제 세분 남으셨다는데
    그중 한분은 90이 넘으셨는데
    한시간 반 거리에 사시는데
    아드님이 모셔온다고 하시더라구요.
    엄마의 노년을 보며
    나의 노년도 그려보는데 나이듦은
    슬프네요.
    음식점에 모여서 식사하시는것도 좋을텐데...

  • 5. ,,,
    '14.3.16 7:26 PM (203.229.xxx.62)

    엄마도 친구분도 보고 싶어 하면 우리집에 모셔다가 2박 삼일이나 3박 4일 지내게 하셨어요.
    그러면 두분다 좋아 하셔요. 하루 종일 얘기 하고 밤에도 얘기하고 너무 즐거워 하셔요.
    남편 출근하고 하나 있는 아이 학교 가고 저도 외출 하기도 하고 식사는 드시고 싶어 하는것
    만들어 드렸어요.

  • 6. ,,,님
    '14.3.16 7:57 PM (125.187.xxx.68)

    참 착한 따님이네요. 반성하고 갑니다. 지금 엄마께 전화라도 드려야 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8157 드루킹님 글이네요 - 1894년의 전봉준과 2014년의 우리들 1 / 2014/06/13 1,877
388156 용인 자연휴양림 숙박 예약은 원래 그렇게 평일도 완료인가요? 10 실망 2014/06/13 2,936
388155 단원고 2-8반 이승현 아버님이 꼭 전하고픈말씀 15 잊지말자 2014/06/13 3,448
388154 머리. 화장 잘하는곳 추천해주세요... *** 2014/06/13 998
388153 카메라 16기가 메모리에 사진을 몇장정도 찍을 수 있나요? 2 사진 2014/06/13 5,730
388152 경기교육감 낙선자 선거비용 '과다출혈' 후유증 1 세우실 2014/06/13 1,446
388151 토익 2 신발싸이즈 2014/06/13 917
388150 (급질) 눈두덩이 부었으면 어떡하죠 2 --- 2014/06/13 2,062
388149 기차 타고가는 중 매너없는 아줌마 4 2014/06/13 2,495
388148 동아일보도 화 났다.[문창극 총리후보자 검증] 칼럼 250여편.. 3 쿼바디스도미.. 2014/06/13 1,971
388147 새정치비전위 "국민, 여당에 절망하나 야당도 신뢰 안해.. 샬랄라 2014/06/13 1,025
388146 스텐 김치통 남대문 어디가면 살수 있나요? 3 김치통 2014/06/13 1,781
388145 유병언이 밀항성공했나요?... 9 .. 2014/06/13 3,258
388144 진짜 결혼생활 불행한 분 많나봐요 28 어휴 2014/06/13 18,063
388143 갑자기 기분이 팍 다운되네요.. 1 123 2014/06/13 981
388142 척추 측만증 교정기가 얼마정도 가는지 알고싶습니다 3 외국이라서요.. 2014/06/13 2,726
388141 지방자치발전위 소위, 교육감 직선제 폐지안 확정 6 이게뭐죠 2014/06/13 1,536
388140 82 양심 치과 후기 5 ........ 2014/06/13 4,350
388139 자*드림 매실 낙과만 담은건지... 2 2014/06/13 1,604
388138 혹시이거 찝적대는거 맞나요..? 16 혹시이거 2014/06/13 3,623
388137 이과 지망 고1 수학학원 일주일에 몇번 몇시간씩 하.. .. 2014/06/13 1,234
388136 박원순, 선거 직후 자원봉사자들에 감사 전화 7 세우실 2014/06/13 2,280
388135 나라를 어떻게 만들려고 개(dog)각이 저따위 3 ㅇㅇ 2014/06/13 970
388134 시험관 매번 실패합니다 7 자두이모 2014/06/13 3,594
388133 장어 냉동시켜도 될까요? 4 영이사랑 2014/06/13 1,648